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전쟁이 심화함에 따라 중국 주식과 위안화 하락에 베팅하는 월가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중국 주식과 위안화에 대한 반대 베팅은 최근 몇 년 간 월가에서 크게 유행하고 또 고통을 준 투자였다면서 중국 정부의 시장 안정화 노력에 이러한 베팅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인베스코를 포함한 자산운용사가 위안화의 추가 하락에 대규모 투자금을 걸었고, 머디워터스나 블루오르카캐피털 등 투자사들도 중국 중시에 대한 신규 반대베팅을 공개했다.

인베스코의 제임스 옹 시니어 매크로 스트래티지스트는 "다음번 관세가 나오면 지난 2015년과 2016년 아시아에서 목격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경제적 충격이 올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의 외환시장 통제능력을 엄청나게 시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위안화는 달러화에 5%가량 하락했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7%가량 떨어졌다.

S3파트너스의 아이호 두사니스키 헤드에 따르면 중국과 홍콩 기업에 대한 공매도잔고는 71억달러(약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중국과 홍콩 기업에 대한 공매도가 유행했으나 이들은 모두 350억달러(약 39조원)의 손실을 입었다. 상하이지수가 오르고 위안화가 달러화에 7% 올랐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36%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덴버 소재 크레스캣 캐피털도 글로벌 헤지펀드 부분에서 23%의 손해를 입으면서 12년 역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했다. 중국증시와 위안화에 대한 숏베팅 때문이었다.

이 때문에 최대 고객이 2곳이나 떠났으며 운용자산도 2016년 9천400만달러에서 4천5600만달러로 감소했다. 올해 중국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위안화가 하락하면서 펀드는 6월까지 14% 회복했다.

이 운용사의 설립자인 케빈 스미스는 "위안화는 하락하고 있고, 주식시장은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했다. 지금껏 최고의 해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화 숏베팅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이를 피해왔던 아문디 파이오니어의 파레시 우파드야야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수주 전에 역외 외환시장에서 "최근 기억으로는" 처음으로 위안화 숏베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와일드카드는 무역 긴장이며 얼마나 심각해질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과거에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약세 베팅에서 이익을 내기 어려웠다.

이는 부분적으로 경제와 시장을 안정시키는 중국 당국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때문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했다.

텍사스 행동주의 투자펀드 블루오르카캐피털의 소렌 안달은 "이전에 사람들은 중국을 크게 오해했다"면서 "공매도와 관련한 전통적인 인용구가 있다. 그것은 '맞기만(right) 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지금 반드시 맞아야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민은행은 지난 3일 위안화가 급격한 약세를 나타내자 외환선물 거래 증거금을 기존 0%로 폐지했던 것에서 20%로 부활하기로 했다. 이는 위안화 약세 베팅을 위한 비용을 늘어나게 해 위안화 하락을 막으려는 것이다.

smjeo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