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그리스 국민이 채권단 협상안에 반대 결정을 내림에 따라 '그렉시트'(Grexit) 우려가 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6일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로인해 국내 증시가 단숨에 2,070선을 하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렉시트가 다음 수순으로 언급되면서 리스크와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증시가 단기적으로 출렁일 것"이라며 "지수 하단은 2,070선 정도가 되리라 본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30일 그리스의 사실상 디폴트 선언에도 외국인이 많이 빠져나가지 않은 것은 국민투표라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인데 그 마지노선이 무너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그리스 사태가 과거 남유럽 재정위기 때와는 다르다고 안심해왔다. 주변국으로의 전염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그렉시트로 이어지면 이후 결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리스 디폴트가 확정돼 그렉시트로 간다면 이는 단순한 그리스 문제가 아니다"며 "유로존 태풍이 일 것"이라고 말했다.

변 센터장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지속하고 있지만 규모는 줄고 있어 다행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수급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지수"라며 "유로존은 나라마다 펀더멘털이 다르지만 같은 통화를 쓰고 있어 유로존 이탈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진다"고 설명했다.

A 자산운용사 리서치팀장은 "이미 해외 IB에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을 이탈하면 동유럽 국가가 받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며 "헝가리나 체코 등 유로존 수출 의존도가 큰 국가들이 타격받으면 이는 장기 이슈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코스피 하단도 2,050선까지 열어두는 게 좋다"며 "유로존이 영국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정치적 합의를 찾는다면 쉽게 반등하겠지만 당분간 2,050선 등락 장세를 이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투자자문사 대표는 "일단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온 이상 당일 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급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문제는 급락 장세가 얼마나 지속할 것 인가인데, 외국인의 수급이 어떤 모습을 나타낼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수가 2,050선을 밑돌게 되면 국내 증시는 더욱 종목 장세로 가게 될 것"이라며 "실적 이슈가 강한 중소형주가 상대적으로 탄력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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