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중국 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도력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중간 무역분쟁이나 경기둔화, 불량 백신 파동 등이 그 촉매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엄격한 여론 통제에도 온라인 에세이나 소셜미디어, 시위 등을 통해 학계의 전문가나 일반인들이 시 주석이나 공산당 관료집단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 주석을 직접 겨냥한 비판이 나오고 있고, 정부 실패를 겨냥한 비판도 나온다.

중국 명문대학인 칭화대학의 동문 수백명은 최근 미국에 대한 중국의 우월성을 주장하면서 시민들과 관료들을 '오도'했다면서 한 교수의 해임을 청원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함축하고 있다.

중국 학계에서는 또 자국 산업 개발을 위한 시 주석의 야심찬 프로그램이나 글로벌 무역 인프라 건설이 다른 국가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칭화대의 다른 교수는 장문의 에세이를 통해 시 주석의 리더십을 강력하게 비판했는데 특히 반대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임기 제한을 없앤 것을 지적했다.

중국의 제약회사가 수준 이하의 백신을 영유아에게 공급한 것도 공공의 분노를 사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베이징의 공공보건 담당 사무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온라인 개인간(P2P) 대출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 역시 보상을 요구하며 베이징에 모였으나 경찰이 이들의 시위를 막아섰다.

역사학자인 장 리판은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관료집단 안팎에서 형성되고 있다"면서 무역긴장과 같은 정치적 이벤트가 "이러한 분노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불만이 쌓이는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사설을 통해 중국이 모든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오늘날의 중국은 성장하는 가운데 비바람을 맞고 있다"면서 "어떤 바람이나 비도 중국인들이 아름다운 삶으로 향해 나가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린대학의 리 샤오 경제학 교수는 최근 연설에서 무역분쟁이 "미국과 우리 사이의 엄청난 기술 격차를 깨닫게 해주면서 냉철함을 갖게 했다"면서 "차분하게 미국과의 막대한 차이를 계속 인지하고 그들로부터 겸손하게 배울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반미(反美)라는 포퓰리스트의 길을 주장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칭화대학의 쉬 장륀 법학 교수는 시 주석을 비판하는 에세이에서 1인 지도체제를 비판하고 주석의 임기 제한을 부활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관료집단을 포함한 국가 전체가 우리나라가 취하고 있는 방향뿐만 아니라 개인의 안전에 대해 깊은 불확실성과 엄청난 불안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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