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네트워크와 트랙 레코드 등을 고려할 때 이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붙어 볼 만한 상황입니다."

현재 자기자본 규모 등에서 국내 초대형 IB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받는 미래에셋대우는 본격적인 글로벌 경쟁을 대비하고 있다.

김상태 IB1부문 대표(부사장)는 27일 "아직 글로벌 시장과 비교할 때 한국 IB가 여전히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미래에셋대우는 트랙 레코드를 착실히 쌓아가고 있고 세계 16개국에 조직 그룹사가 나가 있다"고 설명했다.

IB의 역할이 그동안 단순한 중개나 주선 역할에 그쳤지만, 자기자본 확충과 함께 하반기부터 국내 초대형 IB가 탄생하며 경쟁 체계를 갖추게 됐다는 얘기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국내 기관 중에는 초대형 IB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다는 자부심이 상당하다.

김 부사장은 "대우증권으로 산업은행 밑에 있을 때와 소유주 조직이 됐을 때와의 차이도 크다"며 "의사결정과 조직 방향성 설정이 일관되고 신속하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신나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우량 자산이라고 하면 소위 말해 통 크게 지를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자부했다.

특히, 기존의 정형화된 딜에서 벗어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과거에는 기관투자자 등 고객을 상대로 판매할 경우 왜 너희는 투자를 안 하느냐는 반문을 들을 때가 많았다"며 "이제는 절반은 우리가 투자하고 절반은 판매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여타 대형사와 달리 초대형투자은행추진단이라는 별도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에 두고 있다. 추진단은 구체적으로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자금조달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한 상태다.

추진단장을 맡은 채병권 전무는 "발행어음은 관련 전산 개발이 어느 정도 진도가 나가있다"며 "이르면 7월말 관련 업무가 시작되면 운용 조직도 본격적으로 꾸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향후 자금조달 방법이 다양해지는 만큼 궁극적으로 타사 대비 경쟁력 있게 수신을 할 수 있는지를 관건으로 보고 있다.

채 전무는 "수신과 동시에 얼마나 경쟁력있는 운용 대상을 찾아 고객에게 수익률을 돌려주느냐도 중요하다"며 "해외 우량 자산을 어떤 식으로 소싱(sourcing)해서 고객에게 차별화된 상품 공급하는지 우리만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역량을 발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현주 회장은 글로벌 IB와 경쟁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의 아이디어를 가진 회사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동시에 해외기업 M&A에도 동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신성장산업 M&A 기업의 관심이 많아져서 국내보다 해외에서 '메가' M&A 딜이 많아지고 있다"며 "국내 다른 기관보다 많은 자기자본을 활용해 글로벌 인수금융에 주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김 부사장은 "항공기 금융과 에너지 인프라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항공리스 회사에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 출자가 되어 있고, 한국전력과 전력 펀드를 만들어 운용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어서 "신흥 시장에서 괜찮은 상장사들에 메자닌 투자 기회를 만들어 볼 것"이라며 "일부는 회사가 투자하고 일부는 판매하는 방식으로 관련 상품을 내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1989년 대우증권 인수공모부에서 시작해 30년 가까이 IB 한길을 걷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IB 분야에 있어 단순히 자기자본의 양적 경쟁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욱 다양한 특화 상품을 개발해나갈 것이라는 게 김 부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초대형IB를 정부가 육성하는 것은 결국 증권사가 1금융권인 은행과는 체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며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뭔가 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제고하는 게 사회의 전체적인 부를 증대시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좋은 투자 건이 있으면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회사와 고객이 모두 투자해 일종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게 IB의 궁극적인 역할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태 부사장은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2007년부터 메리츠종금증권 IB사업본부장과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파트장 등을 역임한 뒤 2015년 대우증권 IB사업부문 대표로 복귀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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