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개인 투자자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완판'됐다. 은행 예금금리가 2% 내외를 이어가는 초저금리 시대에 연간 6%에 육박하는 고금리로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관투자자들이 고금리의 아시아나항공 회사채에 대한 투자를 꺼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6일 아시아나항공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달 31일 48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수요예측을 거쳐 전부 증권사의 리테일 부서에 뿌려졌다. 증권사는 아시아나항공의 회사채를 지점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 판다.

아시아나항공 회사채가 인기를 끈 이유는 연 5.8%에 달하는 금리 덕분이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가 2%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일선 지점에서는 아시아나항공 회사채를 사들이기 위해 3% 중반 수준에서 대출을 받은 뒤 차익을 거두려는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려 2% 선을 훌쩍 넘는 금리 차(差)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거두는 셈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회사채,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은 최고 6%에 육박하는 금리 덕에 개인투자자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3월 말 기준 4조2천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756%, 차입금의존도는 59% 수준이다. 차입금 가운데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성 차입의 비중은 43.5%다.

이에 국내 신용평가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BBB'로 투기등급인 'BB'보다 겨우 한 두 단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미래 환경도 낙관적이진 않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019년 새 리스 회계기준(IFRS)을 도입할 예정인데, 현시점을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1천%를 웃돌게 된다. 새로운 회계기준에서 운용리스가 모두 부채로 잡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채권자의 조기 상환 요청이 나올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에 48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채비율을 1천% 이하로 유지하겠다고 확약했다.

1년 반 안에 획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시아나항공은 이런 조건으로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조기상환 요청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발행한 ABS(색동이18차유동화전문회사)도 신용등급이 'BB+'로 떨어지면 조기상환이 가능하도록 계약서에 넣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항한공 ABS에도 없는 트리거 조항을 아시아나항공은 투자자에 쥐여주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져 조기상환 요청이 들어오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는 다른 기업보다 가파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나항공도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의 상장을 추진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장 과정에서 구주 매출을 통해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중ㆍ장기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은 요원하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국적항공사이기 때문에 설마 큰일이 벌어지겠느냐는 인식이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저변에 깔린 듯하다"며 "당장 디폴트 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투자는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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