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신용평가사 피치가 경쟁업체 무디스가 최근 중국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대거 상향한 것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피치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규제 기조를 강화하면서 금융권 위험이 완화했고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이 개선됐다"면서 "그러나 최근 무디스가 은행권 전반에 대해 단행한 등급 상향을 보장할 정도로 위험 수준이 의미있게 감소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3주 전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10곳 넘는 중국은행의 등급이나 등급 전망을 상향했다.

피치는 "경제 성장률 둔화세가 인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을 때도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 위험을 억제할 의지가 있는지 아직 시험대에 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피치는 무디스의 등급 조치로 중국의 정책은행과 대형 국유은행, 일부 중형은행의 등급이 비슷한 수준이 됐다면서 향후에 등급 변동성이 커질 위험만 키웠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무디스와 달리 신용등급 조정 때 '장기적인(through-the-cycle)' 접근법을 취하고 정부의 대규모 지원 가능성이 있는 은행과 그 가능성이 낮은 은행에 대해서는 차별화된 등급을 제시한다면서 무디스와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무디스는 중형은행을 포함해 대부분 은행의 등급을 상향하면서 "자본을 강화하고 그림자금융에의 개입이 상대적으로 완만한 덕분에 규제 변화 환경에 잘 대처했다"고 말한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치는 중형은행의 그림자금융 개입 정도가 '완만하다'고 표현한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부외 익스포저를 고려하면 이들의 자본 역시 과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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