(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최근 주머니가 두둑한 중국 기업이 세계의 기업들을 상대로 호시탐탐 인수합병(M&A) 기회를 노리는 양상입니다. 이른바 역(逆) 마르코폴로 효과죠."

안찬식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중국이 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에 있는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투자자가 국내 제조업과 유통 IT, 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현재 진행 중인 딜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역 마르코폴로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 마르코폴로 효과란 700년 전 마르코폴로가 중국의 나침반 등 최신 제품을 서양에 소개했다면, 이제는 중국이 해외 투자를 통한 선진기술과 경영노하우, 브랜드 등 무형자산을 확보하는 현상을 말한다. M&A 시장에서는 중국이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 우량 기업을 쓸어담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안 변호사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라 일본도 최근 M&A가 활발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제약 회사가 국내 제약회사를 인수할 예정에 있다"며 "국내 제약회사 공장 및 품목허가 등 기타 인허가 인수 건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크로스보더 딜을 많이 하다 보니 M&A 자문 시 위험을 어떻게 배분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M&A에서는 소송처럼 승패의 문제가 아닌 만큼, 모든 이슈에 대해서 위험을 배분해 얼마만큼의 위험을 감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 입장에서는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려주는 게 가장 중요하고, 변호사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딜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기억에 남는 딜로는 이노칩이 엑셀시어 계열사에 교환사채(EB)를 발행한 딜을 꼽았다.

안 변호사는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딜을 끝냈어야 했었고 공시 문제와 교환사채가 발행됐을 때 예탁원에 등록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있었다. 다소 생소한 딜이었지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변호사가 속한 법무법인 충정은 현재 다른 로펌에 비해 외국 고객 및 외국계 한국기업이 고객 베이스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고객 및 외국계 한국기업을 대리한 M&A 수행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안 변호사도 독어독문학과 출신이지만, 상당수의 변호사가 영어와 기타 외국어에 출중하다.

그는 "현재 충정이 M&A 업계에서 지명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제약회사를 많이 대리하고 있는데 건설, 부동산, 외국인 투자 쪽에도 강점이 있어 이러한 부분부터 트렉레코드를 쌓아 네임밸류를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5일부터 개정상법이 발효돼 투자자가 사용할 수 있는 M&A 기법이 다양해졌다"며 "기존의 주식발행 형태가 아닌 개정상법이 허용하는 틀 안에서 다양한 M&A 기법을 쓸 수 있게 연구하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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