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美금리인상 반영속 롱처분…원빅 이상 급락

유가, 2009년 2월 이후 최저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 유가 약세와 기술주 부진 등으로 하락했다.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9% 낮아진 37.16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가 연말에 따른 왜곡현상으로 발생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데다 정제유 재고가 급증했다는 소식에 유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화는 내주 금리인상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다는 인식에 롱포지션 청산 매물이 이틀째 나와 유로화와 엔화에 '원빅' 이상 급락했다.

뉴욕유가 움직임이 이전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영향에 달러화는 원자재관련 통화들에 대해서도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뉴욕 유가와 증시 하락, 긍정적 국채입찰 등에 상승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지난 10월 미국의 도매재고는 예상 밖의 감소세를 나타내 올해 4분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에 힘을 실었다.

미 상무부는 10월 도매재고가 전월 대비 0.1% 줄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10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 제품)와 비내구재 재고 모두 감소했다.

9월 도매재고는 애초 0.5% 증가에서 0.2% 증가로 수정됐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5.70포인트(0.43%) 하락한 17,492.3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97포인트(0.77%) 내린 2,047.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5.37포인트(1.48%) 하락한 5,022.8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오전 상승세를 보이던 지수는 오후 들어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유가가 반락한 데다 기술업종 낙폭이 크게 나타난 것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 지속에도 정제유 재고 급증과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가 연말에 따른 왜곡현상으로 발생한 측면이 있다는 분석으로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이후 급락세를 보이면서 주식시장 심리에도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내년 유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과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서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D.A. 데이비슨의 샤론 스타크 매니징 디렉터는 "시장은 지금 유가에 주목하고 있으며 다음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업종이 1.4%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산업업종 등이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에너지업종은 유가 하락에도 1.3% 올랐다. 소재업종도 3%가량 강세를 나타냈다.

다우케미컬과 듀폰은 조만간 합병이 공식 발표될 것이라는 소식에 각각 11%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알리바바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한 야후는 1.2% 하락해서 마감했다.

구리와 금 생산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은 앞으로 주식 배당을 늘리고 시장 상황에 맞춰 구리 생산을 줄일 것이라는 발표에 따라 3.7%대 강세를 나타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일보다 11.42% 상승한 19.6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3/32포인트 높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2bp 낮아진 연 2.208%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하락한 0.923%를 나타냈다.

인플레이션에 민감한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같은 2.955%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10년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데 따른 물량 압박과 유가 동향 주시 속에 등락을 거듭했다.

이후 유가가 급반등과 급반락을 반복한 뒤 약세를 보인 데다 뉴욕증시 역시 동반 하락했고 입찰 수요가 강한 모습을 나타내 국채가격이 올랐다.

유가가 장세를 지배함에 따라 실망스러운 경제지표는 국채가격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다음주 연준의 금리인상이 확실시된 가운데 기업들은 금리상승 이전에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서둘러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통상 높은 등급의 회사채는 동일 만기의 국채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기 때문에 회사채는 저금리시대에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 투자대상이다.

이날 오후 재무부는 210억달러 어치의 10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수요가 강함을 확인한 뒤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늘렸다.

낙찰금리는 연 2.233%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64배를 나타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62.0%로 지난 8차례 평균인 59.4%를 웃돌았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2.1%였다.

다음날은 13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가 발행된다.

한 시장관계자는 "유가가 공급 과잉 우려로 상당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 같다"면서 "이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Fed가 원하는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다음주 25bp의 금리를 인상한 Fed가 비둘기파적 성명을 내놓을 것이라면서 이는 Fed가 금융시장의 급변동성을 원치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금리인상 속도가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면 장기 국채 매수세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당분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15-2.40% 범위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독일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5bp 상승한 0.600%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21.4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23.00엔보다 1.59엔이나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18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894달러보다 0.0124달러나 높아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5180달러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5008달러보다 0.0172달러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달러인덱스(6400)는 전날 종가인 98.410보다 낮아진 97.384를 나타내 지난 11월4일 이후 가장 낮았다.

