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파적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국채가격은 8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드라기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소폭 상승했다.

주가는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를 나타냈고, 뉴욕유가는 유럽증시 강세와 지난주 미국의 총 산유량 감소 등으로 상승했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당초 예상보다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ECB의 자산매입 계획은 유연하다"면서 "우리는 매입 규모와 매입 자산의 구성, 프로그램 지속 기간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ECB는 이와 함께 단일한 종목의 자산을 매입할 때 해당 종목 전체의 25%까지만 살 수 있었으나 이를 33%로 늘려 특정 자산 매입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도 확대했다.

미국 경제지표는 혼조세를 보였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2천명 늘어난 28만2천명(계절 조정치)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7만5천명을 웃돈 것이다.

공급관리협회(ISM)는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60.3에서 59.0으로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8.0을 상회한 것이다.

미 상무부는 7월 무역적자가 7.4% 감소한 419억달러(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18억달러에 거의 부합한 것이다.

지난 8월 미국의 감원 규모는 전월의 10만5천696명보다 60% 급감한 4만1천186명으로 집계됐다.

마켓워치 조사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1만3천명 증가할 것으로, 실업률은 5.2%로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각각 예측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주요 경제 지표인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38포인트(0.14%) 오른 16,374.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7포인트(0.12%) 상승한 1,951.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48포인트(0.35%) 내린 4,733.5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부각된 데 긍정적인 영향을 받으며 상승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폭을 줄였다. 나스닥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음날 발표될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럽발 호재를 상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발표될 고용지표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당초 예상보다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드라기 총재는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2016년 9월 이후에도 계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드라기 총재의 발언이 상당히 비둘기파 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어닝스스카우트의 닉 라이치 최고경영자(CEO)는 "드라기 총재 발언은 확실히 매우 비둘파적이었다"며 "추가 완화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드라기 총재 발언에 유럽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1.82%, 프랑스 CAC 40 지수는 2.17% 상승했다. 독일 DAX 30지수 역시 2.68% 올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8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이 하락했으나 예상치를 웃돌았다.

7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핸드폰과 의약 품 등 소비재 수입 감소로 감소했다.

8월29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지만 6개월 연속 30만명을 밑돌아 2000년 이후 최장기 하회 기록을 지속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이틀간 휴장하며 추가 하락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미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는 전승절 연휴로 3,4일 이틀간 휴장한다.

유가 상승에 에너지 업종은 소폭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0센트(1.1%) 높아진 46.7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유럽증시 강세와 지난주 미국의 총 산유량 감소 등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금융주와 산업주, 유틸리티주 등이 상승했고, 헬스케어업종과 기술업종은 하락했다.

전기자동차생산업체인 테슬라는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고 밝히면서 장중 상승세를 보였지만, 장 마감 전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0.8% 하락해서 마쳤다.

애플은 장중 급락 흐름을 이어가며 1.97%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VIX)지수는 전일보다 1.84% 내린 25.6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지난 8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소폭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튤렛프레본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2.5bp 낮아진 연 2.160%를 보였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1.8bp 내린 2.936%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하락한 0.692%를 기록했다.

국채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힌 뒤 상승했다.

주간 고용지표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내 국채가격이 반등했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날 추가 양적완화(QE)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국채가격에 긍정적 재료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국발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모습을 보인 데다 8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있고 뉴욕과 유럽증시가 강세를 나타내 조심스러운 거래 속에 보합권 혼조세가 나타났다.

또 오는 7일(월)이 미국의 노동절이어서 뉴욕 금융시장이 사흘간의 긴 연휴를 앞둔 것이 적극적 포지션 조정을 어렵게 했다.

