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중국 등과 양자간 협정 협상 재개할 수 있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개정(revamp)하기 위한 논의를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스 장관은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양자간 무역협정을 협상하고 싶다고 말해온 것과 관련해 구체적 계획을 묻는 질문에 영국과 유럽연합(EU)을 거론한 뒤 한국에 대해 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한미 FTA 개정 논의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는 "잠재적으로 한국을 재개하는 것(potentially reopening South Korea)"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 장관은 오바마 이전 행정부에서 완료되지 않은 EU와의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중국과의 양자간 투자협정(BIT) 협상을 재개하는 데도 트럼프 행정부는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TTIP 협상은 중단된 것이지 결코 취소된 게 아니라면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다르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TPP 탈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로스 장관은 영국과의 양자간 협정은 우선순위가 낮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영국은 우선 EU와 브렉시트 협상을 해야 하고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에서다.

로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무역 조치들을 잇달아 내놓은 뒤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해치는지에 대해 조사하라고 상무부에 명령했고, 상무부는 전날 캐나다산 소프트우드 목재 수출에 보조금이 부당하게 제공되고 있다며 2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로스 장관은 인터뷰에서 이 같은 조치들은 앞으로 몇달내 시행될 적극적인 무역 집행 전략의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반도체와 조선, 알루미늄 등은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조항은 국가안보 보호를 위해 무역장벽을 세우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주 철강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지시할 당시 철강과 알루미늄, 자동차, 항공기, 조선, 반도체 등을 무역 어젠다 관련 '핵심 산업'으로 지정했다.

로스 장관은 조선에 대해 "본질적으로 무너졌다"고 지적한 뒤 조선이 산업으로 분명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조선)도 우리가 들여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스 장관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은 올해 안에 개정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여름 예정된 멕시코 대선을 언급하면서 "12월을 훨씬 넘기게 되면 멕시코 의회의 비준을 받기가 정치적 관점에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와 관련, 무역협정 협상 개시 전 90일 전 의회에 통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나프타 개정 협상은 일러도 7월 말까지는 시작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로스 장관은 이달 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한 결과가 없지만 절차가 진행 중"이라면서 "좋은 출발"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 재무부가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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