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정치적인 불안 요인 등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 분쟁이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 영향에 상승했다.

30년 국채수익률은 하루 만에 다시 3%대를 하회했다.

달러화 가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비판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더해지며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미국 재고 감소와 이란 원유 수출 차질 우려 등으로 큰 폭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변호사 마이클 코언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사실을 포함해 선거자금법 위반 등의 유죄를 인정했다. 또 2016년 대선 당시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는 세금·금융사기 등의 혐의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 두 명의 혐의가 유죄로 가닥이 잡히면서 일각에서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정치 긴장이 고조됐다.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다.

이날 공개된 8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는 9월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이 강하게 시사됐다.

연준 위원들은 다만 무역 전쟁이 길어질 경우 투자와 고용, 소비 등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라 연말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무역 정책과 관련해서는 당국자의 발언이 엇갈리며 시장에 뚜렷한 방향성을 제공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중간선거 유세 집회 연설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 타결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발언을 재차 내놨다.

그는 앞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도 이번 회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윌버 로스 상무장관이 EU와의 협상 등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 조사 보고서가 지연될 것이라고 밝힌 점과 상반된 발언이다.

다만 NAFTA 관련해서는 긍정적 소식이 또 나왔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미국과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이 이르면 수 시간 내 타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 역시 미국과 멕시코의 협상 진전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7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가 전월 대비 0.7% 감소한 534만 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문가 전망 집계치는 0.6% 증가한 541만 채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69포인트(0.34%) 하락한 25,733.6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4포인트(0.04%) 내린 2,861.8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92포인트(0.38%) 상승한 7,889.10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 측근의 유죄 판정 등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의 확대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등을 주시했다. 이날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무역정책 관련 이슈도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만약 누군가 좋은 변호사를 찾고 있다면 나는 당신이 코언의 서비스를 유지하지 않길 강력히 제안하고 싶다"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다만 코언 관련 이슈 등이 트럼프 대통령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란 인식으로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연준이 무역전쟁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한 점이 위험자산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왔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미국 원유재고 감소 소식에 3% 이상 급등한 점은 에너지주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종목별로는 미국 할인점 체인 타겟의 주가가 빠른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3.2% 올랐다.

업종별로는 통신주가 2.2% 내려 가장 부진했다. 공업 분야도 0.93% 하락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1.2% 올랐다. 기술주도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의 강세에 힘입어 0.8%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정치 이슈로 시장 심리가 다소 위축됐지만,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정치적 소용돌이는 1년 반 이상 계속되고 있지만, 시장은 이것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경제 상황이 탄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74% 하락한 12.2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2.3bp 내린 2.823%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3bp 하락한 2.595%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bp 떨어진 2.987%를 보였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2bp에서 이날 22.8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8월 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위원들의 폭넓은 지지가 있었지만, 2번째 추가 금리 인상은 경제지표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위원들은 만약 무역 긴장이 지속하면 성장에 위험이 될 수 있고,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 계획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연준 위원들은 무역 분쟁이 길어지면 투자와 고용 등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모든 연준 위원들은 무역 분쟁을 "중요한 불확실성과 위험요인"이라 "무역 분쟁이 장기화하면 기업 투자와 고용 심리를 해칠 것"이라며 "가계의 구매력도 떨어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니코 에셋 매니지먼트의 존 바일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연준이 더 많이 우려한다는 것을 의사록이 보여줬다"며 "이는 상대적으로 비둘기파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에 집중했는데, 투자자들이 이에 반응한 것과 마찬가지인 모습을 보였다"며 "이날 의사록의 이런 코멘트는 완화적인 비둘기로 읽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중립금리에 대해서도 위원들은 불확실하다고 언급했다.

중립금리는 통화 정책이 경제 성장을 제약하지도, 촉진하지도 않는 이상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하면 수익률 곡선이 역전돼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에는 깔렸다.

연준이 현재 긴축 사이클에서 금리를 올리면서 단기 국채수익률이 올라가고 있다.

단기 국채수익률과 장기 국채수익률이 격차가 점차 좁아지고 있어 수익률 역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FOMC의 계획으로 중립 연방기금금리는 2.9%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가깝다.

연준이 중립금리에 도달하기 전에 3~4번의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2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역전될 수 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대 돌파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오마이어 샤리프 선임 미국 경제학자는 "모든 눈이 오는 24일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에 향해 있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2명의 유죄에 대해서는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0.5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0.27엔보다 0.23엔(0.21%)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0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70달러보다 0.0032달러(0.27%)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8.21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7.58엔보다 0.63엔(0.49%)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6% 하락한 95.047을 기록했다. 6일 연속 하락세며 이달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 인상, 달러 강세에 대한 비판 영향이 이어지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 트럼프 대통령의 성 추문과 관련한 핵심인물인 과거 최측근 2명이 잇따라 유죄로 결정이 나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졌다.

'러시아 스캔들'을 캐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 수사의 칼날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조준하면서 법률적·정치적으로 궁지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8월 회의록에서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 외에 위원들이 무역 분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영향으로 달러지수는 회의록 이후 하락 폭을 다소 늘렸다.

이제 시장은 23일부터 시작되는 잭슨홀 회의 등을 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를 인상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또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가 3~4번만 금리를 더 인상하면 중립금리에 도달한다고 주장해 달러 약세를 가속했다. 시장이 올해 2번, 내년에 적어도 2번의 금리 인상을 예상한 것에 비하면 금리 인상 횟수가 적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이 다시 화두로 떠오르면서 멕시코 페소와 캐나다달러 등이 상승했다.

달러-페소는 18.7788페소로, 전일의 18.9557페소에서 하락했다. 달러-캐나다달러 역시 전일 1.3040캐나다달러에서 이날 1.3003캐나다달러로 내렸다.

브렉시트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상승해 2주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2.02달러(3.1%) 급등한 67.8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7일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원유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글로벌 달러 약세, 이란 원유 수출 차질 우려 등을 주시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 감소한 점이 유가 상승에 탄력을 더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584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00만 배럴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휘발유 재고는 120만 배럴 증가했고, 정제유 재고는 185만 배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7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130만 배럴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주 미국의 정유설비 가동률은 98.1%로 이전 주와 같아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주 발표된 통계에서 예상과 달리 큰 폭 재고가 증가한 점이 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한주 만에 예상보다 많은 재고 감소 흐름을 보이면서 원유 매수 심리를 지지했다.

유가는 미국 재고지표 발표 이전부터 2% 내외의 큰 폭 상승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가 둔화한 점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비판하는 등 달러 강세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95선 내외로 내리며 8월 초 수준으로 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이달 중순에는 97선에 육박할 정도로 올랐었다.

원유는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매수세를 위축해 유가에 약세 재료로 작용한다.

이란 원유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유가 상승을 지지했다.

프랑스 석유 기업 토탈이 이란 사업 철수를 발표하는 등 유럽지역 주요 기업들이 속속 이란과 거래를 중단하는 중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란발 공급 축소 부담 등이 커지는 만큼 유가가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프라이스 퓨처 그룹의 필 플라얀 수석 시장 분석가는 "유가가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충격적 악재나 경제 둔화가 아니라면 기술적인 전망과 시장 펀더멘털을 볼 때 유가의 하향 조정이 끝났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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