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2008년 후 약 8년 만에 산유량 감축에 합의하고 러시아까지 감산 의사를 밝히면서 9% 이상 폭등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OPEC 감산 합의로 에너지주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미국 국채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와 경제 지표 호조 영향으로 내렸다.

달러화는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미 국채수익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랐다.

이날 OPEC은 유가를 끌어올리고 원유시장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하루 산유량을 120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 수준이다.

OPEC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생산량을 하루 150배럴 감산한 바 있다. 이날 OPEC 감산 합의 이후 OPEC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 또한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이날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이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 가계들은 소득이 늘어나면서 2개월째 탄탄한 지출 성향을 나타냈다.

미 상무부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마켓워치 조사치는 0.5% 증가였다.

10월 개인소득은 0.6% 늘어났다. 애널리스트들은 0.4%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10월의 0.6% 증가는 4월 이후 최대다.

9월 개인소득은 기존 0.3%에서 0.4% 증가로, PCE는 0.5% 증가에서 0.7% 증가로 상향 수정됐다. 9월 PCE 0.7% 증가는 지난 2년래 두 번째로 큰 월간 증가 폭이다.

미국의 11월 민간부문 고용도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1월 민간부문 고용은 21만6천명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17만명을 웃돈 것이며 지난 6월 이후 최대치다.

11월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활동도 거의 2년래 최고로 올라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11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50.6에서 57.6으로 상승했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최고치이며 마켓워치의 시장 전문가 조사치 52.0도 웃돈 수치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다만, 지난 10월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주택 시장 개선세가 강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0.1% 상승한 110.0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코노데이의 조사치는 0.8% 상승이었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 연설 자료에서 연준이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지속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어 경기조절 정책 일부에서 벗어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언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야 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카플란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책 결정에서 투표권이 없지만, 내년 투표권을 갖게 된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피츠버그 강연 연설문에서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은 상승 기대가 커진 물가 압력, 자산 거품, 과열된 노동시장으로부터 미 경제를 보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제롬 파웰 연준 이사는 이날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연준 의장 발언과 점도표가 중요하다고만 발언했다.

연준은 또 이날 경기 평가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일부 기업들은 미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했지만, 미국 대부분 지역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했다고 진단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합의로 에너지주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포인트(0.01%) 상승한 19,123.5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85포인트(0.27%) 낮은 2,198.8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24포인트(1.05%) 내린 5,323.68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상승 출발해 장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S&P 지수는 내림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부터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에너지주가 OPEC 감산 합의에 급등세를 보였지만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강해지며 유틸리티와 통신업종이 약세를 보여 주요 지수 등락이 엇갈렸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4.8% 상승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고 금융업종도 1.3%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는 3% 넘게 내렸고 통신도 2% 이상 하락했다. 이외에 부동산과 기술, 헬스케어, 산업, 소비 등이 내렸다.

시장은 이날 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 결과와 경제지표,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 연설, 연준의 경기보고서 등을 주목했다.

뉴욕유가는 OPEC 회원국이 2008년 후 약 8년 만에 산유량 감축에 합의하고 러시아까지 감산 의사를 밝히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21달러(9.3%) 상승한 49.4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는 이달 5.5% 올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8.6% 반영했다.

웨어러블 카메라 제조업체인 고프로는 직원 15%를 감원하고 일부 사업을 정리한다는 소식에 1.5% 상승했다.

의류업체인 아메리칸이글은 쇼핑 시즌인 이번 분기 순익 전망치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 12% 떨어졌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OPEC의 감산 합의와 경제지표 호조가 시장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41% 오른 13.3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와 경제지표 호조 영향으로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7/32포인트 하락했고, 수익률은 6bp 오른 연 2.365%에 거래됐다. 이는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 수익률은 11월에 53bp가량 올라 2009년 12월 이후 한 달 기준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1.6bp 높아진 1.113%를 나타냈다. 2년물은 한 달 동안 26.4bp나 상승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6.4bp 상승한 3.017%에서 움직였다. 30년물은 이달에 42.8bp나 높아졌다.

국채가격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 기대로 유가가 급등한 것과 민간고용에 이은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 등의 지표 영향으로 하락 출발했다.

연준은 PCE 가격지수 상승을 기반으로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명분이 더 강해졌다.

RBC웰쓰매니지먼트의 크레이그 비숍 부대표는 "물가 압력이 이전보다 더 공격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기대는 연준에 금리를 더 빠르게 인상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며 "또 유가에 대한 낙관론도 물가 기대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11월 민간부문 고용이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번 주말 나오는 11월 비농업부문 고용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유가 상승과 PCE 가격지수 덕분에 국채시장의 '물가 거래'가 활기를 되찾았다.

