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삼성전자가 내부 연구개발(R&D) 역량에만 집중하던 것에서 외부의 기업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선지 5년이 넘게 지났지만, 여전히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애플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과거 전통적인 사업 영역에서만 인수합병(M&)을 시도했으나 지난 2011년 이후에는 M&A를 통해 R&D를 강화하는 방향의 전략을 채택했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외부 수혈을 통해 혁신의 DNA를 끌어모으기 시작한 것이다.

4일 스타트업 정보업체 CB인사이츠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이후부터 올해 2분기 말까지 삼성의 M&A 건수는 모두 20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애플은 49건을 성사시켰다.

삼성전자는 과거 1등을 빠르게 추격하는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에서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IT업계의 판도가 급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더 활발한 기업사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는 최근에야 주춤했던 M&A 행보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014년 2분기부터 1년 동안 8건의 M&A에 나서며 활발한 기업 사냥에 나섰으나 이후 1년 동안은 단 한 건의 M&A도 없었다. 올해 2분기에야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인 조이언트와 캐나다의 디지털광고업체 애드기어를 인수하면서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에 반해 2011년 이후 애플의 경우 2013년 2분기와 올해 1분기에 M&A '제로'였던 것을 제외하면 꾸준히 분기마다 1개 이상의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애플은 한 분기에만 세 차례나 6~7개의 기업을 사들이는 먹성을 보이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집중하는 M&A 분야도 다르다. 삼성은 모바일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전자 부문에서 각각 5개 기업을 인수해 가장 공을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자 쪽과 관련해서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예스코일렉트로닉스를 작년 3월 인수한 것 빼고는 최근에는 모바일과 커뮤니케이션 기업을 사들이는 데 더 적극적이다.

작년 인수한 루프페이와 2014년 사들인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을 보유한 자회사인 프린터온, 사물인터넷(IoT)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 등이 이런 기업에 해당한다.

또한, 신사업분야로 역점을 두고 있는 헬스케어와 인터넷 업종의 인수도 각각 3건씩이었다. 2분기에 인수한 조이언트와 애드기어가 모두 인터넷 업종이다.

반면에 애플은 대부분의 M&A 역량이 인터넷 업종과 모바일 및 커뮤니케이션 관련 업종을 인수하는 것에 집중됐다.

지난 1월 인수한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런스프라우트(LearnSprout)와 작년 11월 사들인 펌웨어보안업체인 레그바코어(Legbacore), 9월 인수한 위치제공 스타트업 맵센스(Mapsense) 등이 대표적인 인터넷 업종이다.

가상현실(VR) 관련 스타트업인 플라이바이 미디어(FlyBy Media)와 사진 인식 기술 스타트업인 퍼셉티오(Perceptio),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siri)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사들인 영국의 스타트업 보컬IQ(Vocal IQ) 등은 모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 관련 업체로 아이폰의 기능 향상에 직접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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