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차이나 리스크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에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것과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한국의 CDS 상승률은 외국인 자금이탈에 시달리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의 CDS 상승률과 비교해도높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와 경기둔화 우려를 계기로 한국경제와 원화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의 국가별 CDS 프리미엄(화면번호 2485번)을 보면 지난 21일 뉴욕금융시장에서 한국의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5년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CDS 프리미엄은 전일보다 5.96bp 상승한 72.37bp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한국의 CDS 프미엄은 미국의 테이퍼링 결정과 신흥국의 금융불안으로 73bp까지 상승했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지난 21일 아시아금융시장에서 장중 77.5bp까지 치솟는 등 이미 지난해 2월 수준을 넘었다. 차이나 리스크에 북한의 포격도발이 가세하면서 원화자산이 준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 특히 대중국 의존도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중국의 위안화 절하조치 이후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폭은 중국의 CDS 상승폭은 웃돌고 있다. 특히 한국의 CDS 상승률은 외국인 자금이탈에 시달리는 다른 아시아 신흥국의 CDS 상승률과 비교해도 유독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위안화를 절하하기 하루 전인 10일, 한국의 CDS 프리미엄은 55.5bp에 머물렀다. 이후 21일까지 열흘 남짓한 사이에 한국의 CDS는 16.87bp 상승하면서 무려 30.4%의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CDS 프리미엄은 102.17bp에서 107.43bp로 5% 남짓 상승했다. 경기둔화를 사실상 인정하면서 위안화 절하조치에 나선 중국보다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률이 훨씬 큰 셈이다.

최근 자국통화 가치 급락에 시달리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의 CDS 상승률도 한국보다 낮은 21.8%와 16.7%에 그쳤다. 이 기간 한국의 CDS 상승률보다 높은 국가는 상승률이 36.5%에 달하는 태국 정도에 불과했다.

문제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현상이 원화자산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심리로 이어지면서 또 다른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11년유럽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195원까지 급등한 것을 비롯해 같은날 코스피지수도 1,900선을 밑돌면서 1,876포인트가 꼬꾸라졌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 상승이 중국은 물론 다른 아시아국가보다 크다"며 "그만큼 한국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 이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한국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차이나 리스크가 국내외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한국경제가 더욱 큰 타격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CDS 프리미엄은 다분히 심리적인 정서를 반영하는 것이나, 외국인들도 한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한국의 CDS 상승이 전반적인 원화자산 약세에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CDS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한국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 외국인 자금이탈과 달러-원 환율 상승이 함께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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