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20세기 경제학계의 거목으로 꼽히는 미국 경제학자 케네스 애로가 2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州) 팔로알토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들은 그의 아들인 앤드루가 고인의 사망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전해지지 않았다.

51세였던 1972년 후생경제학과 일반균형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애로는 현재까지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돼 있다.

애로를 "20세기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이론가"로 극찬했던 최초의 미국인 노별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1970년 수상)은 "빙고와 주식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보험, 메디컬케어, 처방의약품 테스트에 대한 경제학은 애로 이후 (그의 이전과 비교해) 전혀 같지 않을 것"이라고 쓴 바 있다.

뉴욕의 루마니아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1921년 태어난 애로는 뉴욕시립대를 졸업한 뒤 컬럼비아대에서 수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도중 미 육군 항공단에서 기상장교로 복무를 마치고 컬럼비아대로 돌아와 1951년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애로는 박사학위 논문을 확장한 저서인 '사회적 선택과 개인적 가치'(1951년 출간)에서 몇 가지 합리적인 조건들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투표제도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함으로써 명성을 얻었다.

이것이 그의 이름 옆에 항상 붙어 다니는 '불가능성 정리'로, 애로의 이 같은 연구는 경제학이 사회과학 전반으로 연구 범위를 넓히는 데 중요한 계기 중 하나가 된다.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아우만은 워싱턴포스트에 "불가능성 정리는 경제적·정치적 이론과 실천을 근본적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애로는 불가능성 정리로 1957년 미국경제학회(AEA)가 2년마다 경제학 발전에 기여한 40세 이하의 경제학자에게 주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그는 경제학자로서의 경력 동안 대부분을 스탠퍼드대학에서 교수로 지냈고 1991년 은퇴했다.

대학원 시절 그의 가르침을 받은 학생 중에서는 존 하사니, 에릭 매스킨, 로저 마이어슨, 마이클 스펜스 같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배출됐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애로의 외조카로, 애로는 서머스 전 장관의 삼촌인 폴 새뮤얼슨과는 사돈지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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