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유럽의 무역 갈등 해빙에도 페이스북 주가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폭락한 영향으로 방향이 엇갈렸다.

나스닥지수는 1%가량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를 기다리며 하락했다.

미국의 GDP 성장률이 기대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온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과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긴장 완화로 국채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6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동결에 유로화의 낙폭이 커지며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자동차 관세 보류 등을 합의하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경감된 영향으로 올랐다.

앞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관련 합의로 무역 전쟁 우려는 완화됐다.

미국과 EU는 전일 자동차 관세 관세를 유보하는 등 추가 관세 위협을 중단하고 향후 '제로(0)' 관세 등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수입차 관세 부과방안에 대한 조사는 지속하되,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부과를 유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또 이미 부과되고 있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문제도 재평가해 해결하기로 하는 등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철강 관세에 이어 자동차 관세를 두고 충돌했던 미국과 EU가 협상을 통한 해법 마련에 나서기로 하면서 무역전쟁이 격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한층 경감됐다.

이날 ECB는 모든 정책 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을 올해 12월에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또 내년 여름까지 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이라면서 통화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다음날 나올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내일 아주 좋고 큰 경제 성장 숫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비즈니스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4.8% 성장을 기대한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리노이주 연설에서도 "구체적인 숫자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GDP 숫자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시장의 예상치는 4.2%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미 상무부는 6월 내구재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1.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감소에서 증가로 전환됐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3.0% 증가에는 못 미쳤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앞선 주에서 9천 명 늘어난 21만7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WSJ이 집계한 예상치는 21만5천 명이었다.

또 6월 미국 상품수지(계절조정치) 적자가 683억 달러로 전달 대비 5.5% 늘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2.97포인트(0.44%) 상승한 25,527.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63포인트(0.30%) 하락한 2,837.4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0.05포인트(1.01%) 내린 7,852.18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 관련 합의와 페이스북의 실적 부진 영향을 주시했다.

미국과 EU는 전일 자동차 관세 관세를 유보하는 등 추가 관세 위협을 중단하고 향후 '제로(0)' 관세 등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중국과 무역협상에 대해서도 "중국이 협상을 위해 진지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우리는 준비돼 있다"며 "우리의 장기 목표는 관세를 징수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공정하며 호혜적인 무역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증시를 짓눌렀던 글로벌 무역전쟁 우려가 줄어들면서 보잉과 캐터필러 등 무역정책에 민감한 회사의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이에 따라 공업주 등 전통 산업 분야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페이스북 주가가 기록적으로 폭락한 점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전일 장 마감 이후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매출 및 가입자 증가율을 보고한 페이스북 주가는 이날 19%가량 폭락했다.

이날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약 1천억 달러 감소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큰 시총 증발 규모다.

아마존 등 주요 기술주 주가도 동반 약세를 보이며 나스닥지수의 하락을 이끌었다.

일부에서는 무역전쟁 우려로 다른 업종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기간 페이스북 등 주요 기술주로 자금이 몰렸다면서 무역전쟁 우려가 줄어든 가운데 실적도 부진하자 자금 이탈이 가팔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날 발표될 미국의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을 것이란 기대는 유지됐다.

한편 이날 장 마감 이후 아마존은 시장의 예상을 큰 폭 웃도는 2분기 순이익을 발표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반등했다.

이날 종목별로는 보잉이 1% 상승하고 캐터필러는 1.5% 올랐다. 반면 아마존은 장중 3%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1.64% 떨어졌고, 소비재도 0.5% 내렸다. 반면 에너지주는 0.99% 올랐고, 유틸리티도 1.14%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페이스북 주가가 기록적으로 폭락했지만, 기술주 전반의 붕괴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파셀 ETFs의 신 오하라 대표는 "사람들은 지금이 (IT버블이 붕괴한) 1999년의 상황인지 의심하지만 그런 상황은 아니다"며 "지금은 실제 매출이 있고 이익을 창출하는 진정한 기업이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87.5%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22% 하락한 12.14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9bp 오른 2.975%를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이후 가장 높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8bp 상승한 3.101%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0.9bp 오른 2.686%를 보였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28.9bp로 동일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27일 발표 예정인 미국 2분기 GDP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경로에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퍼지며 국채수익률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관계자에게 2분기 GDP 성장률이 4.8%에 달할 것이라고 얘기했다는 최근 외신 보도에 이어 이날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우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커들로 위원장은 "내일 아주 좋고 큰 경제 성장 숫자가 나올 것"이라며 정확한 숫자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지만 4~4.5% 수준이 나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반박하지 않았다.

시장 컨센서스는 4.2% 성장이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는 5% 이상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예상보다 강한 GDP는 연준 금리 인상에 힘을 실어준다.

