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통신 기본료 폐지 문제가 업계에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이동통신사들이 2분기에 호실적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적 개선세가 이어질 경우 기본료 폐지에 대한 압박 수위가 더욱 높이질 수 있어 이통 3사는 좋은 성적표를 마냥 반길 수는 없는 처지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원을 무난하게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2개월 사이 증권사들이 제시한 이통 3사의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이통 3사는 2분기에 1조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둔 영업이익 1조145억원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뚜렷한 호재가 없는 시장 상황 속에서 선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가장 최근 발간된 증권사 보고서에서는 KT를 제외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하나금융투자는 SK텔레콤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전년 같은 기간보다 7.6% 늘어난 4천385억원으로 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 증가한 2천1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다만, 작년 2분기 눈에 띄는 실적을 냈던 KT는 영업이익이 4천113억원에 그치면서 이익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증권사의 김홍식 연구원은 "2분기에도 통신 3사는 양호한 실적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며 "3사 영업이익 합계는 1조6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통사들의 실적 호조가 점쳐지는 이유는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영업비용 통제에 성공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8 출시 이후 이동통신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였지만, 선택약정할인 가입자가 늘면서 1인당 지원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에게 지원금 하락은 마케팅 비용 감소를 의미한다.

하지만 통신업계는 이 같은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통신 기본료 폐지 공약 실현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은 자칫 역풍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과 시민단체에서는 이통사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수조원대에 이른다는 점에서 기본료를 폐지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이통 3사는 월 1만1천원을 기본료 폐지 명목으로 일괄 인하할 경우 지난해 기준 수입 감소액이 7조9천억원에 달해 적자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이통사들 이익에만 도움이 된다는 주장 탓에 한동안 실적 시즌마다 어려움을 겪었다"며 "기본료 폐지 문제도 당장 수익과 직결되는 이슈이기 때문에 실적 발표 이후 난감한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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