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빅딜에 얼마나 참여해 봤느냐는 것은 후발 주자와의 격차를 벌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죠."

김정욱 하나대투증권 M&A실 상무는 15년가량 M&A 업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경험은 집중과 인내로 요약된다고 설명한 그는 "어쩌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딜은 지루하기도 하고 많은 인내를 요구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며 "필요한 이벤트가 생겼을 때 집중하고 인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M&A 시장은 웅진코웨이와 하이마트 등 빅딜 등이 굉장히 많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외화내빈'이라고 꼬집었다. 겉으로는 빅딜이 많이 나와 있어 굉장히 화려해 보이지만, 자문사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빅딜을 몇 개의 자문사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글로벌 IB와 경쟁할 때 아쉬운 점은 단 한가지, 글로벌 네트워크"라며 "이미 M&A 자문 노하우라든지 국내 로컬 IB의 인적교류 등 자문 능력은 상당 수준에 올라와 있어 다른 부분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외국계 IB를 선정하면 심리적인 편안함 같은 게 느껴진다는 고객들의 선입관과 관행이 작용한 것 같다"며 "국내 빅딜의 경우 수수료 부담을 굳이 지면서까지 해외 IB를 선정할 이유가 있느냐"며 국내 IB의 경쟁력을 확신했다.

하나대투증권 M&A실은 하나금융그룹 내에 있기 때문에 인수금융과 구조화금융 등과 관련된 M&A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인력은 10명 정도이지만 주로 회계법인 출신과 증권사, 해외 IB 출신 등 다양하게 팀원이 구성돼 있다.

또, 하나대투증권은 올 1분기 4조456억원의 실적으로 2위에 오르는 등 깜짝 실적을 냈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자문을 맡으면서 이번에 '부모' 덕을 톡톡히 봤다.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딜로는 메디슨과 노비타 매각 자문을 들었다.

김 상무는 "특히 노비타 매각 자문은 약 1년 동안 고생이 많이 했던 딜"이라며 "미국의 콜러사는 M&A경험이 매우 풍부해 다양한 이슈에 대해 매달려서 자문사가 대응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았고 노비타 매각 자문 경험으로 어떤 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일년에 빅딜을 두 개 정도 하면 탑3 안에 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매년 빅3 M&A 파워하우스로 되는 게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아직 로컬 딜 비중이 많고 크로스보더 딜은 비중으로 보면 20% 정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좀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M&A실은 섹터가 4개실로 돼 있는데 1,2,3실이 대기업, 4실은 중소기업으로 김 상무는 웬만한 대기업들은 커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로 해외에서 값싼 매물이 나오고 것과 관련, 김 상무는 "인프라와 유틸리티 분야(공항, 전력, 탄광) 등 M&A 매물을 국내 대기업들에게 많이 소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동유럽과 인도 쪽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아무래도 민영화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마지막으로 "하나대투증권이 리그테이블 순위, 딜 경험, 딜 성공률, 인수금융 능력에 비해 시장에서 평가절하가 되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그는 "M&A실에 자체 투자를 하자는 분위기로 프로젝트 펀드를 올해 내에 1,2건 정도를 만들 계획"이라며 "최근 인력 충원도 하고 있는데 팀원들의 노력과 병행해서 고객들이 `M&A 자문'하면 하나대투증권을 떠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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