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과 미국이 관세 부과를 놓고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작아짐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무역전쟁으로 미중 양국 모두에서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무역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나타날지 얼마나 오래 지속할지를 떠나 전쟁의 승자는 없을 것"이라고 매체는 진단했다.

무역전쟁을 바라보는 양국간 입장차는 확연하다.

중국은 미국이 글로벌 무역규칙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이 먼저 도발했다고 보지만, 미국은 중국이 불공정한 산업 정책으로 미국의 지적재산을 훔친 것이 먼저라고 본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이유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지만 일단 관세가 강행되면 양국간 갈등에서 WTO의 역할은 잊힐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양국의 관세부과 시점은 아직 2주일 이상 남았지만, 협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은 지난 19일 회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차 관세부과로 미국이 당장 입을 피해는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15일 발표한 관세부과 대상 중국산 수입품의 95%는 자본재이거나 중간재로 관세로 기업들의 생산비용 증가분은 최소한으로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매체는 그러나 중국산 제품의 수입 비중이 미미하더라도 미국 기업들이 다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관세부과 대상이 되는 34개 품목에 대해 미국 정부에 삭제를 요청했으나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국이 관세로 중국에 고통을 주기도 쉽지 않다.

일례로 중국에서 수입하는 36억달러 규모의 반도체는 대부분 미국의 자회사에서 생산된 것으로 미국에서 반도체 디자인과 제조가 이뤄진다. 중국에서는 노동집약적인 조립과 테스트만 거치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의 보복 조치로 미국에서는 농업분야가 먼저 충격을 입겠지만,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충격은 무차별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매체는 경고했다.

특히 관세부과 규모가 2천억달러가 추가되면 중국산 의류나 가전제품 등을 목록에 포함시키지 않기가 어려워진다. 대체재를 찾기도 어렵고, 미국의 수입업체는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박에 없다.

싱크탱크인 무역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국제센터(ICTSD)의 드미트리 그로주빈스키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자신의 도시를 폭파해 국경에 연기를 일으킴으로써 상대방의 눈이 따끔거리길 바라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한 수출 규모가 크지 않아 유학생이나 여행객의 미국 입국을 중단하거나 중국내 미국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는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중국이 이같은 레버리지를 활용해 미국을 설득할 수 있겠지만, 지금과 같은 비정상적 상황에서 현재 행정부라면 중국내에서 미국의 투자가 줄어드는 것을 무역전쟁의 '부작용'이라기보다 '목표'로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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