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달러 혼조…유가↑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지수는 기업의 호실적에 힘입어 큰 폭 올랐다.

미 국채 가격은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혼조세를 보였다.

달러화 가치는 글로벌 증시의 강한 반등에 위험자산 선호가 살아나며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 사건에 따른 긴장이 유지되면서 0.2% 상승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헬스 등이 모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이 영향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되돌아왔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가량 늘어나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은 대체로 시장의 기대를 넘었다.

언론인 실종 사고 영향으로 촉발된 미국과 사우디 긴장에 대한 우려는 다소 경감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밀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실이 아닐 수 있다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터키의 자국 영사관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사우디로 급파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사건을 적시에 투명하고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성실히 지원한 데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사우디가 사건 봉합 수순을 밟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다만 린제이 그레이엄 미 상원 의원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살인을 명령했다고 비난하면서, 그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위험하게 만들었다고 하는 등 정치적 갈등 여지는 상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너무 빨리 올린다면서 "연준이 가장 골칫거리"라는 비판을 또 내놨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양호했다.

연준은 9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3%(계절 조정치) 늘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2% 증가였다.

9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5.1% 증가했다.

산업생산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하는 제조업생산은 9월 전월대비 0.2%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증가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채용공고는 전월 694만 명보다 증가한 710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채용공고가 2000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고 기록을 쓴 뒤 8월에는 이마저 갈아치웠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웰스파고에 따르면 10월 주택시장지수는 68로, 전월 67보다 상승했다. WSJ이 조사한 전문가들의 전망치 67을 넘어섰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47.87포인트(2.17%) 급등한 25,798.4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59.13포인트(2.15%) 상승한 2,809.9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4.75포인트(2.89%) 급등한 7,645.49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주요 기업 실적과 경제지표,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실종사태 추이 등을 주시했다.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증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유나이티드헬스 등이 모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놨다.

존슨앤드존슨과 유나이티드헬스는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가이던스)도 기존보다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 일각의 향후 기업 수익 둔화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유나이티드헬스는 이날 4.73% 급등했고, 존슨앤드존슨 주가도 1.95% 오르며 장을 이끌었다.

월마트는 2019 회계연도의 순이익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지만, 인도 플립카트 인수에 따른 영향을 제외하면 동일매장매출 등에 대한 가이던스가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2.1% 상승하는 호조를 보였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JP모건체이스 등 은행의 경우 호실적에도 주가가 실적 발표 당일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날 모건스탠리는 실적을 바탕으로 5.7%, 골드만삭스는 3% 급등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최근 부진했던 주요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 주가도 이날 큰 폭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넷플릭스 주가는 장중 4% 올랐고, 장 마감 이후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 순익과 매출, 가입자 수 등이 시장 기대를 웃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3% 이상 추가 급등했다.

미 국채 금리 움직임도 차분해졌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16% 부근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였다.

이날 업종별로는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기술주가 3.02% 올라 가장 선전했다.

헬스케어 업종도 2.9% 급등했고, 커뮤니케이션은 2.34% 올랐다. 임의 소비재도 2.22% 급등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에 주목하는 장세로 전환되면 증시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웨더부시 증권의 조엘 쿨루니아 연구원은 "부정적인 소식들이 추가로 나오지 않는다면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이치방크도 이날 보고서에서 "증시가 미국의 강한 경제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7.3%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28% 급락한 17.6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0.5bp 하락한 3.158%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1.2bp 내린 3.330%를 나타냈다.

반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6bp 상승한 2.867%를 보였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30.2bp에서 이날 29.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국채 값은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최근 주가 민감도가 커진 만큼 주식시장을 주시했다.

장 초반에는 주가가 안정적으로 오르자 국채수익률도 소폭 올라 최근 상승세를 유지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최근 4년여 동안 최고치인 3.401%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 상승 폭이 커지면서 위험자산 선호로 쏠리자, 그동안 주가 급락의 이유로 작용한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이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내년 경제를 해치고 이에 따라 주식시장을 붕괴할 정도로 국채수익률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생겨났다.

감세에 따른 경제 부양 효과가 사라졌는데도 올해 말까지 미국 경제가 상승 열기를 뿜을 수 있을지 주시하면서 이날 경제지표에도 집중했다.

현재 애틀랜타,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는 2.25~4%다.

3분기에 또다시 강한 성장률이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개월에 한 번씩, 점진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

9월 산업생산은 전월대비 0.3% 늘어 시장 예상치 0.2% 증가를 웃돌았고, 지난 8월 미국의 채용공고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맥쿼리의 티에리 위즈먼 글로벌 금리·외환 전략가는 "고용이나 성장 지표가 이미 오랜 기간 높은 추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시장이 이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며 "그러나 전반적인 지표는 여전히 환상적"이라고 지적했다.

