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7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되며 하락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물가 지표가 상승한 데다 다음 날 공개되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조기 기준금리 인상의 단서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내렸다.

미국 달러화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져 올랐다.

뉴욕유가는 세계 공급 과잉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가 일제히 긍정적으로 나와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는 4월 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3년 2월 이후 월간 증가 폭으로는 최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상승이었다.

연준은 4월 산업생산(제조업과 광산, 유틸리티)이 전월 대비 0.7%(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4년 11월 이후 가장 큰 폭 상승으로, WSJ 조사치인 0.3% 상승보다도 높다.

미 상무부는 4월 주택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6.6% 늘어난 연율 117만2천 채(계절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113만 채를 웃돈 수준이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도 조기 금리 인상 기대에 불을 지폈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 성장과 낮은 실업률을 고려할 때 올해 2~3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예정된 몇 번의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살아있다고 진단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6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록하트 총재는 "모든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논의될 수 있다"며 "6월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2~3번으로 예상했다.

댈러스 연은의 로버트 카플란 총재도 "연준이 너무 머지않은 미래에 기준금리를 인상해야만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미 텍사스주의 석유클럽에서 이날 발표된 3년여 만에 가장 많이 오른 CPI와 관련해 "여기에 우리가 연준의 연율 2% 물가 목표에 다가가는 중이라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조기 기준금리 인상 우려 부각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0.73포인트(1.02%) 하락한 17,529.9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9.45포인트(0.94%) 떨어진 2,047.2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9.73포인트(1.25%) 낮은 4,715.7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장 초반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들이 강한 모습을 보인 데다 연준 위원들이 금리인상에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은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경제 지표 호조는 증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은 위험자산인 증시에 악재가 된다.

업종별로는 소비업종과 기술업종, 유틸리티업종이 각각 1% 넘게 하락했고, 산업업종과 소재업종 등도 내림세를 보였다.

에너지업종만이 유가 상승에 힘입어 유일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3년 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4월 미국의 산업생산은 날씨 정상화와 자동차 생산 증가에 따라 1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 4월 미국의 주택착공실적도 반등하면서 주택 경기가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는 오후 들어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 지지 발언이 쏟아지면서 하락 폭을 확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도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물가가 연준의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자신감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7.70% 상승한 15.81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가격은 물가 지표 상승에다 다음 날 공개되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조기 기준금리 인상의 단서가 등장할지 모른다는 우려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0.7bp 오른 연 1.759%에서 거래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6bp 높아진 0.823%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 27일 이후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1.3bp 내린 2.585%를 보였다.

국채 가격은 오전 동안에는 만기별로 달리 움직였다.

단기물은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3년여 만에 최대 오름폭을 보인 여파로 가격이 하락했지만, 장기물은 4월 CPI 상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으로 상승했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제레미 스워츠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는 극도로 빠른 물가 상승이 지속하지 않을 것 같았지만 지난 몇 달간 보인 오름세는 인플레 상승 기조에 일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경제 전망을 밝게 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10년물 국채가는 오후 무렵부터 연준 위원들이 매파 발언을 쏟아낸 데다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의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등하자 가파르게 내렸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을 19%, 12월은 72% 반영했다. 이는 전일의 4%와 59%에서 상승한 수준이다. FF 금리선물시장은 이날 9월과 11월 가능성도 55%와 58% 반영했다.

이날 미 국채수익률 곡선은 2007년 11월 이후 가장 평탄화됐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년 만기와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차이는 0.966%포인트로 3.6bp가 좁혀져 마쳤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할 때 전형적으로 단기물을 팔고 장기물을 사는 거래를 한다.

수익률 곡선 평탄화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 외에도 금리가 높은 미 국채에 대한 해외 수요 요인도 거론됐다.

