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중국 기업이 채권의 원리금 지급을 연체하는 채무불이행이 잇따르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신문은 1~6월 채무불이행 규모가 4천억 엔(약 4조 원)을 넘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주로 해외 투자자가 매수하는 달러 표시 채권에서도 불이행이 발생하고 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과도한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해 온 긴축의 여파라며, 과도한 채무불이행은 금융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민간 정보업체 대지혜(大智慧) 등에 따르면 올해 최소 207억 위안(약 3조5천억 원) 규모의 위안화 표시 채권과 3억5천만 달러(약 4천억 원)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이 채무불이행에 빠졌다.

채무불이행 채권을 발행한 기업 가운데 하나인 상하이화신국제집단의 경우 약 340억 엔(약 3천400억 원) 규모의 채권이 6월 말 만기 도래한다.

신문은 만기일에 상환할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며, 이를 포함하면 1~6월 채무불이행 금액이 총 4천억 엔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 연간으로는 사상 최대였던 2016년도 6천850억 엔(약 7조 원)을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중국 지도부가 작년 가을 당 대회까지 경기 안정을 위해 기업의 채무 확대를 용인했지만, 당 대회 이후에는 연명 목적의 기업 대출을 자제하도록 은행에 압력을 가한 여파라고 설명했다.

부유층과 기업이 매입하는 운용상품인 신탁상품도 올해 들어 최소 12건에서 원리금 지급 지연이 발생했다. 신탁상품은 소수 기업이나 개발 프로젝트를 투자대상으로 하는 케이스가 많아 회사채와 마찬가지로 기업 신용악화의 영향을 받기 쉽다.

심각한 것은 해외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외화 표시 채권에 대한 불이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정부계 기업이 주주인 자원회사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차이나 에너지 리저브 앤드 케미컬스)은 달러화 채권 채무불이행을 발표한 바 있다.

회사채 시장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도 커지고 있다.

선전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동방원림은 지난달 170억 엔(약 1천733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목표했지만 조달 자금은 8억5천만 엔(약 86억 원)에 그쳤다. 금리도 연 7%로 당시 3.7%를 밑돌았던 장기 국채금리를 크게 웃돌았다.

회사 측 관계자는 "발행 환경 악화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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