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일(미국시간) 미국 국채가격은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와 독일의 정치 불확실성 사이에서 혼조를 보였다.

달러화는 독일발 유럽 정치 불안에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상승 등으로 올랐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통신주 강세와 기업 인수·합병 호재, 경제지표 호조로 올랐다.

뉴욕유가는 이달 30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회동을 앞둔 관망 속에 소폭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미국 세제개편안의 진행 상황을 주목했다.

지난주 하원은 공화당 지도부가 제출한 세제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재무위원회도 세제안을 표결했다. 하지만 양측의 세제안이 일부 다른 내용을 담고 있어 대통령이 서명하려면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제안 의회 통과를 위해서 문제가 된 오바마케어의 개인 의무조항 폐지를 포기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미국 재무장관 스티븐 므누신은 대통령이 세제안을 크리스마스까지 서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공화당의 수전 콜린스 상원 의원은 상원 재무위를 통과한 세제안에 대해서 우려를 보였고, 론 존슨 상원 의원도 세제안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독일의 연립정부 협상 결렬 소식도 유럽발 정치적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의석은 전체 709석 가운데 246석에 그쳐 극적으로 연정 협상이 재개되지 않으면 메르켈 총리는 소수 정부를 구성하거나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메르켈 총리의 정치 지지기반 약화는 유럽 분열에 대한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공영방송 ARD에 출연해 "소수 정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라며 재선거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날 콘퍼런스보드의 지난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1.2% 올랐다. 시장 전망치는 0.9% 상승이었다. 선행지수는 지난 9월과 8월에 각각 0.1%와 0.4% 올랐다.

콘퍼런스보드의 아타만 오질디림 디렉터는 "선행지수는 허리케인 영향이 사라지면서 가파르게 올랐다"며 "하부지수들의 광범위한 강세는 미 경제의 탄탄한 성장세가 연말 연휴와 새해까지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내년 2월이 임기 만료인 의장직뿐 아니라 2024년 1월 말인 연준 이사직에서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오는 23일 추수감사절 뉴욕 금융시장은 휴장하며 다음 날은 조기 폐장한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통신주 강세와 기업인수합병 호재, 경제지표 호조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2.09포인트(0.31%) 상승한 23,430.3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9포인트(0.13%) 높은 2,582.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2포인트(0.12%) 오른 6,790.71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지수는 기업 인수·합병 호재에 상승 출발한 후 장중 내내 횡보하다가 오름폭을 낮추며 마쳤다.

시장은 주 후반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기업 소식과 세제개편안 추진 과정,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뉴욕증시는 오는 23일 추수감사절로 휴장하며 다음 날에는 오후 1시에 조기 폐장한다.

이날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마벨(Marvell) 테크놀로지는 동일 업종 기업인 캐비엄(Cavium) 인수 협상을 타결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7.3% 올랐다.

캐비엄 주가는 11% 뛰었다. 인수 규모는 60억 달러 규모로 알려졌다.

IBM과 버라이즌 주가가 각각 1.4%와 2% 올라, 다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IBM은 투자전문지에서 주가가 앞으로 12개월간 30% 오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웰스파고 증권이 버라이즌에 대한 투자의견을 '수익률 상회'로 올리면서 버라이즌 주가도 2% 올랐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도 구겐하임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매수'로 높임에 따라 주가가 2.4% 올랐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델파이 오토모티브도 4% 상승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델파이 주식을 '중립'에서 '매수'로 재평가했다.

미국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등급을 낮춘 여파로 주가가 내렸다가 0.01% 상승으로 반등해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0.9%, 금융 0.5%, 산업 0.4% 순서로 올랐다. 반면 헬스케어와 유틸리티가 0.4%와 0.3%씩 내려 낙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 후 뉴욕증시의 상승 동력이던 세제안도 관심을 받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주 후반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둔 데다 세제안도 연휴 뒤에 본격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또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도 주중에 예정돼 있지 않아 주식 거래량이 점점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거래일이 적은 만큼 거래량도 줄면 변동성이 큰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러면 시장은 지정학적 이슈나 세제안 관련 재료 등에 더욱 반응하게 된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1.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51% 내린 10.80에서 움직였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세제개편안에 대한 기대와 유럽 지정학적 불안 사이에서 혼조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8bp 오른 2.370%에서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5bp 상승한 1.754%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0.1bp 낮은 2.789%에서 거래됐다.

채권 가격은 수익률과 반대로 움직인다.

국채가는 독일의 연립정부 협상 결렬 불안으로 커진 안전선호가 약해지며 간밤의 강세에서 약세로 반락하며 출발했다.

지난 주말 국채가는 미국 정치 불안과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 속에서도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오르는 혼조세를 지속했다.

금리 전략가들은 이날 경제지표 발표가 거의 없어서 시장 재료는 의회의 세제개편안 처리와 뉴욕증시 등의 위험자산 가격 동향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독일 연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유럽발 정치 불확실성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의 의석은 전체 709석 가운데 246석에 불과하다. 사실상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 지지기반 약화는 다시 유럽 분열에 대한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의 틸맨 갤러 전략가는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약해진 것 같다"면서 "이는 독일의 정치적 상황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갤러 전략가는 "현재 스페인의 카탈루냐 위기와 이탈리아 총선에서 유럽 회의주의 정당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 그리고 독일의 정치적 상황은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운다"면서 "따라서 최근 유로존의 경제 모멘텀 회복에도 이는 유로화에 역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지난 10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2% 올랐다고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것도 국채가 하락에 일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는 0.9% 상승이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가 지속하는 가운데 횡보했다.

