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더블스타가 글로벌 타이어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눈독을 들였던 금호타이어를 진짜로 포기할지 관심이다.

채권단은 지난 5일 더블스타의 인수 제안서를 거부하는 안건을 올렸다. 더블스타가 수정 제안을 하지 않으면 매각이 무산된다. 결과적으로 더블스타의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에 군침만 흘리다 빈손으로 떠나게 되는 셈이다.

7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내주 초 더블스타에 매매계약 해제 합의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더블스타가 합의서에 서명하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사라진다.

그러나 일단 우선협상자의 지위는 이달 23일까지 유지된다.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고 이 기간 내 더블스타가 새로운 제시안을 제출하면 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 우선협상자 지위의 기간을 늘리는 것도 채권단 결의로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무엇보다 더블스타는 지난 2015년부터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로스차일드, 삼성증권을 통해 금호타이어 인수전을 대비했다.

법적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 세계 3대 로펌인 클리포드찬스, 태평양도 영입하는 등 인수 의지는 최고였다. 이런 이유로 채권단도 지난해 공고를 내고 금호타이어 매각에 나섰을 때 더블스타의 인수 가능성을 크게 봤다는 후문이다.

최근 더블스타의 연이은 가격인하 요구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반적으로 인수ㆍ합병(M&A) 협상 기간에 적자가 나면 해당 분만큼 가격을 깎아주는 게 없지 않기 때문이다. 매물의 현금흐름을 유심히 보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금호타이어는 시시각각으로 유동성이 악화했다. 7일 현재 금호타이어의 유동성을 다시 한 번 바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반기에만 금융권 여신이 1천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는 더블스타가 '3분기 실적이 부진할 시 800억원을 깎아달라'는 조건부 인수를 제시한 데 주목한다. 3분기 실적이 흑자로 전환하면 더블스타는 기존의 약속대로 8천억원에 인수하는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더블스타는 조금이라도 가격을 깎고 싶어서 800억원 인하를 요구한 거지, 그런 제안만으로 인수 의지가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추가 인하 요구를 철회하고, 직원의 고용보장 등을 강화하는 조건을 제시한다면 재협상 여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채권단도 내심 더블스타가 '채권단의 면'을 세워주길 바라는 눈치다. 이미 1천550억원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해준 데다 상표권료 보전으로 2천7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헐값 매각'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게 해주길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 고용 안정 측면에서 더블스타의 전향적인 태도를 기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채권단은 5년간 구조조정을 금지하고, 고용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직 매각 무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영정상화를 원하는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협상을 이어가길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더블스타가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더블스타가 그동안 협상 과정에서 상당히 지쳐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더욱이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인 "가장 좋은 것은 그쪽(박 회장)에서 어떻게 해서 컨소시엄을 형성하는 것"에 황당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 하는 정부가 박삼구 회장의 편을 들어주면서 더블스타의 인수의지도 크게 떨어졌다는 게 설명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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