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4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음에 따라 하락했다.

국채 가격도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떨어졌고, 미국 달러화는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6주 연속 늘어난 데다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나타내 3% 이상 하락했다.

옐런 의장은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에서 "아직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경제 성과가 Fed의 기대에 부합한다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의 핵심 멤버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경제 지표를 지켜볼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연내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옐런 의장의 경제 전망과 통화정책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대체로 긍정적인 모습을 나타내 연내 인상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ADP와 무디스애널리틱스에 따르면 10월 민간부문(정부부문 제외) 고용은 18만2천명 늘어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8만명 증가를 소폭 웃돈 것이다.

지난 9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출 반등 속에 원유, 소비재 수입 둔화로 큰 폭 감소했다.

미 상무부는 9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15% 감소한 408억달러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10억달러를 하회한 것이며 지난 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서비스 관련 지표는 혼조세였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6.9에서 59.1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56.5를 상회한 것이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서비스업 활동은 69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였다.

반면 마르키트는 10월 미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최종치 55.1보다 하락한 54.8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57포인트(0.28%) 하락한 17,867.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48포인트(0.35%) 밀린 2,102.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5포인트(0.05%) 내린 5,142.4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전환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지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됐지만, 이날 옐런 의장의 연설에서 더 확실한 근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해왔다.

옐런 의장은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증언에서 "아직 금리 인상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만약 경제 성과가 Fed의 기대에 부합한다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고용시장의 추가적인 성장과 중기적인 물가상승률 2% 도달을 충분히 지지할 수 있는 속도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옐런 의장에 이어 더들리 총재도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옐런 의장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다만,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경제 지표를 살펴볼 방침이라고 밝혔다.

록웰 글로벌 캐피털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은 단기적으로 과매수 움직임이 있었고, 쉬어가기 위한 이유를 찾고 있었다"며 "유가가 하락하고, 옐런 의장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 조정 이유가 됐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1%가량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기술업종 등 전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대표적인 식품회사인 크래프트 하인즈는 7곳의 미국 제조공장의 문을 닫고, 2천600명을 해고한다는 소식을 발표해, 주가가0.8%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6.67% 상승한 15.5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ㆍ다우존스-트레이트웹에 따르면 4일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내렸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3bp 오른 연 2.23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4.6bp 높아진 0.816%를 나타냈다.

2-1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144.9bp보다 좁혀진 141.6bp였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9bp 하락한 2.993%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월16일 이후 최고치를, 2년만기 수익률은 2011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각각 경신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12월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옐런 Fed 의장 역시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CME페드워치의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60%로 높여 가격에 반영했다.

옐런 발언 이후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장중 기준으로도 2011년 이후 최고치를, 10년물 국채수익률 역시 약 7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앤서니 크로닌 국채거래자는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매우 낮은 국채수익률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Fed가 여전히 매파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채수익률이 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미 재무부는 연방정부 부채 한도 도달에 따른 우려로 연기했던 260억달러 어치의 2년만기 국채입찰을 이날 오후 시행했다.

옐런의 발언으로 국채 수요가 약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수익률 단기 급등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국채가격 낙폭이 제한됐다.

낙찰금리를 연 0.824%로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3.01배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0.0%로 지난 4월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미국 머니 매니저 등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0%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12월 금리인상과 느린 속도의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 전망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여전히 금리가 낮은 수준을 보임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이어진 것 역시 국채가격 하락 재료라면서 위험자산 시장의 안정세가 지속된다면 Fed가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데 더 좋은 환경이 제공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는 6일(금)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나오기 때문에 더 기다려보자는 분위기도 상존해 있다고 이들은 강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5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0.98엔보다 0.57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60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62달러보다 0.0102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38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425달러보다 0.0040달러 낮아졌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7.179보다 높아진 97.928을 보였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0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2.62엔보다 0.61엔 떨어졌다.

달러화는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증폭됨에 따라 상승 모멘텀을 확보했다는 분석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강세를 지속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로 숏포지션이 증가하고 있으나 유로화가 1.08-1.16달러 범위의 박스권을 벗어날 정도의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달러화는 미국의 2년과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7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승세를 보여 엔화에 강세 지지를 받았다.

달러화는 10월 민간부문 고용이 나온 뒤 소폭 추가 상승했다.

그러나 ADP 고용보고서가 노동부의 고용 결과와 편차가 심할 수 있다는 분석으로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져 지표 발표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기도 했다.

이후 유로화는 옐런 의장의 발언을 앞두고 지난 8월 이후 처음으로 1.09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한 시장관계자는 "폴크스바겐 파문이 확산됨에 따라 중국의 유럽 제품에 대한 수주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부각됐다"면서 "여기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12월 추가 양적완화 검토 발언이 미국과 유로존의 통화차별화 전망을 재부각했다"고 강조했

다.

이후 서비스업 활동이 빠른 속도로 확장된 데다 옐런 의장의 매파적 발언으로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폭을 더 늘렸다.

유로화는 1.0842달러까지 밀려 지난 8월7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고 달러화는 엔화에 121.71엔까지 올라 지난 8월 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고용과 서비스업 활동은 Fed가 다음달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옐런 발언과 이날 발표된 지표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다면서 시장은 6일(금) 나올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슬란드중앙은행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6.50%로 25bp 인상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정책에 반하는 모스을 보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아이슬란드의 통화긴축이 이번 한 번으로 끝난 게 아니라면서 12월 25bp의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58달러(3.3%)나 낮아진 46.32달러에 마쳤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다음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임에 따라 유로화에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유로당 1.09달러 위로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원유재고가 6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는 소식이 나와 유가가 추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민간 고용은 둔화세를 지속했으나 Fed의 금리인상을 정당화할 만한 수준으로 해석됐고 서비스업 활동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0월30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280만배럴 늘어난 4억8천28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250만배럴 증가를 소폭 상회한 것이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21만2천배럴 감소한 5천310만배럴이었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330만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 역시 130만배럴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10만배럴, 정제유 재고가 180만배럴 각각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가을철 유지보수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상승한 88.7%를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상승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아 달러화가 유로화에 3개월 만에 최고치(유로당 1.0842달러)를 경신한 것도 유가 추가 하락 재료로 작용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설비가동률 증가와 수입 감소에도 원유재고가 증가세를 지속했다면서 공급 우위 장세 지속과 Fed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 예상이 유가에 계속 하락압력을 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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