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1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협상 기대로 상승했다.

미 국채 가격은 일본은행(BOJ)의 정책금리 동결에다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가 잦아든 데 따른 안도감에 상승했다.

달러화는 BOJ의 통화정책 유지에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이란 관련 우려가 줄어든 반면 초과 공급에 대한 부담은 커지면서 큰 폭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대화 가능성을 주시했다.

경제방송 CNBC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고위급 회담 재개를 위한 접촉을 하고 있다고 인용 보도해 무역협상을 위한 고위급 대화가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4%(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5% 증가에는 소폭 못 미쳤지만, 지난 5월 소비지출이 기존 0.2% 증가에서 0.5%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4월 소비지출도 0.5%에서 0.6% 증가로 수정됐다.

상무부는 서비스 소비의 증가로 소비지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이 인상된 점도 소비지출 확대의 원인으로 꼽혔다.

6월 개인소득(세후 기준)은 전월대비 0.4% 늘었다. 경제학자들의 0.3% 증가 전망을 상회했다.

6월 PCE 가격지수는 전월비 0.1%, 전년 대비로는 2.2% 올랐다.

미 노동부는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0.6%(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0.7% 상승이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5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 각각 전월대비 1.1%, 전년 대비 6.4% 상승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7월 시카고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64.1에서 65.5로 올랐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한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127.1에서 127.4로 올랐다. 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126.0도 웃돌았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8.36포인트(0.43%) 상승한 25,415.1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69포인트(0.49%) 오른 2,816.2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1.78포인트(0.55%) 상승한 7,671.7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정책 대화 가능성을 주시했다. 대장주 애플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핵심 기술주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최근 기술주 부진으로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

므누신 장관은 지난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조용한 대화를 지속하고 있다"며 "중국이 협상을 원한다면 우리는 움직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조만간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발언을 내놓는 등 무역정책 관련 낙관적인 소식이 더해졌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대화는 초기적인 단계라고 전했다.

이날 애플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주가의 하락도 완화됐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넷플릭스 등 주요 기술주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애플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개인정보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페이스북 등과 달리 애플 실적은 탄탄할 것이란 기대가 장을 이끌었다.

대부분 기업의 실적도 호조 행진을 이어갔다.

CNBC에 따르면 S&P 500 기업 중 60%가량이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 중 82%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공개했다.

다만 호실적에도 향후 실적 예상치(가이던스) 등에 따라 주가가 하락하기도 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이날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이 1.5%, 캐터필러 주가가 2.9% 각각 상승했다. 프록터 앤드 갬블(P&G) 주가는 2분기 호실적에도 실적 가이던스 실망으로 0.9% 오르는 데 그쳤다. 페이스북 주가는 0.9% 올랐다.

업종별로는 산업 부분이 2.12% 상승하며 장을 이끌었다. 기술주는 0.29% 오르며 반등했다. 금융주는 미 국채금리 하락 영향으로 0.68%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정책 관련 안도감이 형성되기는 했지만 향후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브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수석 투자 담당자는 "대화를 하겠다는 협의를 한 것일 뿐"이라며 "회담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회담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0.1%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0.3% 하락한 12.8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1.1bp 내린 2.964%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이번 달에 11.6bp 올랐다. 2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미 국채 값에 큰 영향을 미치던 일본 통화정책과 인플레이션 급등 우려가 잦아들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BOJ는 이틀간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이날 정책금리를 기존대로 동결하고 처음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연간 국채매입 규모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액도 동결했다. 또 장기 금리 목표치의 상하방 움직임을 어느 정도 용인할 뜻을 시사했다.

이는 BOJ가 미국과 유럽보다 매파적인 정책 흐름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했던 일부 시장 예상을 완전히 뒤집은 것이다.

일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도 발표 이후 낙폭을 확대했다.

앞서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미국 국채 값은 급락하기도 했다. BOJ가 통화정책을 유지함에 따라 높은 수익률을 주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지속할 수 있다. 미국 국채수익률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투웬티포 에셋 매니지먼트의 마크 홀만 CEO는 "BOJ의 결정은 채권시장에 긍정적"이라며 "BOJ의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는 확실히 놀라웠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물가지수 역시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미국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4%(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5% 증가에는 소폭 못 미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PCE 가격지수는 6월에 전월대비 0.1% 상승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6월에 전월대비 0.1% 올라 조사치 0.1%에 부합했다. 지난 5월 증가율 0.2%보다는 다소 낮았다.

