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최정우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지난주에만 1조원 넘게 주식을 팔며 시장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에 이어 미·중 간 무역분쟁 우려 등으로 당분간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18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300)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사흘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총 순매도 규모는 1조1천530억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연간 금리 인상 전망을 4차례로 상향 조정한 데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내년 여름까지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는 미국 채권에 대한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평가된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약화하면서 국내 증시 등 신흥국 증시에서는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선진국 채권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1%대였던 미국 채권금리가 2% 중반까지 오르면서 채권 가격에 매력을 느끼는 외국인들이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은 ECB가 매파적 자세를 취하고, 상대적으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서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숨통을 틀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대감이 깨졌다"면서 "외국인들은 환율에 굉장히 민감한 만큼 달러 강세가 우리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재점화된 점도 외국인 유출을 부추기는 이유 중 하나로 평가된다.

미국은 50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내달 6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도 대규모 보복관세로 반격에 나서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타협점을 찾는 듯했던 양국 간 무역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면서 "미국과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란 공포가 엄습하면서 외국인들도 그 파장을 주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짧게는 6월, 길게는 하반기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진국들의 통화정책에 따른 달러 강세와 미중 간 무역분쟁으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면서 "6월까지 이 같은 경계심이 이어지고, 적응·조정 기간을 거치면서 코스피도 박스권에서 바닥을 확인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외국인 이탈이 하반기에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미국에 이어 유럽 채권금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글로벌 변동 위험이 큰 자산에 대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스탠스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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