10년 만기 일반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간 수익률 차이가 1.9%로 전일의 1.86%에서 확대됐다. 이는 앞으로 10년간 물가가 1.9% 오를 것이라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내다본다는 의미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달러 강세를 우려한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이 발표된 가운데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9.3% 오르고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의 매파 발언이 더 나왔지만, 낙폭을 소폭 줄였다.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피츠버그에서 가진 강연을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은 상승 기대가 커진 물가 압력, 자산 거품, 너무 타이트해진 노동시장으로부터 미 경제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스터 총재는 또 직접 미 대통령 선거 결과에 대해 명시하지 않았지만, 재정정책은 값비싼 대가를 치를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최근 이틀간 멈췄던 국채 매도세가 강해진 것에 대해서 주변에 불확실성이 큰 탓에 월말 포트폴리오 조정용 매수를 전일 이미 마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밀러 타박의 앤소니 카리다키스 수석 전략가는 "전체적으로 국채시장이 악재가 많은 환경에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미 경제 성장 호조와 물가 상승에 대비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지표나 상황 변화에 따라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략가들은 이날 트럼프 정부의 신임 재무장관으로 내정된 스티브 므누신의 발언도 국채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며 현재 최장기물인 30년보다 더 긴 만기물이 발행되면 기존 물량의 수요가 분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므누신은 미 경제방송 CNBC와 인터뷰에서 세법 개정이 차기 정부의 중요 사안이며 조달 비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현재 30년이 넘는 만기의 국채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다음날 발표되는 ISM 제조업 PMI, 그 다음 날 나오는 월간 비농업 부문 고용과 실업률을 지켜보고 있다.

마켓워치 예상치는 11월 ISM 제조업 PMI는 52.5, 11월 고용은 18만명 증가, 실업률은 4.9%로 조사됐다. 전월에는 각각 51.9와 16만1천명, 4.9%였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미 국채수익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4.41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12.42엔보다 1.99엔(1.73%)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59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645달러보다 0.0049달러(0.46%)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1.2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9.68엔보다 1.56엔(1.28%) 높아졌다.

달러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 감축 합의 기대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민간고용에 이은 10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 등의 지표 영향으로 미 국채수익률이 오르자 엔화와 유로화에 상승 출발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9.35% 올라 마친 가운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의 매파 발언이 더 나왔지만, 연준의 경기 진단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달러 강세에 대해서 우려하면서 엔화와 유로화에 오름폭을 줄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유가와 달러 가치가 동시에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앞으로 계속될지에 대해서 다양한 고민을 내놨다.

가이타메닷컴연구소는 통상 유가와 달러는 반비례했다며 "달러가 111.50~113.50엔에서 머무르는 동안 달러의 명쾌한 방향을 예상하는 것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연구소는 다만 최근 미 국채수익률과 달러 가치의 상관관계를 통해 유가가 달러에 영향을 줄 여지가 커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한 국채수익률은 달러를 다른 저금리 통화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TD증권의 네드 럼펠틴 전략가는 "유가 상승, 미 국채수익률 상승에 따른 실질 이자율의 상승 조합이 달러를 엔화에 대해서 높이고 있다"며 하지만 유가가 9%나 오른 것에 비해 달러는 상대적으로 강세 폭이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이 2008년 후 약 8년 만에 산유량 감축에 합의하고 러시아까지 감산 의사를 밝히면서 급등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4.21달러(9.3%) 상승한 49.44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9개월 만에 가장 큰 하루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는 이달 5.5% 상승했다.

유가는 OPEC 회원국이 하루 원유 생산량을 120만배럴 감축한 3천250만배럴로 제한하는 데 합의했다는 소식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OPEC은 유가를 끌어올리고 원유시장 영향력을 회복하기 위해 하루 산유량을 120만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 수준이다. OPEC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생산량을 하루 150배럴 감산한 바 있다. 이날 OPEC 감산 합의 이후 OPEC 비회원국 중 최대 산유국인 러시아 또한 감산에 나서겠다고 밝히며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내년 상반기 하루 산유량을 점진적으로 30만배럴까지 줄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를 제외한 OPEC 비회원국 또한 하루 산유량을 30만배럴 줄일 방침이다.

OPEC 회원국 중에서는 리비아와 나이지리아가 감산 대상에서 제외됐고 이란은 산유량을 제재 이전 수준인 하루 397만5천배럴까지 올리는 것이 허용된다.

OPEC 회원국들은 원유 가격 목표치를 배럴당 55~60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원유 생산에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의 경제를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유가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유가는 지난 2년 동안 급락세를 보이며 대부분 50달러선을 하회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OPEC이 감산에 합의한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회원국이 이날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25일로 끝난 주간 원유재고가 90만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휘발유 재고는 210만배럴 늘었고 정제유 재고도 500만배럴 증가했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는 같은 기간 원유재고가 71만7천배럴 줄었다고 발표했다.

S&P 글로벌 플랫츠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미국 주간 원유재고가 25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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