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산유량 동결 기대감에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경제 성장 우려가 부각된 데 따라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유럽 증시가 경제 지표 악화로 하락하고 이 여파로 미국 증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국채가격은 유럽과 뉴욕 증시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매수세로 상승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올릴 것이란 견해를 밝히는 등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도 국채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뉴욕 환시에서 엔화는 증시 약세와 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 미국의 올해 1분기 성장률 약화 전망 등으로 안전통화 매입세가 일어 달러화와 유로화에 상승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9.94엔까지 밀려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내놓은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매파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엔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유가는 이란의 참여 없이도 주요 산유국들의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쿠웨이트발 소식으로 상승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센트(0.5%) 높아진 35.89달러에 마쳤다.

나왈 알 푸자이어 쿠웨이트 석유부 경제국장은 현재의 분위기는 이번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가능할 것임을 감지하게 한다고 밝혀 이란의 참여 없이도 생산량 동결이 합의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전세계 주요 산유국들은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 회동을 앞두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입이 수출 증가를 압도함에 따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2.6% 늘어난 470억6천만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무역적자 확대 영향에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 예상치도 하락했다.

CNBC가 무디스 애널리틱스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 중간값은 0.5%로 지난주 조사치였던 0.9% 대비 하락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3.68포인트(0.75%) 하락한 17,603.3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96포인트(1.01%) 떨어진 2,045.1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7.87포인트(0.98%) 낮은 4,843.93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지난 3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 주요 증시가 경제 지표 악화 등에 영향을 받으며 하락한 것 등이 미국 증시 투자 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범유럽지수인 Stoxx600 지수는 1.90% 떨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2.63%,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2.18%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르키트에 따르면 3월 유로존의 합성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53.1로 예비치 53.7에서 하향 조정됐다.

독일의 2월 제조업 수주는 전월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들의 전망치였던 0.3%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해외 수요 부진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업종이 2% 가까이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이 각각 1.4%와 1.2% 떨어졌고, 기술업종도 1% 넘게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비롯해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각각 1% 넘게 떨어졌다. 앨러간은 미 재무부가 기업의 세금회피 방지 법안을 발표한 데 따라 14% 급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앨러간과 합병을 계획했던 화이자는 2% 올랐다.

화이자는 앨러간과 합병 후 본사를 아일랜드로 옮기기로 하면서 이에 대한 조세회피 논란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 법안이 화이자와 앨러간과의 합병 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에도 주목하고 있다.

리노트레이딩파트너스의 마이클 블록 수석 전략가는 "내일 연준의 의사록이 발표되는데 시장은 의사록이 상당히 비둘기파적(기준금리 인상 속도 완화를 지지하는 입장)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만약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이지 않다면 투자자들은 혼란스러워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혼조적이었다.

지난 2월 미국의 무역적자는 수입이 수출 증가를 압도함에 따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상무부는 2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2.6% 늘어난 470억6천만달러(계절 조정치)로 집계돼 지난해 8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462억달러를 웃돈 것이다.

지난 3월 미국의 서비스업(비제조업) 활동은 고용 개선 등에 힘입어 확장세를 지속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3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3.4에서 54.5로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최근 급락세를 보였던 뉴욕유가는 이란의 참여 없이도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동결 합의가 도출될 수 있다는 쿠웨이트발 소식으로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76% 상승한 15.6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15/32포인트 올랐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5.2bp 하락한 연 1.727%로 지난 2월25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3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9bp 낮아진 2.543%로 지난 2월11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4bp 떨어진 0.724%로 지난 2월25일 이후 가장 낮았다.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매수세가 일어 개장 초부터 상승했다. 다른 안전자산인 독일과 영국 국채가격 역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우려 등으로 동반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독일의 공장재수주실적이 실망스러워 유럽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이 국채 매수세를 견인했다. 독일의 공장재수주 약화는 전세계 성장률 둔화를 확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10년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3.1bp 하락한 0.099%로 2015년 4월(종가 기준 사상 최저치 0.073% 기록) 이후 가장 낮았고, 동일 만기 영국 국채수익률도 1.371%로 지난 2월29일 이후 최저치였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시간을 두고 천천히 올릴 것이란 견해를 밝히는 등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도 국채가격 상승에 일조했다.

에번스 총재는 미국의 대선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한 불안 요인을 금리 정상화의 걸림돌로 내세웠다.

미 서비스업 활동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뉴욕증시가 낙폭을 줄여 국채가격은 상승 폭을 축소했다. 그러나 엔화 강세에 따른 일본 투자자들의 미 국채입질 지속 예상과 닛케이 225 주가지수 약세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국채가격이 오름세를 유지했다.

엔화는 지난주 재닛 옐런 Fed 의장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은 이후 달러화에 강세를 지속했다. 달러화는 Fed가 매파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엔화에 상승 추세를 나타내기 어렵다는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된 모습이다.

