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기 금융완화 축소 관측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 분석이 제기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구로다 총재가 23일 금융정책 결정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2%의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스탠스를 보였지만, 여전히 아리송하다고 느낀 시장 참가자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떤 상황이 됐을 때 정책 금리를 조정할 것인지, 일본은행이 어느 정도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시장의 여러 관측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은행이 조기 완화 축소 관측을 부정한 것은 국내외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신문은 진단했다.

전일 구로다 총재는 "아직 출구전략을 검토할 시점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안정적으로 2%를 넘을 때까지 본원통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이 2%에 정착할 수 있도록 자금 공급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는 이는 어디까지나 '자금 공급'에 관한 발언일 뿐 '금리'에 관한 포워드 가이던스(선제 안내)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경제·물가 보고서에 기재된 "2% 물가 목표를 실현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시점까지 장단기 금리 조작부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이어간다"는 부분이 포워드 가이던스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일본은행은 '2%(의 물가 상승세)가 안정적으로 지속'된다는 판단이 선다면, 물가 목표를 실현하기 전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의미로 설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이 이미 2019년께 물가가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정책 금리를 올리지 않은 것은 2%의 물가 목표를 '안정적'으로 지속할 수 있다는 예상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판단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봄 노사 협상에서 임금이 인상되고 소비가 늘어난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고, 올해 하반기 시장이 금리 인상 전망에 혼란스러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어떤 상황이 되면 금리를 조정할지 알려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의 제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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