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북미정상회담이 끝나면 중국이 '보증인(guarantor) 겸 중재자(mediator)'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1일 보도했다.

미국이 원하는 북한의 비핵화 과정의 진전을 보장하거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가장 원하는 체제 보장을 담보하는 보증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북미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두고 중국국제항공이 제공한 보잉 747기를 이용했다.

이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평가된다.

항공기 경로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중국 영공에서 머무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늘리고 베이징 상공에서 싱가포르로 급선회했다.

SCMP는 북미회담과 관련해 중국이 지정학적ㆍ안보적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회담에 직접적 개입은 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대신 핵위기의 근본은 북한과 미국이 해결할 필요가 있으며 양국의 정상회담은 상황을 해결하는 데 '핵심적인 단계'라고 언급하고 있다.

베이징 소재 카네기칭화센터의 자오 통 북한 전문가는 "중국은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북한과 미국에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지금 중국에 가장 현명한 접근법은 북한과 미국에 이를 맡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미회담이 끝나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떠맡을 것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북미 양쪽은 비핵화에 대한 의견이 달라 이번 회담에서 다소 '상징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의견 교환을 지속한다거나 적대관계를 끝내겠다고 발표하는 것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인민대학교의 청 샤오허 국제관계학 부교수는 "만약 그렇다면 중국은 협상을 어떻게 이행할지와 관련해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핵폐기 상황을 검사하거나 북한 경제의 발전에 도움을 주는 역할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일 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어서 북한의 체제를 보장할 가장 적절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또 북미회담 후 미국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협력할 수도 있다고 청 부교수는 덧붙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북미회담이 끝나면 일본과 중국, 한국을 방문해 회담 결과에 대해 고위급 관료들에게 설명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랴오닝사회과학원의 루 차오 한국 전문가는 중국이 미래에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서 "중국은 양쪽 모두가 약속을 지키도록 도와줄 것"이라면서 "회담에서 이뤄진 합의가 실행되도록 담보할 보증인이자 중재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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