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코스피가 대형주를 중심으로 연중 최고치 기록을 연일 경신한 데 따라 대형주 펀드 투자자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주식형 펀드(설정액 300억원 이상)의 최근 1개월간 평균 수익률은 3%로, 최근 1주일 수익률도 2.53%를 나타냈다. 중소형 주식형 펀드가 같은 기간 각각 '-0.05%'와 0.36%에 머문 것과 대비된다.

일부 대형주 펀드는 최근 1개월 수익률이 8%에 육박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의 수익률이 최근 크게 뛰어오르며 관련 펀드도 쏠쏠한 성과를 내는 셈이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그룹'과 'KODEX 삼성그룹밸류'는 각각 7% 후반대의 수익을 올렸고, 동양자산운용의 모아드림삼성그룹은 6.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과 '한국투자삼성그룹 적립식' 등의 펀드들도 각각 6% 이상의 수익률로 업계 최상위권의 실적을 나타냈다.

설정액 300억원 이상의 대형주 펀드 가운데 수익률 16위권까지의 펀드가 모두 삼성그룹과 관련한 상품이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한 대형주 펀드의 수익률 제고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정책에 이어 이익 개선 기대감 등에 대형주 쏠림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등 IT 업종을 중심으로 실적 기대가 커지며 대형주 펀드 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형주가 작년부터 안정적인 수익을 보여 저평가 종목을 중심으로 대형주 펀드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며 중소형주 펀드에서도 대형주 비중을 크게 늘리는 사례가 많다"며 "증시가 특정 업종 중심으로 강해진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수요와 공급 논리로만 본다면 주가수익비율 10배 내외에 불과한 현 가격에서도 주가는 분명 싸다"며 "삼성전자의 랠리는 230만~250만원 수준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대형주의 수익률 쏠림이 증시 전반적인 조정 압력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주와 중형주의 3개월 누적 수익률 격차가 7%포인트로, 지난 2012년 이후 강화 국면의 상단까지 확대된 상황"이라며 "이런 대형주 쏠림 현상의 해소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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