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30년물 국채금리 사상 최저…유가 5%↓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5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불안이 재점화되면서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발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계속됨에 따라 올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과 3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이 영국 자산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로 달러화에 대해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유가는 브렉시트 우려와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이날 영국 2위의 보험사 아비바가 부동산펀드인 '아비바 인베스터 프라퍼티 트러스트'의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영국의 부동산 시장이 브렉시트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금융시장의 불안을 자극했다.

그동안 영국 부동산 시장의 활황세를 뒷받침하던 영국 금융 시스템도 타격을 받을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M&G 인베스트먼츠도 영국 부동산펀드의 환매 사태로 3번째로 거래가 중단된 업체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영란은행(BOE) 금융정책위원회는 이날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본 완충비율을 0.5%에서 제로(0)%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후 마크 카니 BOE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 이달 통화정책 결정 회의를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며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을 열어놨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의 현 정책이 이미 예외적으로 통화 팽창적이어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가 ECB 내부에서 나왔다.

사빈 로텐슐레거 ECB 감독이사회 부의장은 독일 월간지 인터내셔널 뱅커스 포럼과 지난 5월 23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ECB 대변인이 이날 밝혔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도 약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5월 미국의 공장재수주 실적은 운송 및 국방자본재 수주 약화로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공장재수주실적이 1.0%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8% 감소를 상회한 것이다. 4월 공장재수주는 당초 1.9% 증가에서 1.8%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지난 6월 뉴욕시의 경제 활동은 상승했으나 소비지출 둔화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위축세를 지속했다.

공급관리협회(ISM)-뉴욕에 따르면 6월 뉴욕시의 현재 비즈니스여건지수가 전월 37.2에서 45.4로 상승했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정확히 가늠하기 위해 연준 위원들의 경기 진단을 주목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브렉시트에 따른 미국 및 세계 경제 영향을 가늠하기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더들리 총재는 뉴욕주 남부 도시인 빙엄턴 연설에서 이같이 진단하며 이는 다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더들리 총재는 또 미국의 경제성장이 2% 바로 아래에 위치하며 좋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큰 파문을 몰고 오지 않을 것이며 미국 고용시장의 성장세가 여전히 매우 좋다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달 26~2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브렉시트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75포인트(0.61%) 하락한 17,840.6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4.40포인트(0.68%) 낮은 2,088.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9.67포인트(0.82%) 떨어진 4,822.90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접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브렉시트에 따른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국제유가 급락이 지수를 주도적으로 끌어내린 요인이 됐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과 소재업종이 각각 1.8% 넘게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금융업종도 1.5% 이상 내림세를 보였고 산업업종과 기술업종, 임의소비업종 등도 약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틸리티업종과 필수소비업종은 소폭 상승했다.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가는 투자회사인 오펜하이머가 목표가를 일제히 내린 영향을 받아 각각 2.5%와 3.3%, 2.7%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7월과 9월,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로(0)%로, 12월 인상 가능성은 13.7%로 반영했다.

이날 영국 중앙은행인 BOE는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본 완충 비율을 0.5%에서 제로(0)% 수준으로 인하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증시가 지난 4거래일 연속 반등한 이후 세계 경제 성장 우려 등으로 다시 위험 회피 심리가 주목받으며 내림세를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48% 상승한 15.5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발 불확실성 증대로 안전자산 선호가 계속됨에 따라 올랐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10년과 30년 만기 미국 국채수익률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28/32포인트 높아졌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7.9bp 내린 연 1.367%에서 거래됐다. 이전 최저치는 2012년 7월의 1.404%였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4bp 하락한 0.560%를 나타냈다. 이는 2015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0.7bp 낮아진 2.141%를 보였다. 이 역시 사상 최저치다.

국채가격은 영국에서 부동산펀드 환매가 중단되는 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재점화로 뉴욕증시와 국제유가,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위험자산 회피가 강해지면서 상승 출발했다.

뉴욕 채권시장은 독립기념일로 전날 휴장했다.

미국뿐 아니라 독일, 스위스, 프랑스, 덴마크, 스웨덴 등의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모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에 1.370%로 이전 저점 1.385%를 깨고 내렸다. 독일과 스위스의 10년물 금리는 제로(0) 밑으로 빠졌고, 덴마크는 거의 제로까지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이날 1985년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당 1.3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뉴욕 금가격은 전장보다 19.70달러(1.5%) 오른 1,358.70달러에 마감돼 2014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국인들의 소비와 기업 지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뉴욕시의 경제 활동이 상승했으나 소비지출 둔화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위축세를 지속했다.

