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종합주가지수가 장기 박스권을 뚫고 3,000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금융투자업계에서 하나둘 제기되고 있지만, 파생상품 시장에선 신중론이 팽배하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점에서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나 신규 발행에 나서기보다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월 들어 새로 발행된 ELS 규모는 3조2천억원으로 지난 4월 5조3천205억원보다도 40%가량 줄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적은 규모다.

조기 상환 금액은 3조3천633억원을 나타냈으나 상환이 곧 추가 발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LS 신규 발행이 줄어든 이유는 코스피200지수가 연이어 신고가 랠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200은 ELS 기초 자산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지수 중 하나다.

즉, 그동안은 다른 국가 지수 대비 코스피가 저평가됐고 박스권에 갇혀있었기 때문에 녹인(knock-in)이나 녹아웃(knock-out) 배리어를 설정하기가 용이했는데 최근 지수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손실이 나는 상ㆍ하한선을 결정하기가 어려워졌단 의미다.

코스피는 지난해 4~5월까지만 해도 1,980~1,990선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등 대형주 랠리에 최근 정권 교체까지 이뤄지면서 코스피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2,370선까지 갔다.

다른 주요 기초자산까지 역사적 고점에 이른 점도 발행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ELS 기초자산으로 대거 사용된 중국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는 지난해 2월 7,500선 밑으로 내려갔다가 현재 1만선을 회복했으며 유럽의 유로스톡스(Eurostoxx) 50지수도 지난해 6월 1,000포인트대에서 이달 기준 1,380선까지 올랐다.

한 증권사 경영기획 파트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증시가 ELS 트레이딩에 유리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수가 거의 꼭지에 올랐다는 판단, 연일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어 추가로 얼마나 더 갈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는 점에 새로 ELS 사업을 하려는 경우에는 반려되기도 하고 ELS 신규 발행도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증권사 파생상품 관계자는 "코스피가 고점을 돌파하면서 투자자들도 추가 상승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추이를 보며 ELS 투자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해외 지수 비중이 많이 늘어나긴 했으나 여기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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