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닛케이 지수가 약 20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엔화 약세는 제한돼그동안 일본 시장에서 나타났던 '엔화 약세=주가 상승' 구도가 무너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는 전장 대비 0.28% 오른 20,881.27을 기록했다. 마감가 기준으로 지난 1996년 12월 5일 이후 최고치다.

반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 9월 말부터 112~113엔대를 맴돌고 있다.

엔화 약세와 주가 강세의 상관관계가 주목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아베노믹스 장세 초반부터였다.

당시 일본 정부의 대규모 재정투입과 중앙은행의 금융완화로 일본 금융시장은 엔화 약세·주가 강세로 들썩였다.

닛케이 지수가 전고점을 기록했던 2015년 6월 엔화 가치는 미국 금리 인상 전망까지 겹쳐 달러당 125엔대로 약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급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예전과 지금이 다른 점은 주가 상승률과 이에 따른 해외 투자자들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해외 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투자할 때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게 되는데 그 상황에서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 달러 기준으로 본 평가액은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엔화 약세 전망이 강했던 당시에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억제하기 위해 헤지를 거는 경향이 강했다.

이 상황에서 주가 상승으로 얻은 투자이익이 많아지자 해외 투자자들은 해당 이익분을 본국으로 돈을 송환하기 위해 엔화 매도·달러 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신문은 현재의 일본 주가 상승률이 환율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가 않다고 지적했다.

닛케이 지수는 2012년 말부터 1년간 약 50% 급등했지만 올해 상승률은 10% 미만이다.

결과적으로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엔화 매도가 예전만큼 급증하기 어렵다는 게 신문의 분석이다.

미국 국채 금리 동향도 변수다. 니혼게이자이는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미일 금리차 확대 기대감이 나오지 않으면 엔화 매도세도 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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