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급등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내년에도 상승세를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친김에 3.0%의 벽을 넘어설지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승폭은 '트럼플레이션(Trumpflation, 트럼프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효과)'의 강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최대 3.0%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과 관련해선 의문 부호가 붙는다. 전문가들의 평균 전망치는 2.70%다.

◇ 내년 1분기, 인플레 기대심리 최고 =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최고조에 이르며 이를 반영해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올해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년 대비 1.7%를 나타냈지만, 내년 1분기에는 2.00%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50달러를 넘어서고 각국의 재정정책 확대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채권은 만기 시 받을 금액이 정해져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지면 가격이 하락한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고 향후 기대 인플레 변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내년 10년물 금리 고점은 2.80% 선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2.2~2.3%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며 "채권시장이 이미 인플레이션을 일부 선반영한 상황에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강하게 발생할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의 상단은 트럼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도 최대 3.0%를 넘기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 트럼프 공약이행이 변수 = 전문가들은 내년 3월에 예정된 미국 연방부채 한도 증액협상이 미국 10년물 금리 방향을 예측하는 데 신호를 줄 것이라고 전했다.

윤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이 트럼프의 공약을 모두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무리하게 확대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약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5% 정도의 재정적자 확대를 결정한다면 10년물 금리가 3.0%를 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책의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보호무역 조치, 반(反) 이민 정책은 모두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하는 요인이지만, 의회와 타협하는 과정에서 공약의 상당 부분은 조정되며 완만한 리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만약 트럼프의 공약이 모두 이행될 경우에는 재정적자에 따른 국채 발행 증가로 미국 10년물 금리는 3.0%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국채발행 증가에 따른 수급 관련 노이즈가 현실화되면 2차 금리 상승은 불가피하다"며 "내년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최대 3%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슬비 삼성증권 연구원도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 강화 스탠스와 2018년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을 감안하면 내년 말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3.00% 도달도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 13곳이 예측한 내년 말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전망치의 중간값은 연 2.70%로 집계됐다.

BNP파리바와 스탠다드차타드(SC)는 내년 말 10년물 국채 금리가 3.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고, 소시에테 제네랄(SG)은 2.90%,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2.65%를 예상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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