앞서 나온 무역수지는 유가 하락과 강한 달러, 해외 성장률 둔화 등으로 적자 폭이 확대됨에 따라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보다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로 국채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중국 주도에 의한 이머징 마켓발 위험이 선진국 증시에 위험 요인이 될 가능성이 점증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안전자산 매입을 부추겼다.

2-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전날의 102.1bp에서 100.3bp로 좁아졌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일본과 유럽 투자자들의 국채 매입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10년만기 국채수익률 1.7%가 매력적 수준으로 볼 수 없음에도 독일 등의 수익률이 제로(0)%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서 미 국채는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미국 성장률 역시 해외 요인과 달러 강세로 느린 모습이 예상되는 데다 Fed 역시 예상보다 느린 금리인상 신호를 보내고 있어 국채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부연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3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1.31엔보다 1.01엔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5.57엔을 나타내 전날 가격인 126.83엔보다 1.26엔이나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달러당 1.1383달러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1390달러보다 0.0007달러 떨어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4160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4262달러보다 0.0102달러 하락했다.

달러화는 전세계 성장률 둔화에 따른 뉴욕과 유럽증시 약세 등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엔화에 한때 109.94엔까지 밀려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내놓은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닛케이 225 주가지수가 2% 이상 하락하며 약세를 보인 것도 엔화 매입세를 강화했다. 닛케이지수는 엔화 강세로 수출주들이 약세를 나타내 떨어졌다.

뉴욕유가 역시 40달러를 넘어선 이후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동결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하락세를 지속했으며 일부에서는 유가 하락이 전세계 성장률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코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머 이시너 수석 시장애널리스트는 "시장 분위기는 올해 들어 유가와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기 시작했다"면서 "유가 하락이 투자자들을 깨웠다"고 강조했다.

엔화는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에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 강화로 일본 고위당국자들의 엔 강세 경고 발언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과도한 환율 변동이 해롭다는 데 전세계 정상들이 동의하고 있다고 밝히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뒤 필요하다면 적절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도 엔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것이며, 2%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추가 조처를 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경쟁적인 (통화) 가치 하락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환율 시장에 인위적인 개입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당국의 엔 강세 저지 노력에도 달러화는 엔화에 올해 들어 9% 가량 하락했다.

일부에서는 110엔에 대규모 옵션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 단기적으로 달러화의 대 엔화 하락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BNP파리바는 달러화가 엔화에 17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가운데 달러화가 108엔까지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으로 선회하지 않는다면 엔화가 달러화에 강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전세계 성장률 둔화와 이에 따른 유가 하락 지속, 중국 위안화 불안요인 상존 등은 엔화와 금에 대한 매수세를 견인하게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일본 당국자들의 구두성 개입으로 달러화가 110엔 근처에서 추가 하락이 저지됐다면서 시장이 110엔에서 일본을 테스트한 상황이지만 110.65-110.70엔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엔화의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9센트(0.5%) 높아진 35.8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미국의 휘발유 소비가 예상 밖으로 감소한 여파로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단기 급락하며 1개월 만에 최저치로 하락한 데 따른 저가 매수세가 유입돼 좁은 폭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 1월 휘발유 소비가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이날은 쿠웨이트발 긍정적 소식이 유가 낙폭을 제한한 뒤 반등세를 견인했다.

전세계 주요 산유국들의 오는 17일 카타르 도하 회동을 앞둔 가운데 나왈 알 푸자이어 쿠웨이트 석유부 경제국장은 현재의 분위기는 이번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합의가 가능할 것임을 감지하게 한다고 이날 밝혀 이란의 참여 없이도 생산량 동결이 합의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

그는 주요 산유국들이 지난 2월 수준의 산유량에서 동결 합의를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아니면 1월 평균 혹은 2월 평균 수준에서 합의가 도출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러시아, 베네수엘라는 지난 1월 산유량을 기준으로 생산량 동결을 제안했다.

주요 산유국들의 산유량 논의를 앞둔 가운데 러시아의 지난 3월 산유량이 30여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은 주요 산유국들이 생산량 동결 합의 기대를 약화했다.

이란은 계속 원유 수출을 늘리고 있으며 주요 산유국들의 동결에 협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도하 회동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사우디는 이란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산유량을 동결하지 않을 것을 확인했다.

이후 시장은 미국의 지난주 원유재고 결과 발표를 앞둔 데 따른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나타냈다.

미국석유협회(API)는 지난 4월1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재고가 430만배럴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간 원유재고가 33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예측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의 산유량이 30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데다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14개월 만에 처음 감소한 것은 유가에 부정적 재료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유가가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하는 모습이었으나 대부분의 투기세력이 원유선물 롱포지션을 취하고 있어 유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전세계 공급 과잉 분이 하루 100만배럴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에도 재고가 계속 쌓이고 있어 유가가 30달러 근처까지 재차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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