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번주 예정된 미중간 차관급 무역협상에서는 타협의 돌파구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며 추가회담의 판을 조성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을 단순히 경제와 무역문제로 보지 않고 중국의 부상을 막고자하는 미국의 신 봉쇄정책으로 평가하는 기류가 나타남에 따라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한 전직 관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 매우 자신에 차 있으며 중국은 약해 보여서는 안된다"면서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하는 엄청난 도전에 저항하며 자신감 있고 강경하게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더 공격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마무리된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 회동인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 이슈가 가장 큰 논의 거리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를 앞두고 중국 관영언론을 중심으로 미중관계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보도와 사설이 잇따랐다.

인민일보는 지난 10일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봉쇄 플러스 개입"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이미지에 맞게 중국의 발전상을 개조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12일에는 해외판을 통해 미국이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소재 브루킹스 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청 리는 무역 문제에 더해 미국과의 안보 및 다른 분쟁 거리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정치적 딜레마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경제와 무역 문제에 국한됐다면 중국 지도부는 타협할 의지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는 "무역 긴장이 높아지면서 홍콩ㆍ마카오ㆍ광둥성 통합 경제권, 양쯔강 삼각주 등 중국 경제발전의 핵심 엔진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중국 증시와 심지어 부동산 가격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리는 "이러한 것들이 시 주석의 정치적 기반을 해치고 있다. 중산층은 중국을 안정시키는 가장 중요한 힘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학계와 일반 대중들로부터 시 주석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주중 미국대사 스테이플턴 로이는 시 주석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 전례 없는 압박에 직면했을 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이 2가지 도전과제를 제시받았을 것이라면서 "미국과의 대치와 국내 저항 속에 중국 공산당이 완전한 통제력을 회복하고자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전 상무부 부부장을 지낸 웨이 장궈는 "무역전쟁은 길고 험난한 전투가 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부상과 '중국제조 2025'와 같은 우리의 산업개발 정책이 미국과 그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 위협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두려움과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려는 것은 무역전쟁을 예상보다 더 길게 이어지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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