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0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국채가격은 영국발 안전자산 품귀 현상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로 올랐다.

전날 영란은행(BOE)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확대·시행된 지 이틀 만에 국채 매입액이 목표치에 미달했다. 이는 BOE가 앞으로 한도를 채우기 위해 국채값을 더 높이 쳐줄 것이라는 기대와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이 여파로 프랑스와 벨기에,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졌다.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내렸다.

주가는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합의에도 실행 가능성 약화 예상 등으로 하락했다.

미국의 지난 6월 채용공고는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줬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기대를 높이지는 못했다.

미 노동부는 6월 미 채용공고(Job openings)가 전월의 551만명에서 562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과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전일의 15%와 36%에서 이날 12%와 34%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휴가철로 시장 유동성이 적은 가운데, 경제지표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 시장의 움직임이 제한적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12일 예정된 7월 소매판매 발표를 주목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7월 소매판매가 0.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매판매는 6월에는 0.6% 늘어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또 같은 날 발표되는 7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0%일 것으로, 8월 소비자태도지수는 91.5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달에는 각각 0.5% 상승과 90.0을 보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인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7.39포인트(0.20%) 하락한 18,495.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25포인트(0.29%) 낮은 2,175.4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90포인트(0.40%) 내린 5,204.5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내림세로 전환해 하락 폭을 확대했다.

국제유가가 2% 이상 하락세를 보이며 에너지주를 끌어내린 것이 전반적인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1.4%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금융업종과 건강관리업종, 산업업종, 기술업종 등이 내렸고 소재업종과 통신업종, 소비업종은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는 강세 흐름을 나타낸 이후 쉬어가는 흐름을 보인다며 유가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항공주들은 실적 우려 등으로 대체로 약세 흐름을 보였다.

델타항공이 1.27% 하락했고, 사우스웨스트항공이 1.25%, 아메리칸항공이 1.19% 떨어졌다.

철강회사인 US스틸은 할인된 가격에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4.4% 하락했다.

온라인을 통해 음식점 등에 대한 후기를 제공하는 옐프의 주가는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 발표에 13% 급등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옐프의 목표주가를 기존 22달러에서 37달러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다.

BOA는 미국 고급 브랜드인 코치에 대한 투자의견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도 34달러에서 44달러로 올려잡았다. 코치의 주가는 2.3% 하락했다.

랄프로렌의 주가는 분기 순익이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웃돌아 8.5% 오름세를 보였다.

랄프로렌은 올해 회계연도 1분기 주당 조정 순익이 1.06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인 89센트를 넘어섰다.

월트디즈니의 주가는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BAM테크 지분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1.2% 올랐다.

미국의 지난 6월 채용공고는 고용시장 회복세를 시사했지만, 증시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주식 거래에 나서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거래량이 작은 상황에서는 증시의 상승이나 하락 움직임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주 들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거의 마무리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증시 거래량은 연간 최저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34% 오른 12.0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영국발 안전자산 품귀 현상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전일보다 3.6bp 내린 연 1.509%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 4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지난 이틀간 낙폭 7.8bp는 7월 5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2.4bp 하락한 0.690%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8bp 밀린 2.229%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전일 3년물 국채입찰 호조와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계획했던 영국 국채 매입규모를 물량부족으로 채우지 못한 여파가 지속해 상승 출발했다가 6월 채용공고 발표 후 오름폭을 줄였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지난주 예상 밖 7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의 호조로 내려갔던 국채가격이 회복하고 있다며 세계 성장 둔화 우려와 안전자산인 국채 물량부족 등이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풀이했다.

BOE는 전일 채권 매입프로그램의 하나로 시행한 국채매입을 완료하지 못했다. 부족 물량은 5천만파운드(6천500만달러)로 알려졌다. 이는 BOE가 앞으로 한도를 채우려면 국채값을 더 높이 쳐줄 것이라는 기대와 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를 불러일으켰다. 이 여파로 프랑스와 벨기에, 포르투갈, 아일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이 일제히 떨어졌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영국 단기 국채는 마이너스(-) 영역으로 진입했으며 10년 만기 수익률은 전일 0.567%에서 이날 한때 0.514%로 내렸다가 BOE가 국채매입이 순조롭다고 밝힌 후 0.547%에서 거래됐다.

노무라증권인터내셔널의 스탠리 순 전략가는 "선진국의 국채 강세장이 해외에서 지속하면서 미 국채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며 "이번 주말 나오는 7월 소매판매가 나올 때까지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고용 호조에도 다른 지표 부진 탓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것도 국채에 우호적인 여건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날 발표된 채용공고가 미국의 지난 6월 노동시장이 회복세를 지속한 것을 확인해준 것은 한때 채권매입 심리를 주춤하게 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실시한 입찰에서 4년 만에 최저 수준에서 국채 낙찰금리가 결정된 후 오름폭을 더 확대했다.

미국 재무부는 230억달러 어치의 10년 만기 국채를 연 1.503%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률은 2.43배를 나타냈다. 7월 응찰률은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2.2%를 보였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지난 5월과 6월에 이어 사상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7.6%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유럽중앙은행(ECB)과 BOE가 연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초저금리정책을 지속한다면 국채수익률이 큰 폭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입찰 후 전날보다 4bp가량 하락한 1.507%를 나타냈다.

