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금리 1.9% 상회…한달 만에 최고

다우.S&P 500지수 소폭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가 5%대의 급등세를 보였음에도 혼조세를 나타냈다. 다우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소폭 상승한 반면 나스닥 지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 하락으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전망과 미국의 고용 등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 예상으로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5.5%나 오른 37.90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이 현 유가에서 산유국이 생산을 늘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발언해 공급량 부담에 대한 개선 기대가 일었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 수가 11주 연속 감소한 것도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미국 달러화는 유가 강세에도 뉴욕증시 혼조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데 따른 조심스러운 움직임으로 엔화와 유로화에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입찰에 따른 물량압박과 뉴욕유가 급등으로 하락했다. 다만 뉴욕증시가 장중 강세를 접고 혼조세를 보여 낙폭이 제한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902%를 기록해 지난 2월1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등이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밝혔으나 국채시장은 지난 주말 고용지표 발표 뒤 올해 2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을 반영함에 따라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피셔 연준 부의장은 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신호들이 보인다고 밝혔고, 라엘 브레이너드 이사 역시 일부 하락 위험에도 물가 상승률이 결국 중앙은행의 목표치인 2%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기준금리와 관련해 피셔 부의장은 기준금리가 역사적인 기준보다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고, 브레이너드 이사는 기준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피셔 부의장은 또 질의·응답에서 미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해야 할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7.18포인트(0.40%) 상승한 17,073.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7포인트(0.09%) 오른 2,001.7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77포인트(0.19%) 내린 4,708.2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나스닥지수는 기술주 하락에 오후 들어 다시 내림세를 보였다.

S&P 500 지수는 심리적 저항선인 2,000선을 회복했고, 다우지수도 지난주 회복한 17,000선을 지켜냈다.

기술주업종과 소재업종이 각각 1%가량 떨어지며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에너지업종은 2% 이상 오르며 기술주와 소재주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중에서도 셰브런과 엑손모빌이 각각 3%와 2% 넘게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1%와 2%가량 떨어졌다.

퍼시픽크레스트는 아이폰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며 애플의 2016년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도 노무라가 투자 의견을 '비중축소'로 내린 데 따라 2.5%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산유국들의 공급 감소 전망과 미국의 고용 등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 예상으로 급등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스탠리 피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내비쳤지만,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시장은 오는 10일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는 양적 완화 확대 정책이 제시될지와 중국이 새로운 부양책을 단행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US뱅크의 에릭 위건드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몇 주 동안 증시가 상승세를 보인 것은 ECB와 일본은행(BOJ), 중국 인민은행(PBOC)이 추가 완화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며 "이번 주 ECB를 둘러싼 기대는 지속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카고옵션 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2% 상승한 17.1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6/32포인트 낮아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1.9bp 상승한 연 1.902%로 지난 2월1일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과 거의 같은 2.702%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말보다 3.2bp 높아진 0.910%로 지난 1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가격은 개장 초 지난 주말 나온 고용지표 호조에 따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 전망으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이번 주에 3년(240억달러 어치. 8일)과 10년(200억달러 어치. 9일), 30년(120억달러 어치. 10일) 만기 국채입찰을 앞둔 데 따른 물량압박 역시 국채가격 내림세에 일조했다.

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비난을 어떤 방식으로 피해 나갈지에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시장관계자는 "국채수익률 상승은 미 성장 모멘텀이 강한 상황임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여기에 최근 유가가 지난 2월의 최저 수준에서 벗어나며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어 물가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리는 것 역시 장기 국채수익률 상승 재료로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명은 매파적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부연했다.