MFS자산관리회사의 제임스 스완손 전략가는 "(해외)중앙은행들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미 국채시장을 왜곡하는 기괴한 세계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오늘 나온 지표들은 연준이 매파 발언을 지속할 실탄을 제공한다며 최근 잇달아 나온 연준 위원들의 매파 발언도 시장 예상보다 이른 6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암시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FF 금리선물시장이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두 차례 이상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은 4월 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하지만 전반적인 미 국채시장은 이른 금리 인상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물 수익률 움직임만 봐도 시장은 연준이 엄포(bluffing)를 놓고 있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6월 인상 가능성이 급등했지만 여전히 20%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다음날 발표되는 4월 FOMC 의사록에서 단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물가에 대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브 머피 경제학자는 "미국 내 물가 압력이 빠르게 올라가고 디플레이션 충격이 뒤집히고 있다"며 "물가 상승압력은 2017년에 눈에 띄게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빠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4bp 내린 0.130%를 보였다.

◇ 외환시장

미국 달러화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커져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9.1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9.01엔보다 0.09엔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312달러에 움직여 전날 가격인 1.1319달러보다 0.0007달러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3.48엔에 거래돼 전날 가격인 123.42엔보다 0.06엔 높아졌다.

달러화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음에도 고점 매도세에 유로화와 엔화에 밀려, 최근 지속한 전형적인 좁은 범위에 갇힌 장세를 반복했다.

U.S.포렉스의 레논 스위팅 대고객 딜러는 "지표는 좋았지만 연준의 목표치에 못 다가섰다"며 "이는 연준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 수는 있으나 연준이 진지하게 인상에 나서려면 실제 환경이 더 조성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른 경제지표들도 모두 강하게 나오면서 경제 전망을 밝게 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연준 위원들이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불을 지피면서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의 올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존 한 차례에서 두 차례 이상으로 높아지자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낙폭을 줄이고 반등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4월 CPI는 지난주 소매판매 호조에 이어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론을 펼칠 기반을 마련해 준다며 다만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지표는 31일 발표된다.

전략가들은 다음날 나오는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6월 인상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웨스트팩의 션 캘로우 전략가는 "의사록에서 해외 전망에 대한 연준의 긍정적인 평가를 예상한다"며 "이는 6월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 3월 올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의 네 차례에서 절반으로 줄여 달러 약세를 촉발한 바 있다.

캘로우 전략가는 "그래도 올해 연준 예상대로라면 기준금리는 50bp가 더 높아진다"며 "달러는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드화는 최근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렉시트 관련 설문에서 브렉시트 지지율이 줄어든 영향으로 달러당 1.44609달러에 마쳐 전일보다 0.00629달러 올랐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세계 공급 과잉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에 이틀 연속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59센트(1.2%) 상승한 배럴당 48.31달러에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9일 이후 최고치다.

유가는 캐나다와 나이지리아의 생산 감소가 세계 공급 과잉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늦게 발표되는 미국석유협회(API) 원유재고와 다음날 발표되는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가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EIA는 연간 에너지 전망 자료에서 2017년 미국 원유 생산량이 하루 860만배럴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미국 원유 생산량은 940만 배럴이었다.

EIA는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2040년에는 1천13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플랫츠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3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진단했다.

플랫츠는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캐나다 유전 지대의 산불로 캐나다산 원유 수입이 줄어들면서 미국 원유재고가 감소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며 "다만 미국 원유재고의 감소 가능성은 캐나다산 원유 수입 감소보다는 계절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플랫츠는 전일을 기준으로 일주일 동안 휘발유 재고가 13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미국의 정제공장 가동률은 1.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세가 지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나스닥OMX그룹의 타마 에스너 에너지 디렉터는 "원유 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상황을 유지할 것이다"며 유가는 "올해 5달러 정도 추가 상승"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에스너 디렉터는 "유가를 끌어올렸던 것은 공급 감소였고, 이 공급 감소는 일시적인 것이다"며 다시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유가는 지난달 쿠웨이트 석유업체 파업과 캐나다 유전 지역 산불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이지리아의 원유 생산량도 무장 단체의 원유 생산시설 파괴 등으로 감소했다.

에스너 디렉터는 이런 상황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고비용의 원유 생산자들에게 생산 감소 압력을 주기 위해 높은 생산량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이는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감소는 단기적으로 유가 움직임에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며 캐나다와 나이지리아는 원유 생산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캐나다는 산불 타격이 완화되며 일부 생산을 재개할 수 있겠지만, 나이지리아는 원유 생산시설 파괴가 지속하며 당분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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