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일본은행(BOJ)은 16일 주요 정책금리 목표를 모두 동결하고 연간 국채매입 규모를 80조엔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BOJ는 이날 이틀 일정의 정례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당좌계정 일부에 종전대로 마이너스(-) 0.1%의 금리를 적용하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계속 유지되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좌계정 일부에 적용되는 금리는 BOJ가 작년 9월 도입한 '장단기금리 조작(수익률곡선 제어)' 정책상의 단기금리 목표이며,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기금리 목표이다.

BOJ는 수익률곡선 제어를 위해 실시하는 연간 국채 매입 규모도 80조엔으로 유지했다.

이 밖에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매입액도 각각 6조엔과 900억엔으로 묶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9명의 BOJ 금융정책 결정위원 가운데 7명은 찬성표를 던졌고, 매파로 분류되는 기우치 다카히데 위원과 사토 다케히로 위원 등 2명은 지난번 회의에 이어 반대표를 행사했다.

BOJ의 현행 정책 유지는 대부분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해왔던 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가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내 두 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BOJ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에 여전히 크게 못 미치고 있어 정책 수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BOJ의 기준 물가지표인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신선식품 제외)는 지난 4월 전년대비 0.3% 상승하는 데 그쳤다.

다만 미국과의 통화정책 격차가 점점 확대됨에 따라 BOJ가 '출구전략'을 머지않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BOJ는 이날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를 "완만한 확대로 돌아서고 있다"로 유지했다.

'확대'라는 단어는 지난 4월 회의에서 경제평가가 상향되면서 2008년 초 이후 처음으로 사용됐다.

해외 경제에 대판 평가는 "대체로 완만한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로 상향됐다.

4월 회의에서 "신흥국 경제가 부분적으로 여전히 둔하지만 완만한 속도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했던 것에 비해 보다 긍정적인 톤으로 수정된 것이다.

개인소비에 대한 평가는 "탄력적이었다"에서 "탄력성이 증대했다"로 상향됐고, 수출에 대한 평가는 "증가 추세에 있다"로 유지됐다.

BOJ는 "일본 경제는 완만한 확장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을 되풀이했다.

인플레이션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장단기금리 조작과 자산매입을 지속한다는 종전 입장은 재확인됐다.

이날 BOJ의 현행 정책 유지 발표 후 달러-엔 환율은 0.2% 안팎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갔다.

이 환율은 오후 12시 37분 현재 뉴욕 전장대비 0.23엔 오른 111.16엔에 거래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오후 3시 30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결정 내용에 관해 설명할 예정이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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