전략가들은 선진국 국채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보임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신흥국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 추천이 줄을 잇고 있다고 소개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신흥국으로 향한 전체 포트폴리오 투자자금 흐름이 6월과 7월에 플러스(+)를 보였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는 3분기에 미국에서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더라도 올해 상반기 경기 약화 때문에 미 기준금리 인상이 12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은 다만 신흥국 채권 투자 시 조심해야 할 것은 세계 유동성 상황이 위험자산에 계속 우호적일지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내렸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1.2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84엔보다 0.58엔(0.57%)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7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15달러보다 0.0059달러(0.52%) 높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3.2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3.27엔보다 0.07엔(0.06%) 밀렸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005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0019달러보다 0.00034달러(0.02%) 상승했다.

달러화는 여름 휴가철로 거래가 별로 없는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 약화로 유로화와 엔화, 파운드화에 하락 출발했다가 6월 채용공고 발표 후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달러는 이번 주 들어 지난주 예상 밖 7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 호조로 올랐던 폭을 반납하고 있다.

이는 고용시장 호조에도 국내총생산(GDP), 생산성 등의 다른 지표 부진 탓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지는 탓이다.

웨스턴유니언의 조 매님보 분석가는 "미국의 2분기 생산성이 매우 낮은 것은 달러라는 돛단배에서 바람을 뺏는 격"이라며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를 뒷받침할 더 긍정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일 발표된 2분기 생산성은 3분기 연속 하락했다. 이는 1979년 이후 가장 긴 기간 떨어진 것이다.

또 이날 일부 언론이 일본은행(BOJ)이 9월 금융정책결정회에서 추가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한 것은 달러화의 대 엔화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발표된 채용공고가 미국의 지난 6월 노동시장이 회복세를 지속한 것을 확인해준 것은 달러 가치를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외환 전략가들은 아시아장에서 이번 주 11일 '산(山)의 날'부터 시작되는 일본 휴가시즌을 앞두고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처분한 데다 15일 미 국채 상환일에 앞서 일본 기관투자자들도 달러 매도세도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휴가철에 따라 큰 변동이 없는 가운데 유로화와 엔화에 낙폭을 유지했으며 영란은행(BOE)의 추가 통화완화 가능성이 있는 파운드화에는 보합권으로 회복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최근 달러에 대한 환 헤지 비용 증가가 미 국채 등의 투자수익률을 갉아먹고 있다며 이 점이 달러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채프델레인FX의 더그 보스윅 전무는 "환 헤지 비용이 미 채권과 달러를 해외 투자자들에게 덜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다"며 "미 국채는 특히 아시아 투자자들에게 그렇게 돼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증가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동결 합의에도 실행 가능성 약화 예상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06달러(2.48%) 낮아진 41.17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20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혀 개장 초부터 하락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에너지정보청(EIA)의 같은 기간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있어 좁은 폭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월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 회원국들의 산유량을 발표했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가 산유량을 늘렸다는 사실이 알려졌으나 이미 유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기 때문이다. 또 EIA의 원유재고 결과가 이날 시장의 최대 이슈로 부상한 때문이다.

7월 OPEC의 총 산유량은 전월 대비 하루 4만6천400배럴 늘어났다. OPEC의 14개 회원국 중 6개가 산유량을 축소했으나 총 산유량은 증가했다.

나이지리아의 7월 생산이 하루 4만1천배럴 감소한 반면 이라크는 7만4천배럴 늘렸다. 7월 사우디의 산유량은 하루 1천67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OPEC 회원국들이 생산하는 원유의 평균 가격을 나타내는 OPEC 바스켓(OPEC Basket)은 7월에 7% 하락했다. 예상보다 수요가 감소한 데다 휘발유 등 석유관련 제품들의 재고가 급증한 것이 OPEC 바스켓 약세를 부추겼다.

7월 OPEC 바스켓은 전월 대비 3.16달러 낮아진 42.68달러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 1월보다 60% 높은 수준이며 2015년 7월보다는 32.5% 낮은 수준이다.

이날 오전 10시(미 동부시간) EIA가 주간 원유재고는 발표한 뒤 유가는 원유재고 예상 밖 증가에도 휘발유 재고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감소세를 나타내 재고 발표 직전의 42.98달러에서 43.29달러로 오름폭을 늘렸다.

EIA는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106만배럴 증가한 5억2천36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80만배럴 감소였다.

현물 인도지점인 오클라호마 커싱지역의 원유재고는 116만3천배럴 늘어난 6천525만5천배럴이었다.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281만배럴 감소한 2억3천538만배럴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의 조사치는 80만배럴 감소였다.

주간 정제유 재고 역시 196만배럴 줄어든 1억5천120만배럴을 나타냈다. 애널리스트들은 5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의 93.3%보다 하락한 92.2%였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는 93.0%였다.

지난주 미국의 총 산유량은 하루 840만배럴을 나타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후 △ OPEC의 다음달 산유량 동결 합의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반응이 나온 데다 △ 휘발유 재고 감소가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 하락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고 △ 미국의 원유재고가 예상 밖의 증가세를 나타냈으며 △ 미국의 주간 산유량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데 따른 공급 과잉 우려가 부각돼 유가가 반락세로 돌아섰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4월 OPEC 석유장관 회동에서 산유량 동결 논의가 있었으나 7월 OPEC 산유량 등을 보면 어떤 합의를 보더라도 실질적 이행이 어려운 상황임이 확인됐다면서 따라서 9월 동결 합의가 나온다 해도 수사학적인 것에 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OPEC의 구두 개입 시도가 재차 나타나 유가가 40달러 위로 반등한 상황이지만 일정 부분 신뢰를 상실한 데다 원유재고 지속 증가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재고 리밸런싱 난망 등이 이날 유가 반락을 부추겼다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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