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연대협정(EPA)을 공식 체결한 가운데, 미국을 뺀 FTA 체결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8일 보도했다.

일본은 EU와의 EPA를 계기로 다른 다자간 협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고, EU도 중남미 국가 등과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EPA에 서명했다.

협정이 발효되면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무역총액의 40%를 차지하며 6억 명의 인구가 속한 세계 최대급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하게 된다.

일본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의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은 "무역장벽을 만들어 관세 전쟁을 하는 것은 경제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이에 대한 반대 흐름을 만들어 간다(는 측면에서) 큰 성과"라고 EPA를 높이 평가했다.

일본은 다른 대형 FTA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7일 가나가와현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1) 수석 협상관 회의를 개최해 19일까지 신규 회원국 참여 방법 등을 논의한다.

니혼게이자이는 태국과 콜롬비아, 영국, 한국이 TPP 가입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 중국, 인도, 아세안(ASEAN)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대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도 17일부터 방콕에서 협상 회의를 시작했다.

EU는 6월 호주·뉴질랜드와 FTA 협상을 시작했고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등 남미 4개국의 경제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도 자유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서양과 태평양 양쪽에서 미국을 에워싸는 듯한 거대한 자유무역권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같은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것은 미국 보호주의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이달 말 미국과의 무역 관련 협의를 앞두고 있다. 신문은 일본이 각종 FTA를 지렛대 삼아 미국을 자유무역 지대로 되돌아오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U도 지난 6월 발동한 미국의 철강 수입 제한 조치에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를 인상할 경우 타격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자간 협정을 서두르는 것은 일본과 유럽뿐만이 아니다. 남미에서도 멕시코와 칠레, 페루, 콜롬비아 4개국이 참가하는 태평양 동맹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을 준회원국을 참여시키는 무역 활성화 논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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