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9년 2월 이후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가 폭락세를 보인데 따라 하락했다. 에너지업종이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이날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 지속 등으로 급락했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5.8% 급락한 37.65달러를 기록해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뉴욕증시 약세와 유가 급락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상승했고,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한편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올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방송인 CNBC에 출연해 "경기가 꾸준한 성장 경로에 있어 3%는 아니지만 2%에 가까운 성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록하트 총재는 금리 인상을 시작할 조건이 갖춰졌고, 금융시장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며 "테러가 소비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임스 불라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지연시킨 것은 경제 지표가 전망과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동안 Fed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온 바 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7.12포인트(0.66%) 하락한 17,730.51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62포인트(0.70%) 내린 2,077.0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0.46포인트(0.79%) 하락한 5,101.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폭을 확대했다.

유가가 5%대의 폭락세를 보인 것이 지수를 주요하게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실패와 미국 달러화의 대 유로화 강세 재개 등으로 급락했다.

퍼스트 스탠다드 파이낸셜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분명 이날 증시 하락은 유가가 40달러 아래에서 거래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레이몬드 제임스의 파벨 몰차노브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는 "내일과 다음주 유가 흐름은 어떤 펀더멘털보다 시장 심리나 기술적인 유가 수준 등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이다"고 예상했다.

업종별로도 에너지업종이 3.5% 이상 급락세를 나타내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소재업종도 1% 이상 하락했고,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기술업종 등도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도 캐터필러와 쉐브론, 엑손모빌이 각각 2% 이상 떨어지며 두드러진 하락세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패스트푸드 체인인 치폴레 멕시칸그릴이 1.6%가량 떨어졌다. 식중독 발생으로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진단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이날 발표된 지난 11월 미국의 고용추세지수(ETI)는 하락세를 나타내 견조한 고용추세 지속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했다.

콘퍼런스보드는 11월 고용추세지수가 전월 대비 0.8% 하락한 128.69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반면 전년 대비로는 2.7%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6.95% 상승한 15.8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14/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3bp 낮아진 연 2.222%를 기록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10영업일 동안 8차례나 하락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2bp 떨어진 2.946%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1.2bp 내린 0.935%를 보였다.

연준은 다음주에 2006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금리인상 사이클이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국채가격이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후 뉴욕증시가 유가 하락으로 약세를 보여 국채가격이 상승했다.

유가 하락은 에너지관련주들의 약세를 부추기며 증시 하락을 부추겼으며, 낮은 인플레이션을 견인해 연준의 내년 통화긴축 속도가 느리게 진행될 가능성을 높인다.

다음날부터 국채입찰이 시작되는 데 따른 물량압박이 국채가격 상승을 제한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240억달러 어치의 3년만기 국채(8일)와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9일),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10일)를 각각 발행한다.

재니 몽코메리스콧의 가이 레바스 수석 국채전략가는 "안전자산 매수세가 이날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인상에 따른 미국 성장률 둔화 전망은 국채수익률 상승을 제한하게 된다"면서 "이는 일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세를 견인했다"고 부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국채입찰이 예정된 데다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 성명을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지속돼 한산한 거래 속에 국채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명이 비둘기파적으로 예상되지만, 결과를 확인하고 본격적으로 포지션을 조정해도 된다는 분위기 역시 큰 포지션 조정을 어렵게 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이 사용할 수 있는 조치에 특별한 제한은 없다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지난 주말 발언 역시 미 국채 매수세를 견인하는 재료로 작용했다고 이들은 전했다.

드라기 총재의 발언으로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9.7bp 낮아진 0.584%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매우 비둘기파적이었다"면서 "이는 유럽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고 유가 급락은 국채에 대한 안전자산 매입세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3.33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23.17엔보다 0.16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846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0873달러보다 0.0027달러 내렸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051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5106달러보다 0.0055달러 밀렸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평가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지난 주말 종가인 98.336보다 상승한 98.670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유로화에 강세를 지속했다.

그러나 시장을 움직일 만한 재료 부재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확인하자는 분위기로 달러화의 상승폭이 극도로 제한됐다.

이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5.8%나 급락했고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여 달러화가 엔화에 보합권으로 내려앉았고 유로화에도 강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유가 하락으로 상품관련 통화인 캐나다 달러화가 달러화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3512캐나다달러를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3376캐나다달러보다 0.0136캐나다달러나 올랐다.

이밖에 호주 달러화 역시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264달러를 나타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0.7338달러보다 0.0074달러 내렸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달러화 매수세가 매우 강했으나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유가 급락과 함께 낮은 인플레를 유발해 빠른 금리인상을 어렵게 할 것이라는 예상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달러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추가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와 오는 25일의 성탄절 연휴를 앞둔 휴가 등으로 거래가 감소했다면서 이번주에는 달러화보다는 상품관련 통화들에 대한 거래가 활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의 자본유출 지속 우려에 따른 중국 위안화 하락 압력 지속 전망 역시 많은 펀드와 투자은행들의 내년 타깃이 될 수 있다면서 위안화 약세 지속이 내년 외환시장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32달러(5.8%)나 가파르게 낮아진 37.65달러에 마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OPEC는 지난 주말 석유장관 회동 이후 회원국들의 산유량 한도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란이 내년 1월 혹은 2월에 수출을 재개할 가능성이 큰 상황임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것이 OPEC발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겼다.

또 비OPEC 산유국인 러시아와 미국의 자발적 산유량 축소 신호가 없는 것 역시 유가에 단기적 하락압력을 가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단기적 지지선인 32달러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 시장관계자는 "계절적으로 미국의 원유재고는 통상 1분기에 큰 폭으로 증가한다"면서 "이런 가운데 내년 초 이란의 수출 재개가 현실화한다면 내년 1분기 유가가 심각한 도전적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란은 제재가 풀린다면 내년 2월 초에 하루 50만배럴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CEF홀딩스의 워런 길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WTI 가격이 30달러대로 떨어진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2016년에 30달러를 하향 돌파해 20달러대로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최근 골드만삭스 역시 원유시장의 수급 균형이 2016년 4분기 전에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가 50% 더 내려 20달러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과잉 지속 우려 속에 연준의 이달 금리인상으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강세를 지속한다면 유가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는 15~16일 FOMC 정례회의 성명이 예상보다 덜 비둘기파적이라면 달러화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월물 휘발유 가격 역시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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