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케어 불확실성에 뉴욕 증시 랠리 제동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올해 1분기 글로벌 투자자들이 강하게 베팅했던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5주 만에 약 10조원 가량의 강한 자금 이탈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트럼프 케어' 법안 상정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지난주(16~22일) 미국 주식형 펀드에서 한 주 만에 90억9천900만 달러(약 10조 2천136억 원)의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뉴욕 증시를 이끌어왔던 '트럼프 랠리'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트럼프 케어는 '오바마케어'의 대체법안으로, 지난 23일 하원 표결 예정이었지만 의회 통과에 필요한 공화당 내 찬성표를 모으지 못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법안 상정이 철회됐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가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1주일간 글로벌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의 자금 유출입 내역을 집계한 결과, 선진국의 주식형 펀드에서 총 39억8천4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이 가운데 북미 지역에서 무려 90억9천900만 달러가 이탈하며 자금 유출을 주도했고, 서유럽 지역에서 7억6천9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글로벌(Global·선진국 전역에 투자) 펀드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는 각각 31억9천900만 달러, 26억8천500만 달러가 들어왔지만, 선진국 전체적으로는 순 유출 세를 보였다.

김진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북미 지역의 자금 이탈은 지난주 트럼프 케어의 의회 통과가 지연된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다른 정책 시행도 연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수명 삼성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랠리 지속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낮아졌고 달러 약세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도 동시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면, 선진국의 채권형 펀드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큰 폭의 자금 유입세를 보였다.

북미 지역으로 54억2천200만 달러가 들어왔고, 글로벌 펀드로 20억7천500만 달러,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4천600만 달러가 유입됐다. 반면, 서유럽 지역에선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하며 선진국 내 유일하게 24억3천400만 달러의 순 유출 세를 기록했다.

김수명 연구원은 "북미 지역으로 자금이 강하게 유입되며 선진국 전체적으로 일주일 만에 순유입세로 돌아섰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자금 유입 규모는 작지만 9주 만에 순 유입세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블랙록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미국 채권 수익률이 대기업의 배당 수익률을 웃돌면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신흥국은 이머징 전반에 투자하는 GEM 펀드를 중심으로 주식과 채권형 펀드 모두 유입세를 보였다.

신흥국의 주식형 펀드에선 총 28억8천100만 달러의 순유입세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GEM 펀드로 31억100만 달러, EMEA(Europe, MiddleEast, Africa)로 1억2천200만 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에선 2억1천600만 달러, 중남미 지역에서 1억2천500만 달러가 빠져나갔다.

김 연구원은 "GEM 펀드는 작년 8월 이후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며 "다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에선 국가별로 로컬 펀드서 자금 유출을 보이며 5주 만에 순 유출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신흥국의 채권형 펀드에선 GEM 펀드로 24억5천600만 달러,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로 1억4천200만 달러, 중남미 지역으로 1억1천200만 달러, EMEA로 3천800만 달러가 유입됐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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