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만원 되면 최저임금 주요국 중 가장 높게 될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은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4.6% 높은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은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SG의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18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2020년 1만원이 되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주요국 중 사실상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의 최저임금은 국제적 잣대로 볼 때 이미 꽤 높다"면서 구매력평가(PPP) 기준 한국의 2016년 연간 실질 최저임금은 1만4천440.9달러로 미국(1만4천892.1달러)과 일본(1만5천292.1달러)에 견줘 소폭 낮았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16.4% 인상이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은 1만7천450.4달러(PPP, 연간 실질)가 돼 2016년 영국의 연간 실질 최저임금(1만7천568.3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시간당 1만원으로 오르면 한국의 연간 실질 최저임금은 2만2천282.4달러로 2016년 호주(2만1천967.2달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호주는 실질 최저임금이 주요국 중 가장 높다"면서 "네덜란드와 룩셈부르크보다 낮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전체 노동시장과 비교해 봐도 한국의 최저임금은 꽤 높다고 지적했다.

임금 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을 보면 한국은 2015년 기준 48.4%로 미국(35.8%)과 일본(39.8%)에 비해서는 크게 높고 독일(47.8%)과 영국(48.7%)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2018년 이 비율은 58.7%로 높아져 호주(2015년 53.5%)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1만원 공약이 달성되면 임금 중간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70.7%가 돼 프랑스를 제치고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아울러 현재 최저임금 수준에서도 이보다는 미달하는 임금을 받는 노동자가 많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2013년 최저임금 상승률이 6%를 넘어선 이래 최저임금 미달률은 상승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13.6%까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전체 노동시장 구조를 고려할 때 현재 최저임금도 너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 내년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르면 미달률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최저임금 인상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는 "다른 어떤 나라도 이렇게 급격한 인상을 경험한 적이 없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찬반 진영이 제시하는 수요 증대, 비용 상승이라는 논거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 일각에서 인플레이션을 선제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거론하는 데 대해서는 "정책 대응에 대한 세부적인 전망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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