씨티그룹의 조쉬 번 애널리스트는 ECB가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이 있음을 첫번째로 공식화했다면서 그러나 `필요하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어 조만간 추가 QE가 단행될 가능성은 희박하며 경제지표에 의존한 통화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드라기 발언이 비둘기파적임이 확인돼 독일 국채수익률이 하락했다"면서 "이에 따라 미 국채수익률 역시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5.6bp 떨어진 0.726%를 나타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비둘기파 드라기` 총재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나스닥지수가 오후 들어 8월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반락하는 등 증시 강세분위기가 급격히 약화돼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세계 경제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는 Fed의 인내심을 요구하게 될 것이며 금리인상에 더 조심스럽게 접근하게 할 듯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윌리엄 머레이 국제통화기금(IMF)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근 세계 경제의 상황 변동이 심해졌다"면서도 "최근의 상황 때문에 Fed가 금리인상 계획을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는 논리가 바뀌지 않았다는 게 우리(IMF)의 일반적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파적 발언으로 미국 달러화와 엔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23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27달러보다 0.0104달러나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3.57엔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5.08엔보다 1.51엔이나 떨어졌다.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0.08엔을 나타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33엔보다 0.25엔 밀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표시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는 전일 뉴욕 종가인 95.899보다 상승한 96.363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드라기 ECB 총재가 이날 2017년까지 유로존의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데다 유로존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약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밝혀 달러화와 엔화에 낙폭을 급격히 확대했다.

드라기 발언이 장세를 지배함에 따라 유로화 매도세가 장세를 지배해 달러화의 대 엔화 움직임은 극도로 제한됐다.

특히 8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두고 있어 달러화 자체적 움직임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 역시 달러화의 큰 움직임을 부추길 수준이 아니었다.

오후 들어 8월 고용지표 발표를 하루 앞둔 데 따른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나스닥지수가 반락하는 등 뉴욕증시 상승분위기가 급격히 약화돼 달러화가 엔화에 상승폭을 소폭 늘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보다 약하게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상 가능성은 제로(0) 수준에 가까워질 것이라면서 따라서 달러화의 대 엔화 움직임은 장중 내내 제한됐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드라기 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이라는 대형 재료로 큰 움직임을 보였으나 달러화나 엔화는 중국 금융시장 휴장으로 대형 이슈가 없고 오는 7일(월)이 미국의 노동절로 금융시장이 휴장하기 때문에 무리한 포지션 조정이 없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BBH)은 "드라기 총재는 유로화가 1.16-1.17달러까지 상승하는 것을 원치 않는 듯하다"면서 "ECB 관계자들은 유로화 약세를 원하고 있으며 (그들은) 명쾌하게 밝힐 수 없는 대신 부수적으로 유로화 약세가 나타나길 원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에도 유럽증시 강세와 지난주 미국의 총 산유량 감소 등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0센트(1.1%) 높아진 46.75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개장 초 유럽과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여 상승했으나 오후 들어 한때 나스닥지수가 반락하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 역시 상승폭을 급격히 축소함에 따라 오름폭을 줄였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전날 지난 8월28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470만배럴이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지난주 총 산유량이 11만9천배럴 감소한 하루 922만배럴을 보였다는 소식이 원유재고 큰 폭 증가 소식에 따른 유가에 대한 하락압력을 상쇄했다.

이날은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성장률과 인플레이션율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추가 양적완화(QE) 가능성을 열어 놓음에 따라 유럽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 유가 역시 오름세를 보였다.

또 상하이·선전증시 등 중국 증시가 전승절 행사로 3일과 4일 휴장해 불안 요인이 사라진 점 역시 개장 초 뉴욕증시 강세를 견인했다.

독일의 DAX와 프랑스의 CAC 40 지수는 각각 2.68%와 2.17% 높아졌다. 영국의 FTSE 100 지수 역시 1.82% 상승했다.

그러나 드라기 발언 이후 달러화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유가 오름폭이 제한되는 모습을 보였다.

드라기 총재가 추가 QE 가능성을 밝혀 유로화가 최고의 `캐리트레이드 통화`로 재부상함에 따라 달러화가 유로화에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이번 주에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산유량 한도를 감축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 역시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달러화 강세가 지속된다면 유가가 향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음날 나올 미국의 8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Fed의 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오후 들어 유가가 오름폭을 축소하는 과정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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