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8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무역전쟁 우려가 경감된 데다 미국 지표도 호조를 보여 상승 흐름을 유지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다.

미 국채 가격은 무역긴장 완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속에서 입찰 부담에다 독일의 터키 긴급 금융지원 고려 소식 등에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 등으로 글로벌 무역분쟁 우려가 줄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으로 소폭 하락했다.

전일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성사시킨 미국은 이날부터 캐나다와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미국은 오는 31일 멕시코와의 협정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인 만큼 이전에 캐나다와 협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무역분쟁 해결절차 조항 등을 둘러싼 일부 항목에 대한 이견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지만, 시장에서는 대체로 낙관론이 유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전일 전화통화에서 생산적인 무역 협상을 지속하자는 데 합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캐나다와의 협상이 곧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특별히 합의가 어려운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고 하는 등 낙관적인 견해를 밝혔다.

다만 캐나다와의 협상이 결렬된다면 멕시코와의 양자 협의를 밀어붙이겠다면서 경고성 발언도 내놨다.

중국 위안화 문제와 관련한 미국 측의 유화적인 발언도 나왔다.

므누신 장관은 중국이 최근 위안화 절하 방어 조치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시장에 들어가서 통화 가치를 방어한다면 이는 환율 조작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이 위안화를 인위적으로 절하한다는 비판을 줄곧 했던 바 있다.

터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독일이 터키에 긴급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과 유럽 관계자는 터키의 경제 위기가 커지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긴급 금융지원을 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된 논의가 초기 단계지만 유로존 부채 위기 당시 제공됐던 구제금융과 비슷한 프로그램이 지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8월 제조업지수도 전월의 20에서 24로 올랐다.

반면 미국의 7월 상품수지 적자 규모는 722억 달러로 전달 대비 6.3% 늘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6월 전미주택가격지수는 계절 조정 전 기준으로 전년 대비 6.2% 상승했다. 지난달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4.38포인트(0.06%) 상승한 26,064.0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8포인트(0.03%) 오른 2.897.5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2.14포인트(0.15%) 상승한 8,030.04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이날 장중 2,903.77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2,900선을 상향 돌파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경신 행진도 이어갔다.

시장 참가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 타결 이후 캐나다와의 협상 상황을 주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구글 등 주요 IT 기업에 대한 비판도 변수로 작용했다.

콘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미국의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의 127.9에서 133.4로 올랐다. 이는 지난 2000년 10월 이후 약 18년 만에 최고치로 미국의 소비 심리가 탄탄하다는 자신감을 강화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비자신뢰지수가 큰 폭 올랐다는 자축성 글을 올렸다.

이에 따라 장중 상승세를 유지하던 주요 지수는 장 후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글 등 주요 IT기업에 대한 비판으로 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구글에서 자신의 이름으로 뉴스 검색을 하면 좌파로 분류되는 언론의 기사가 96%를 차지한다면서 이는 여론 왜곡이라는 불만을 트위터에 올렸다.

또 오후에는 백악관 브리핑에서 구글 등을 거론하며 "더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날 선 발언을 내놨다.

래리 커들로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구글을 들여다보겠다"며 "일부 조사와 분석을 할 것"이라도 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날 종목별로는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가 0.8%가량 내렸고, 페이스북도 0.7%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이 1.19% 올랐고, 임의 소비재 분야도 0.18% 상승했다. 기술주는 0.21% 올랐다. 반면 에너지는 0.45% 하락했고, 재료 분야도 0.35%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긴장이 완화된 점이 증시의 투자 심리를 지속해서 지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캐나다와의 협상이나 중국과 관계 등에서는 아직 불확실성도 있다면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블랙록 라틴 아메리카의 악셀 크리스텐센 수석 투자 전략가는 "미국과 멕시코의 합의는 핵심적인 이정표"라면서도 "하지만 향후 캐나다와 합의와 의회의 승인에는 장애물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의 변동성이 아직 완전히 제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6.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8% 상승한 12.50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3.2bp 오른 2.880%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7bp 상승한 3.033%를 보였다.

10면 만기와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1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2.0bp 오른 2.665%를 나타냈다. 지난 8일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0.3bp에서 이날 21.5bp로 확대됐다.

최근 수익률 격차는 2007년 8월 이후 가장 좁아져 11년 만에 가장 심한 플래트닝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양자 간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뒤 안전자산 수요가 줄고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져 주가는 상승하고 장 초반부터 미 국채값 하락세는 지속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합의에 대해서도 낙관론이 제기되는 등 그동안 미 국채 값을 끌어올렸던 무역분쟁 우려는 대폭 줄었다.

여기에 독일이 터키에 긴급 금융지원을 고려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온 뒤 미 국채수익률 상승 폭은 확대됐다.

시장 참여자들은 터키 위기가 해소될 수 있다는 신호로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AB 인베스트먼트그룹의 알님 홀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캐나다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 합의에 동참해 덜 부정적인 무역 시나리오를 확인한다면 2년과 10년 수익률 곡선은 스티프닝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역분쟁 우려로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 몰렸으며, 장기 국채수익률을 제어하면서 수익률 곡선 플래트닝에 기여했다.