일부에서는 Fed가 3월에 금리를 동결한 뒤 전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고 미국 지표가 계속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6월에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70%가량 가격에 반영했다. 한달전에는 2%를 반영한 데 그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 경제지표가 일정 시점에 Fed의 금리 정상화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하는 거래자들이 증가한 듯하다면서 지난주의 경제지표들은 매우 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줄 만한 경제지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ECB가 최대 이슈라며 국채가격의 향방은 ECB의 금리인상 폭과 자산 매입 규모 확대 여부 등 정책이 나온 이후 새로운 방향성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3.37엔을 기록해 지난 주말 뉴욕 후장 가격인 113.94엔보다 0.57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12달러에 움직여 지난 주말 가격인 1.1001달러보다 0.0011달러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4.86엔에 거래돼 지난 주말 가격인 125.36엔보다 0.50엔 떨어졌다.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266달러를 나타내 지난 주말 가격인 1.4223달러보다 0.0043달러 상승했다.

유로화는 ECB의 추가 금리인하와 자산 매입 규모 확대 전망으로 엔화에 하락압력을 받았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혼조로 엔화에 하락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ECB가 이번 회의에서 예금금리를 20bp 내리고, 자산매입 규모는 소폭 늘릴 것으로 전망하는 등 금리인하 기대가 증폭됐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ECB가 지난 12월처럼 이번 회의에서도 실망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오는 10일(목) 통화정책회의 이전까지 유로화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화는 2월 미 비농업부문 고용 호조에도 낮은 임금 상승률로 1.0950달러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이후 기업들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된 데다 숏포지션을 축소하려는 매입세가 일어 유로화가 달러화에 강보합세를 보였다.

한 시장관계자는 "1.0950달러가 무너지면 지난주 최저치 1.0825달러까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컸다"면서 "장중 내내 이 선 위에서 주로 거래됨에 따라 유로화가 달러화에 10일까지 하락압력을 덜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ECB가 예상에 부합하는 통화완화책을 내놓는다면 유로화는 1.08달러로 내려앉은 뒤 1.07달러까지 떨어질 것 같다고 그는 부연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이날 마이너스 금리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가장 주목받는 통화정책 수준이 됐으나 마이너스 금리가 유로화의 전세계 외환보유액 통화 지위 역할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은 해외 중앙은행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자산에 투자할 수 없다면서 금리가 원상회복된다 해도 이들이 바로 마이너스 자산 투자에 가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ECB가 외환보유액 통화 지위 유지에 따른 혜택을 상실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호주 중앙은행이 유로화 보유를 축소하는 대신 한국 원화를 선호한다고 밝힌 데서 확인할 수 있다고 은행은 전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1.98달러(5.5%)나 오른 37.90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2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과 미국발 생산 감소 및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에너지 소비 증가 예상 등으로 개장 초부터 강세를 보였다.

수하일 빈 모하메드 알-마즈루에이 아랍에미리트(UAE) 석유장관은 이날 아부다비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현재 유가는 (산유국) 모두에게 (산유량)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 우리가 말한 대로 되고 있다"며 "현재 유가에서 생산량을 늘리는 건 누구에게도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주 미국의 원유 채굴장비수가 11주 연속 감소하며 2009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인 데다 미국 현물인도 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예상보다 덜 증가한 것 역시 유가 강세를 지지했다.

이날 젠스케이프는 지난 3월4일로 끝난 주간의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67만배럴 늘어난 6천880만배럴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전주에는 100만배럴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었다.

이날 오후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4월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량이 전월 대비 10만6천배럴 감소한 하루 487만1천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파이퍼제프리의 크레이그 존슨 기술분석가는 WTI가 지난달에 20% 이상 상승하며 올해 들어 상승세를 나타냈다면서 그러나 약세심리에 변화를 주려면 40달러를 넘어서야 한다고 지난 주말 전망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미 고용지표 호조가 강한 성장 전망과 에너지 수요 증가 예상을 증폭했다면서 시장은 다음날 나올 중국의 2월 무역지표와 9일의 미국 주간 원유재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원유선물시장과 금융시장의 분위기에 변화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숏포지션을 청산하려는 움직임 역시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시장의 심리변화에도 전 세계 공급 과잉에 당장 영향을 줄 만한 실질적 변화가 없음을 이유로 최근의 유가 상승에 편승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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