이제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집중하게 됐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2분기 성장률이 4.1%로 4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긍정적이었던 만큼 연준은 점진적인 통화 긴축 지속 방침을 재확인할 전망이다.

시장은 금리 인상 시기로는 다음 회의인 9월 회의를 내다보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 방침에 공개적으로 비판한 뒤 열리는 첫 회의여서 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유니크레딧은 "BOJ가 정책 기조의 대부분을 유지했다"며 "낮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며 완화적인 정책도 허용하겠다는 일부 유연함도 소개했다"고 평가했다.

FXTM 루크만 오퉁가 연구원은 "미국 금리에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시장에 널리 퍼져있지만, 투자자들은 정책 성명서에서 어떤 잠재적인 변화도 우려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80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11.05엔보다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93달러에 움직여 전일의 1.1703달러보다 하락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73엔을 기록, 전장의 129.96엔보다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18% 오른 94.517을 기록했다. 이번 달 0.2% 내렸다. 지난 3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첫 하락이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달러지수 상승률은 2.6%로 줄었다.

BOJ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 엔화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조를 보인 점도 달러 강세에 일조했다.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4%(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서비스 소비의 증가로 소비지출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이 인상된 점도 소비지출 확대의 원인으로 꼽혔다.

FXTM의 후세인 사에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일본이 만성적으로 낮은 인플레이션 수준에서 고전하고 있어 BOJ가 긴축 정책을 추진하는 마지막 중앙은행이 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일본 국채와 다른 글로벌 국채 간 스프레드가 더 확대되고 엔화는 가까운 미래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연구원은 "BOJ 회의에 앞서 대규모 자산매입 등과 관련된 통화정책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앞선 예상이 있었다"며 "BOJ의 결과에 따라 엔이 고전했다"고 말했다.

에시너 연구원은 "BOJ는 이제 엔을 움직일 수 있는 잠재적 요인을 테이블에서 치웠다"며 "이제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의 결정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시장이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달에 정책 변화는 없으며 9월 회의에서 25bp의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영란은행(BOE)은 2일에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는데,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37달러(2.0%) 하락한 68.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달 7.3% 하락했다. 2016년 7월 이후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위험과 주요 산유국의 증산 이슈 등을 주시하고 있다.

전일에는 캐나다 생산 차질 우려로 유가가 큰 폭 올랐지만, 이날은 또 공급 초과 우려가 우위를 점하는 등 유가는 연일 방향성 없는 등락을 반복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일 장 마감 이후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 회담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점이 이란과 관련한 우려를 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원한다며 전제 조건 없이 언제든 만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깜짝 발언에 오히려 반발했다.

하미드 아부탈레비 이란 대통령 고문은 이날 "위대한 국가 이란을 존중하며 적대 행위를 줄이고 핵 합의에 복귀하면 그런 순간으로 가는 험난한 길이 열릴 것"이라며 대화를 위해서는 미국이 먼저 핵 협정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리 모타하리 이란 의회 부의장은 "트럼프가 이란 핵 합의를 탈퇴하지 않고 이란을 제재하지 않았다면 미국과 대화하는 데 걸림돌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 상황에서 트럼프의 정상회담 제안은 이란에 대한 모욕이다"라는 비판도 나왔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었다.

이란 측의 반응이 아직 조심스럽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기치 않게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극한 대립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었다.

주요 산유국의 증산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이날 일부 외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하루평균 7만 배럴 늘어난 하루평균 3천264만 배럴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알렉산드로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주 러시아의 산유량이 올해 중으로 30년래 최고치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삭소 뱅크의 올레 한센 수석 매니저는 "최근 소식을 보면 러시아는 산유량을 하루 평균 30만 배럴가량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OPEC도 산유량을 늘렸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7월 글로벌 원유 수급 상황은 넉넉해졌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투매가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자자들은 다음날 발표되는 에너지정보청(EIA)의 원유재고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플래츠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는 240만 배럴 감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대화 제의에도 이란 원유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네이더 일렉트릭의 로비 프레이저 상품 연구원은 "아직 미국이 이란 원유를 겨냥한 제재를 되돌릴 것이란 어떤 징후도 없다"며 "이란의 원유 수출은 연말까지 상당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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