미국의 2분기 GDP가 4.1%를 넘으면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 된다.

BMO 캐피탈 마켓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는 "인상 사이클 가운데 성장률이 잠재 수준을 웃돌면 연준은 계속해서 단기 금리를 올릴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 근처에서 가능한 한 오래 머물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인플레이션을 전망하는 데 있어 불확실성이 줄었다고 말하면서 미 국채수익률 상승을 도왔다.

독일 국채(분트) 10년물 금리가 1.4bp 오른 0.341%를 기록하고 다른 유로존 국채수익률도 3bp 정도 상승하는 등 유로존 국채수익률 역시 올랐다.

SEB의 마리우스 게로 다헤임 전략가는 "ECB의 '적어도 여름까지는'이라는 말은 이르면 2019년 9월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을 할 의향이 있다는 힌트를 주는 것"이라며 "ECB가 여름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높이면서 당분간 시장 안정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UBP의 모하메드 카즈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ECB 회의는 꽤 조용할 것이고 이는 BOE가 다음 주 열릴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 자신감을 줄 것"이라면서 "현재 영국의 국채 시장은 8월 금리 인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회담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제로, 비관세 장벽 제로, 비자동차 부문 보조금 제로를 향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힌 점 역시 무역긴장 완화로 채권시장 약세 요인이 됐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05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44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728달러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48엔을 기록, 전장의 130.22엔보다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56% 오른 94.752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ECB의 금리동결에 하락세를 키웠다. ECB의 금리동결 발표 전 유로-달러는 1.1719달러를 기록했다.

ECB의 이런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일부 시장참여자들은 ECB의 통화정책 정상화 경로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시각을 듣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드라기 총재는 현재 경제 상황이 탄탄하고 광범위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EU와 미국의 무역협상은 좋은 신호"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시장의 관심이 쏠렸던 ECB가 양적완화(QE) 정책을 시행하면서 보유한 자산의 만기 시 재투자 방침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힌트를 내놓지 않았다.

유로화는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하락률이 높았다. 유로-파운드, 유로-엔 모두 하락했다.

피델리티인터네셔널의 애나 스툽니스카 이코노미스트는 "ECB는 어떠한 새로운 정보도 주지 않았고 놀랄 일은 없었다"면서 "폭죽은 이미 지난달에 터졌다"라고 말했다.

스툽니스카 이코노미스트는 "적어도 내년 9월까지는 ECB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 보여 사실상 이번 회의는 죽은 회의였다"며 "다음 세계 경제 둔화가 올 때 ECB는 더는 쓸 수 있는 탄약이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완화정책이 만들어 낸 크레딧 시장의 왜곡은 나중에 ECB에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 미국과 유럽의 무역긴장이 완화되며 유로화는 오르고 달러화는 떨어졌다. 이날은 이런 흐름이 되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회담 이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관세 제로, 비관세 장벽 제로, 비자동차 부문 보조금 제로를 향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베칼의 전략가들은 "지난 18개월간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서 배운 것은 오늘 확실한 무언가를 보더라도 내일 약화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무역 분쟁 우려 완화 속에 위험자산 선호는 살아나고 있다.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지난 2주간 이머징 아시아 통화에 대한 긍정적인 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에서 가택 연금된 미국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하며 터키에 대규모 제재를 가하겠다고 압박하면서 터키 리라화는 달러 대비 하락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1달러(0.4%) 상승한 69.6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유럽의 무역합의 영향을 주시했다. 예멘 반군 후티의 사우디아라비아 공격 소식도 불안감을 자극했다.

미국과 EU는 전일 자동차 관세 관세를 유보하는 등 추가 관세 위협을 중단하고 향후 '제로(0)' 관세 등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EU와 협상이 자국 농업에 매우 좋은 일이 될 것이라면서 전일 회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원유 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만큼 미국과 EU의 협상 소식에 유가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친이란 성향의 예멘 반군 후티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홍해의 입구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사우디의 초대형 유조선 2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사우디는 이를 '테러 행위'로 규정, 홍해 상 원유 수송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강력한 군사 작전을 예고했다.

미국의 제재 부활에 따른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과 맞물리면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고조됐다.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 사령관은 "예전에 홍해는 안전했지만, 미군이 이곳에 오면서 안전하지 않게 됐다"며 위협적인 발언을 내놨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원유 수송로가 집중된 중동지역의 긴장이 유가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올리비어 자콥은 "사우디의 조치가 보험료나 홍해 항로 운행에 영향을 미치는지 봐야 할 것"이라며 "홍해 항로는 호르무즈 해협만큼 중요한 곳은 아니지만, 운항이 제한될 경우 원유뿐만 아니라 석유 제품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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