페이덴&리겔 짐 살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고용과 임금 인상, 소비자 신뢰 등이 계속 강해지는 등 경제의 성장 모멘텀 증가를 보고 있다"며 "경제 활동의 일반적인 수준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시된 370억 달러 규모의 5년 만기 국채 입찰은 시장에서 소화됐다. 5년 만기 국채는 2.765%에 발행됐으며 응찰률은 2.49배였다. 낙찰률은 간접 66.2%, 직접 9.0%였다.

이번 5년 만기 국채 입찰은 미국 재무부가 10월까지 매달 10억 달러씩 늘리겠다고 밝힌 이후 첫 5년물 입찰이다. 이날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2.7bp 오른 2.772%에 거래됐다.

전일 360억 달러 규모의 2년 만기 국채 입찰도 무난히 이뤄졌다.

오는 29일에는 310억 달러 규모의 7년 만기 국채 입찰이 진행되는 등 이번 주에는 이들 입찰을 포함해 2천170억 달러에 달하는 국채 입찰이 진행된다.

하반기 대폭 늘어난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발행 계획으로 국채수익률은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몬스 채권 트레이딩 대표는 "공급 압력 때문에 국채 값이 내렸다"고 지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1.2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07엔보다 0.13엔(0.12%)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69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76달러보다 0.0018달러(0.15%)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04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70엔보다 0.34엔(0.26%)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6% 하락한 94.710을 기록했다.

달러지수는 지난주에 1% 하락,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나타낸 데 이어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로써 이번 달 1일 이후 거의 1개월래 최저치에 근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와 상호 무역협정을 타결했다고 발표한 영향으로 전일에 이어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는 줄어 달러화 가치는 대체로 내렸다.

더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대폭 웃돌며 약 1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제 지표 호조에 달러화는 장후반으로 갈수록 약세폭을 줄였다. 장중 달러지수는 94.427까지 떨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캐나다와 무역 협상에 대한 낙관론도 많은 데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위한 조치를 하면서 전 세계 무역긴장이 현재로썬 경감된 것으로 평가했다.

소시에테 제네럴의 알빈 탄 외환 전략가는 "중국 당국이 외환시장 진정을 도왔고 위험자산 선호가 다소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간밤 중국 인민은행(PBOC)이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장보다 0.0456위안(0.67%) 내린 6.8052위안에 고시했다.

달러-위안 환율의 하락은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위안화의 가치는 달러화에 대해 0.67% 절상됐다.

작년 6월 1일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위안화를 절상 고시했다.

역외에서도 위안화는 달러 대비 상승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에스더 레이첼 외환 전략가는 "멕시코와의 무역 합의로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쟁을 일으키는 데 관심이 없다는 인상을 줬다"며 "무역전쟁의 위협에서 건설적인 결과를 얻겠다는 노력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BK에셋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디렉터는 "달러 약세는 위험자산에 대한 안도의 결과"라며 "미국이 멕시코와 무역 협상을 타결한 뒤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는 물론 유럽과도 기꺼이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전일 무역협정 체결에 강세를 보였던 멕시코 페소화는 이날 달러 대비 약세로 전환했지만, 캐나다달러는 무역협상 기대에 강세를 이어갔다.

영국이 브렉시트 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연합(EU) 역내 주요국 사이에서도 우려가 커지면서 파운드화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34달러(0.5%) 하락한 68.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멕시코의 무역협정 타결 이후 캐나다와의 협상 등 무역정책 전개 상황을 주시했다. 최근 급등에 따른 관망 심리도 강화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전일 급등 이후 이날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유지됐지만, WTI가 지난주 4% 이상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날은 차익실현성 매도가 우위를 점했다고 진단했다.

RJO 퓨처의 필립 스트레블 수석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발표될 미국석유협회(API)의 지난주 원유재고와 다음 날 예정된 에너지정보청 주간 원유재고 등 재고 관련 지표 발표를 앞둔 점도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는 요인이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무역갈등의 완화와 이란 원유 수출 감소 전망 등으로 유가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미국 제재 시 이란 원유 수출 감소 규모에 대한 시장의 예상치가 하루평균 65만 배럴에서 많게는 150만 배럴 사이에서 주로 형성되면서 유가 상승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이란 국영역유기업 NIOC 관계자를 인용해 다음 달 이란 원유 수출이 지난 7월 하루평균 230만 배럴보다 큰 폭 줄어든 150만 배럴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저널은 이란 원유 수출이 본격적인 미국의 제재가 시작되기 전에 예상보다 더 빨리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상품 전략가는 "당초 유가가 올해 남은 기간 다소 하락할 것으로 봤지만, 예상대로 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시장의 수요가 여전히 탄탄하고 이란 상황에 따라 유가의 상승 위험이 잠재해 있다"고 말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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