달러화는 유럽시장에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가운데 주요 통화에 약세를 보였고 원자재 관련 통화에 대해 보합권에서 안정적 등락을 보였다.

이날 달러화는 뉴욕증시가 약세를 보임에 따라 롱포지션 청산 매물이 급증해 개장 초부터 유로화와 엔화 약세를 보였다.

뉴욕유가 움직임이 이전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나타낸 데다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부각돼 원자재관련 통화들이 이날 소폭 상승했다.

달러화는 캐나다달러화에 달러당 1.3563캐나다달러를 기록해 전날 후장 가격인 1.3587캐나다달러보다 0.0024캐나다달러 하락했다.

호주 달러화는 달러화에 호주 달러당 0.7232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0.7207달러보다 0.0025달러 올랐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날도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움직임에 영향을 줄 경제지표가 없었다"면서 "이는 달러화에 대한 매수를 어렵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Fed의 다음 주 금리인상은 달러화 가치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기 때문에 성명 내용을 확인하기 이전까지 달러화가 자체 재료로 강세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부연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인상 이후 두 번째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3월로 반영했다.

달러화는 이날 유로화(1.1042달러)에 11월3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고 엔화(121.06엔)에도 지난 11월6일 이후 처음으로 122엔 아래로 내려앉았다.

샤프들레이느(Chapdelaine)앤코의 더그 보스윅 외환부분 헤드는 "유로화가 1.100달러 위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위기가 고조된 하루였다"고 주장했다.

달러화는 작년부터 통화정책 차별화가 부각되며 강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다음 주 금리인상이 가격에 반영된 데다 조만간 상승 추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롱포지션 청산 매물이 점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화의 대 유로화 등가(parity) 가능 시기를 내년으로 미뤘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5센트(0.9%) 낮아진 37.16달러에 마쳐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개장 초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예상 밖으로 감소한 데다 일본과 중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였고 달러화가 유로화 등에 약세를 나타내 상승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전날 정규장 마감 뒤 지난주 미 원유재고가 190만배럴 감소해 11주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일본의 핵심 기계류 수주가 전달대비 10.7% 증가해 1.5% 감소했을 것이라던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와 상반기 결과가 나온 것도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지난 11월 원유 수입이 전년 대비 7.6% 늘어난 2천730만t을 기록했으나 상업용이 아닌 전략비축유용으로 수입한 것이라는 분석으로 유가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후 유가는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발표 뒤 상승폭을 확대했다. 겨울철을 맞아 정제유 생산이 증가함에 따라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보였다.

EIA는 12월4일로 끝난 주간의 원유재고가 360만배럴 감소한 4억8천59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50만배럴 증가였다.

반면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42만3천배럴 늘어났다.

주간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79만배럴과 500만배럴 각각 증가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79만배럴과 22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4.5%에서 93.1%로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95.1%로 내다봤다.

이후 정제유 재고 급증이 최대 이슈로 부상한 데다 원유재고 감소가 계절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이 부각돼 유가가 반락했다.

지난주 멕시코만의 원유재고가 730만배럴 급감해 2012년 12월 이후 최대 감소폭을 나타냈다. 멕시코만에 위치한 텍사스주의 정유사들은 통상 12월에 세수 축소를 위해 재고를 급격히 축소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원유재고 보유에 따른 세금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기업들과 트레이더들이 재고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사다드 알-후세이니 사우디 아람코(Saudi Arabian Oil Company) 컨설턴트는 이날 지난주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산유량 한도를 결정하지 못한 것은 이란의 수출 재개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후세이니 컨설턴트는 이란의 수출 재개 시기가 확실시되기 전까지 OPEC의 내년 산유량을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이란은 현재 서방국들의 제재가 풀리면 하루 100만배럴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같은 규모의 생산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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