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최근 금과 백금의 가격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지정학적 위험 고조와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3일 보도했다.

올해 들어 뉴욕 시장에서 금 선물은 1트로이온스당 1,30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자가 붙지 않는 금에 부정적인 재료지만 1,300달러 부근에 대기한 수요와 중국·인도 등의 실수요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대외 강경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기용한 것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볼턴 NSC 보좌관 내정자는 오바마 행정부가 맺은 이란 핵 합의에 비판적이다. 합의 파기와 경제 제재로 이어질 경우 중동의 긴장이 급속히 높아질 위험이 있다.

귀금속 전문가인 가메이 고이치로는 "5월에는 미국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도 있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기 쉽다"고 판단했다.

그는 또 다른 변수인 북미 회담도 뚜껑을 열어보지 않으면 모른다며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금 선물 가격이 1,370달러대 돌파를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뉴욕 시장에서 백금 선물은 1트로이온스당 940달러대에 거래돼 지난 2개월간 약 10% 하락했다. 백금은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장치에 쓰여 산업 수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니혼게이자이는 트럼프의 정책이 백금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수입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산 제품에 고율관세를 부과키로 했다.

중국 정부도 미국산 돼지고기를 포함한 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과일 등 120개 품목에 대해서는 1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무역마찰 심화에 따른 교역량 감소, 이에 따른 경기 침체로 백금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말 금과 백금의 가격차는 약 400달러 수준으로 벌어져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문은 금과 백금 가격차 확대는 긴박해지는 국제 정세와 세계 경제침체를 동시에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가격 차가 더 벌어질 경우 국제 사회가 정치와 경제 양면에서 더 불안해질 수 있음을 각오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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