국채 가격은 오후 들어 세계 경기에 대한 비관론으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비관론에 가려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존 윌리엄스 총재는 브렉시트가 미국 경제에 큰 파문을 몰고 오지 않을 것이며 미국 고용시장의 성장세가 여전히 매우 좋다고 진단했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행 총재는 한 콘퍼런스에 등장해 브렉시트에 따른 미국 및 세계 경제 영향을 가늠하기 아직 이르다며 이는 다음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 어떻게 될지 "아직 모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과 전 세계 중앙은행들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 및 채권매입 프로그램의 진행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더 떨어질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주로 연기금이나 보험사가 사들이던 30년물도 전방위적인 수요자들의 매수 대상이 되고 있다며 2% 아래로 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JP모건은 10년물 수익률이 여름 동안 1.35~1.7%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점은 1.51~1.55%와 1.12~1.15%라고 진단했다.

피치는 전 세계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한 규모가 5월 말 이후 1조3천억 달러 늘어나 지난달 27일 기준으로 11조7천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이번 주말에 발표되는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의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만일 4~5월과 다르게 호조로 나온다면 강세장을 계속해오고 있는 채권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분석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이 17만3천 명 증가를 나타내 전달의 3만8천 명에서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실업률은 4.8%,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은 0.2%로 내다봤다.

◇ 외환시장

파운드화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후폭풍이 영국 자산 시장을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로 달러에 대해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1.70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46엔보다 0.76엔(0.74%)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6달러보다 0.0061달러(0.55%)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2.6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4.20엔보다 1.60엔(1.42%)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달러에 대해 1.30206달러에 마쳐 전장보다 0.02512달러(1.92%) 내렸다. 뉴욕 외환시장은 독립기념일로 전날 휴장했다.

파운드화는 이날 한때 1.29980달러에 거래돼 1985년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당 1.30달러 아래로 하락했다.

파운드화와 함께 위험자산인 유로화도 달러에 하락했지만, 안전자산인 엔화는 달러에 대해 상승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뉴욕증시와 국제유가, 유로화 등 위험자산 가격이 일제히 내려가는 흐름이 재개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등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국인들의 소비와 기업 지출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화는 오후 들어 브렉시트 결정으로 혼란에 빠진 영국을 이끌 차기 총리를 정하는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 때문에 관망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압도적 표차로 1위를 차지했다.

WSJ는 칼럼을 통해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 완화와 경제 활동 촉진을 위한 역할에서 통화정책 영역에만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보다는 영국 정부가 더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의 발언이 이어졌지만 브렉시트에 따른 불안에 가려졌다.

외환 전략가들은 파운드화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파운드화가 1년 안에 1.25달러까지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해, 한 주일 만에 1.35달러이던 예상치를 더 낮췄다. 골드만은 BOE가 올해 8월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며 2019년까지 금리를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코메르츠방크의 기술적 분석가들은 파운드화의 1992~2016년 지지선이 1.2972~1.2965달러 수준이라며 이 아래로는 1.2750달러가 지지되고, 더 아래로는 1985년의 1.0463달러가 마지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라보뱅크는 피보나치 조정 비율 61.8% 되돌림된 구간인 1.2459달러를 지지선으로 제시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브렉시트에 따른 우려와 미국 원유재고 증가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지난 주말보다 배럴당 2.39달러(4.9%) 낮아진 46.60달러에 마쳐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유가는 브렉시트에 따른 뉴욕증시 약세와 전세계 성장률 둔화 우려로 투기세력들의 이탈이 점차 두드러짐에 따라 하락했다.

브렉시트에 따른 여진으로 영국의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는 소식과 이에 따른 금융시장 불확실성 재개, 달러화의 대 파운드화 강세, 안전자산 매입세 강화로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985년 이후 사상 처음으로 한때 파운드당 1.30달러 아래로 내려앉는 등 급락세를 지속했다. 이에 따라 유로화 역시 달러화에 낙폭을 확대했다.

코메르츠방크는 유가 하락은 브렉시트 여진 지속으로 투기세력들의 위험자산 매도세가 강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에 따른 우려 역시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다우존스는 데이터 제공업체 젠스케이프에서 정보를 받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7월1일로 끝난 주간에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가 23만25배럴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커싱 지역의 원유재고가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재고가 평년 수준으로 감소하지 않는다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상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전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더 악화하는 모습을 나타냄에 따라 원유 수요 둔화 전망이 증폭돼 유가가 하락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브렉시트에 따른 여진이 지속되며 유가에 수개월 동안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도 강해지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이들은 나이지리아발 공급 차질 우려가 부각됐음에도 유가 낙폭이 제한되지 않은 것은 성장률 둔화에 따른 유가 하락 예상이 강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니제르델타 반군의 수주전 정전합의에도 반군이 이날 오전 나이지리아 원유시설물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함에 따라 공급차질 가능성을 높였다.

나이지리아는 반군과 교전이 격화됐을 당시 하루 100만 배럴 산유량을 기록했으나 정전합의 이후 최근에는 200만 배럴을 나타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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