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으로 비용 상승에 직면한 미국 기업들이 고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31일 보도했다.

매체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철강·알루미늄 고율 관세 부과로 기업들이 비용 상승에 따른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거나, 제품 가격 인상으로 고객에게 부담을 떠넘겨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많은 기업이 후자를 선택하는 분위기라며, 기업들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부담을 지는 것은 고객'이라는 점을 주주들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지난 30일 기록적인 실적을 발표한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는 관세로 인해 하반기 비용이 2억 달러(약 2천243억 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캐터필러는 제품가 인상으로 충격을 일부 줄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올해 월풀도 가격을 올렸고 지난주 코카콜라는 포장용 알루미늄 비용 증가로 미국 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투자 전략가는 "지난 수년간 기업들은 비용을 전가하기 어려웠지만 관세는 그들에게 '트럼프를 탓하라'는 좋은 변명거리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관세가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업이 원자재나 노동력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는 시기에 관세마저 오르면서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매체는 비용의 대부분이 고객에게 전가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경제 호황으로 고객들이 이와 같은 가격 인상을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글루스킨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조사에서 소비자들이 향후 제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고 미리 구매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관세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인다며 "연준이 시장이 현재 반영하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금리 인상)을 하도록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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