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예상밖 재고 감소에 46달러 돌파…3.5%↑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국채 입찰에서 해외 중앙은행의 강한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올랐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230억 달러어치의 10년 만기 국채 입찰에서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3.5%을 기록했다. 지난 8번의 10년물 입찰 평균보다 12%포인트나 높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 실망으로 1% 안팎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와 월트 디즈니 등의 실적 부진으로 소비자들의 소비 감소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뉴욕증시 하락과 최근 상승 지속에 따른 고점 매도세로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모두 내렸다.

뉴욕 유가는 예상치 못했던 미국 원유재고 감소에 힘입어 상승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3.5% 상승한 46.23달러에 마쳐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6일 기준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34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30만 배럴 증가를 점쳤던 시장의 예상을 벗어난 결과다.

이날 시장을 움직일만한 주요 경제 지표 발표는 없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필요시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재강조했다.

구로다 총재는 독일 뵈르젠 자이퉁(Boersen Zeitung)과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은 여전히 필요하다면 실제로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적질적완화(QQE)의 효과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과 함께 이미 금융시장에서 매우 뚜렷하다"며 "하지만 실물 경제에 효과가 나타날지는 몇 달 더 기다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7.23포인트(1.21%) 하락한 17,711.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93포인트(0.96%) 떨어진 2,064.4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19포인트(1.02%) 낮은 4,760.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을 확대했다. 일부 기업들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가 증시를 끌어내렸다.

메이시스는 이날 올해 1분기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40센트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56센트 대비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도 57억7천만 달러로 지난해 62억3천만 달러보다 줄었다.

메이시스 주가는 부진한 실적 발표로 15%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8% 이상 상승했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인 월트디즈니 주가도 전일 발표한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돈 데 따라 4% 떨어졌다.

사무용품 업체인 오피스디포는 스테이플스와의 합병 계획이 무산되면서 40% 급락했다. 스테이플스도 18% 내렸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업종이 1.9%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과 헬스케어업종이 각각 1% 넘게 떨어지는 등 유틸리티업종을 제외한 전 업종이 내림세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주식시장이 소비자들의 소비 우려로 내림세를 보였지만 경제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낙관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이날 유가가 올해 들어 최고치로 마감했다며 유가 상승은 결국 기업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12% 상승한 14.6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3bp 내린 연 1.737%에서 거래됐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3.8bp 낮은 2.576%를 보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과 같은 0.726%를 나타냈다.

국채가격은 경제 지표 발표가 전혀 없는 가운데 10년물 국채 입찰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뉴욕증시 하락으로 상승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사이먼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채권시장은 입찰 전에 매우 조용한 상태였다"며 "10년물 1.75% 선이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입찰 결과가 예상대로 강하게 나오자 추가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5% 선도 깨고 최근 한 달 내 가장 낮은 1.724%까지 하락했다.

미국 재무부는 230억 달러어치의 10년 만기 국채가 연 1.710%에 낙찰됐다고 발표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68배를 보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3.5%로 지난 8번의 10년물 입찰 평균보다 12%포인트나 높았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11.8%로 집계됐다.

일부 분석가들은 국채에 대한 강한 해외 수요가 이틀째 확인됐다며 이는 전 세계 성장과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조심스러워하는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다음날 150억 달러어치의 30년 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웰스스트래지스앤드매니지먼트의 토마스 바이런은 "지난 26년간 채권시장에서 간접입찰자들의 참여가 이렇게 강했던 적이 없다"며 "해외 중앙은행들이 미 국채를 더 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에너지정보청(EIA) 원유재고 집계치의 예상 밖 감소로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치를 보인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워 국채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국채가격이 상승했지만 뒤에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위험이 있다며 국채수익률이 전저점을 깨고 내리려면 연준이 올해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겠다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하지만 연준은 현재 태도를 바꿀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채권 거래자들은 국채수익률이 너무 낮은 상황에서 추가 하락 시도가 지속하는 것은 큰 폭의 수익률 반등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쓰비시 UFJ증권의 토마스 로스는 "국채수익률이 낮은 상황에서 국채 매수에 나선다는 것은 건강한 상황은 아니라"며 "많은 거래자가 장기물을 담고 있는 상황은 이자율 변동 위험에 자신들을 노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스는 "만기가 길수록 채권 가격 변동 위험은 커진다"며 "최근 같이 금리 수준이 낮은 상황은 매우 얇은 방어막만을 채권 보유자에게 주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무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1bp 오른 0.126%를 보였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4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23엔보다 0.83엔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425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1371달러보다 0.0054달러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87엔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24.25엔보다 0.38엔 낮아졌다.

아오조라뱅크의 모로가 아키라는 "달러 매도세를 만든 특별한 단서가 없다"며 "최근 달러 상승세가 꽤 지속돼 차익실현 매도가 불가피해 보였다"고 말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현재 시장은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을 한 차례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며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더 인상한다면 달러 가치의 재평가가 크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 12월은 53% 반영하고 있다.

다른 전략가들은 최근 일본 재무상의 구두개입이 빈번하게 나왔지만 실제 개입에 나설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고, 중국의 경제 성장이 빠르게 회복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엔화 강세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일본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확대 발표는 엔화 강세를 저지할 요인이며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회의가 열리는 6월이 다가올수록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

중국 당국이 위안화를 절하시킨다면 무역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분석도 주목을 받았다.

더저널의 마이클 페티스는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저축을 더 늘어나게 하고, 경제를 더 수출과 투자에 의존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수출 부양 목적의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이익에 반하는 일련의 보복조치들을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1.57달러(3.5%) 상승한 46.23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해 11월 초 이후 최고치다.

에너지정보청(EIA)의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보이며 유가가 큰 폭의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EIA 지표가 발표되기 전까지 WTI는 44.22달러 부근에서 거래됐다.

EIA는 지난 6일로 마감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34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30만 배럴 증가를 예상했다.

이는 전일 오후 늦게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 지표와도 상반된 것이다.

API는 지난 6일로 끝난 주간 미국 원유재고가 345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한 주 전 130만 배럴 늘어난 데 이어 2주째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IA의 정부 지표는 원유재고가 놀라울 정도로 많이 감소한 것을 보여줬다며 API가 집계한 수치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캐나다의 주요 원유 수출 지역이 미국이라며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한 것은 캐나다 산불 영향이 컸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지난주 미국 원유 수입이 하루 5천 배럴 감소했으며 캐나다 산불에 따른 생산 감소 영향이 지속돼 이번 주 미국 원유 수입이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IA는 또 지난주 미국의 총 원유 생산량은 하루 2만3천 배럴 감소한 88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 생산량이 9주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셈이다.

휘발유 재고는 120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160만 배럴 줄었다. 시장에서는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각각 80만 배럴과 130만 배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공급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은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결국에는 생산량 감소에 속도를 내지 않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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