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발 경기불안으로 일본은행의 '물가 상승 시나리오'가 흔들리면서 시장의 추가 금융완화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경기불안이) 중국에 자원과 제품을 수출하는 아시아 각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원유 등 국제 원자재값 하락과 통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 둔화는 역내 수요 감소를 초래해 물가상승을 억제한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일본은행에 대한 시장의 추가 완화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아시아의 대중 수출 의존도는 역내 경제 협력이 강화되면서 점점 높아져 왔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의 경우 전체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리먼 쇼크 이전에는 10% 정도였지만 현재는 20% 정도로 증가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면 전염되기 쉬운 구조"라고 평가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1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인도네시아 루피아, 태국 바트, 필리핀 페소 등도 일제히 하락했다. 신문은 "통화 약세로 수출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경제 (체력이) 약한 경우에는 소비 침체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기 더 쉽다"고 우려했다.

수요 감소의 영향은 원유 시장에서도 짙게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행은 올가을 이후 물가상승률이 확대돼 내년 상반기에 목표치인 2%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두바이 원유가 배럴당 60달러에서 2017년 70달러로 완만하게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현재 두바이유 가격은 40달러 초반으로 일본은행의 가정을 크게 밑돈다. 신문은 "구로다 총재는 저유가가 수요 요인과 공급 요인이 모두 있다고 설명했지만, 중국발 경기 불안으로 수요 감소 우려가 강해지고 있다"며 "원유 이외에 여러 원자재 수요가 감소하면 아시아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어 "일본은행이 저유가 영향으로 2%의 물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도 추가 완화는 필요없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이 공급 요인보다 수요 감소 때문이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며 "수급 격차 악화는 물가 기조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금융완화 요구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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