채권 전략가들은 이번 주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있다며 의회의 세제개편안 처리와 뉴욕증시 등의 위험자산 가격 동향, 22일 공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시장 재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이체방크는 궁극적으로 "세제안에 대한 반대가 늘어난다면 오바마케어 문제 및 세금 감면의 축소와 관련해 양쪽 모두를 달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략가들은 또 수익률 곡선 평탄화 거래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국채수익률 곡선이 전에 없이 평평하게 이어지는 것은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라며 지금까지 투자 기회를 놓쳤더라도 떨어질 때 사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권고했다.

은행은 미 국채 2년과 30년물의 스프레드 하락에 베팅하라며 이 스프레드가 20일 104bp로 지난 10년 사이 바닥으로 떨어졌으나, 연말에 80bp까지 더 주저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은 그간 침체를 예고해온 수익률 곡선 역전을 연준이 방치할 리가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믿는 구석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독일발 유럽 정치 불안에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상승 등으로 올랐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63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2.08엔보다 0.55엔(0.4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72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94달러보다 0.0067달러(0.57%)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2.1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2.19엔보다 0.09엔(0.06%) 밀렸다.

달러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연립정부 실패에 따른 반작용과 뉴욕증시 강세로 엔화에 상승했다.

지난주말 달러화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 불안과 뉴욕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내렸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미 특검이 지난달 트럼프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여러 고위 관계자들에게 러시아와 관련된 서류 및 이메일을 제출하라고 명령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독일 연정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재선거 가능성과 냉각기 이후 재협상, 사회민주당과의 대연정 협상, 과반 미달의 소수 정부 등이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다.

유로화는 독일 정치 불안으로 이날 한때 달러화에 일주일 새 최저인 1.1722달러로 내렸다가 1.1807로 반등한 후, 다시 거래 수준을 낮췄다.

사실상 유럽연합(EU)을 이끄는 지도자로서 메르켈 총리의 정치 지지기반 약화는 다시 유럽 분열에 대한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

네덜란드 은행 ING는 유로화가 독일의 연립정부 협상 결렬 등 정치 불안에도 달러화에 1.1720달러와 1.1700달러 지지대 위에서 머물 것이라며, 이번 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화에 대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ECB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이 오는 23일 공개될 예정이다. 하루 앞서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도 나올 예정이다.

은행은 유로화가 1.15~1.20달러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핸텍 마켓츠의 리처드 페리 분석가는 "메르켈이 독일 총리 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매우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매뉴라이프 자산운용의 박기수 세계 채권 매니저는 "이는 유로존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는 큰 우려 거리"라며, 유로화가 단기적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뉴욕증시 상승세 지속 속에 엔화와 유로화에 소폭 더 오름폭을 높였다.

외환 전략가들은 또 이번 주 주요 미 경제지표 발표가 거의 없는 데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서 시장 재료는 의회의 세제개편안 처리와 뉴욕증시 등의 위험 자산 가격 동향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략가들은 독일의 정치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JP모건에셋매니지먼트의 틸맨 갤러 전략가는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약해진 것 같다"면서 "이는 독일의 정치적 상황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갤러 전략가는 "현재 스페인의 카탈루냐 위기와 이탈리아 총선에서 유럽 회의주의 정당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 그리고 독일의 정치적 상황은 유로존의 정치적 불확실성을 키운다"면서 "따라서 최근 유로존의 경제 모멘텀 회복에도 이는 유로화에 역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이달 30일로 예정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회동을 앞둔 관망 속에 소폭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만기인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6센트(0.8%) 내린 56.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1월물 WTI 가격은 전장보다 29센트(0.5%) 하락한 56.42달러에 마쳤다.

이날 시장은 감산연장 등을 논의할 OPEC 회동을 앞두고 거래가 많지 않았다.

OPEC 등 주요 산유국은 올해 초부터 하루 생산량은 180만 배럴 줄이기로 하고 이를 이행 중이다. 당초 합의는 올해 상반기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시장 추가 안정을 돕기 위해 합의가 내년 3월까지로 연장됐다.

30일 회동은 내년 3월 이후까지 감산을 연장할 것인지, 감산 규모를 확대할 것인지 등을 논의하게 된다.

아랍 석유 투자회사의 무스타파 앤사리 경제학자는 "감산연장 가능성이 있다는 게 시장 공감대고, OPEC도 아직 목표달성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감산을 계속하는 게 필요하다는 점을 안다"고 설명했다.

유가는 최근 2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60달러 선을 웃도는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주 처음으로 6주 만에 내림세로 마감했다.

글로벌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시장은 OPEC 회동을 앞두고 관망 분위기이다"라고 전했다.

분석가들은 미국의 셰일유 생산이 유가 상승 속도에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앤사리 경제학자는 "OPEC이 감산을 연장하더라도 가격에 큰 파장을 주지 못할 것이다"라며 "이는 시장이 이전보다 셰일유 생산이 즉각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감산연장 기대가 유가를 떠받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독일의 코메르츠방크는 "회동을 앞두고 대규모 투기 매수가 있었다"며 "지난 14일로 끝난 주에 WTI 순매수 포지션이 2월 이래 최대치인 3만2천 계약 늘어난 37만2천 계약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코메르츠방크는 그러나 과도한 순매수 포지션은 역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어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조정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달러화가 유로화 약세의 반작용으로 강세를 보인 것도 유가 하락에 일조했다. 유가는 달러화로 거래돼, 달러 가치가 오르면 비싸 보이게 돼 수요가 준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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