RBC 캐피털의 톰 포르셀리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현시점에서 경제를 해칠 만한 것은 물론, 모멘텀에 어떤 둔화가 있다는 점도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채수익률 상승을 이끈 다른 한 축인 공급 우려 역시 다소 줄었다.

미국 재정적자가 대폭 늘어나면서 재무부는 국채 발행이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가 국채 공급이 가격에 압력을 줘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지금까지 데이터를 볼 때 투자자들이 추가 국채를 거의 모두 사들인 만큼 탄탄한 수요가 있다는 주장도 팽팽하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12.22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11.810엔보다 0.419엔(0.37%)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579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5779달러보다 0.00018달러(0.02%) 올랐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29.96엔을 기록, 전장 가격인 129.43엔보다 0.53엔(0.4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지수는 0.03% 상승한 95.071을 기록했다.

미국의 가파른 국채금리 상승으로 시작된 글로벌 주식시장 붕괴가 멈추고 강한 반등에 성공하면서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났다.

미국과 중국의 계속되는 무역 분쟁과 지정학적 우려를 미국 기업의 호실적이 눌렀다.

투자자들이 다시 수익률이 높은 이머징마켓 통화로 눈을 돌린 데다, 그동안 달러의 나 홀로 랠리를 이끈 미국 국채금리 상승 폭도 둔화하면서 달러는 안전통화인 엔화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는 약세였다.

TD증권의 마크 맥코믹 북미 FX 전략 대표는 "주가가 전 세계적으로 오르고 지난주 목격했던 패닉을 뒤집으면서 위험 심리가 돌아왔다"고 말했다.

지난주 초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7년래 최고치인 3.26%로 치솟다가 3.16% 수준에 머무르는 점 역시 달러 수요를 줄였다.

최근 달러보다 더 안전통화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던 엔과 스위스 프랑은 일제히 하락했다.

웰스파고의 에릭 넬슨 외환 전략가는 "위험 회피가 나아지면서 안전통화인 엔과 프랑 수요를 줄였다"며 "그동안 봐왔던 것을 뒤집을 만한 어떤 부정적인 헤드라인이 없었다"고 말했다.

영국의 8월 임금 증가가 거의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나타내면서 파운드화도 소폭 상승했다. 파운드-달러는 0.28% 오른 1.31890달러를 기록했다. 장 초반 선진 통화 가운데 가장 좋은 흐름을 보였지만 브렉시트 우려에 상승 폭을 축소했다.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뱅크의 레이 아트릴 외환 전략 대표는 "미국 증시가 붕괴하고 글로벌 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짙을 때 달러는 예상대로 강하지 않았다"며 "주가 조정이 끝나지 않았고, 현재 달러는 비대칭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소식은 그렇게 좋지 않고 나쁜 소식은 달러 가격 흐름 측면에서 훨씬 더 나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머징마켓 통화는 강세였다.

달러-터키리라가 이날 2.03% 급락해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달러-리라는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는 15거래일래 최저, 달러-멕시코 페소는 13거래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시에테 제네럴(SG)은 "미 국채금리 후퇴에 달러에는 중립을 제시하며 이머징마켓 통화 강세를 예상한다"며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이머징마켓의 자산으로 다시 눈을 돌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지를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중국이 위안화를 조작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중국은 이를 부인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14달러(0.2%) 상승한 71.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언론인 실종에 따른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위험과 이란 원유 수출 감소 등을 주시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미국 산유량 증가에 대한 부담도 지속했다.

터키에서 실종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 사건에 대한 긴장이 유지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카슈끄지 사건의 배후가 사우디 왕실이 아닐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기는 했지만, 만에 하나 사태에 대한 원유시장의 긴장은 지속하는 양상이다.

주요 외신들은 사우디가 자국 정보 요원이 카슈끄지를 잘못된 방식으로 심문하다가 사망한 일종의 '사고'로 결론 낼 것이란 보도를 잇달아 내놨다.

이란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도 지속했다. 10월 둘째 주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 물량은 하루평균 150만 배럴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냈다. 이는 지난 4월 250만 배럴에 비해 많이 줄어든 수준이다.

인도와 터키, 중국 등이 이란 원유를 주로 수입했다.

반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원유 수요 감소 우려와 미국 생산량 증가 가능성 등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유가 상단을 제한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주요 7개 세일오일 유전의 11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인 하루평균 771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 사건 추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했다.

리터부시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짐 리터부시 대표는 "당분간 시장의 관심이 사우디와 이란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사우디가 백악관의 증산 요구에 고분고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카슈끄지 사건으로 어떤 제재가 가해지면 사우디가 산유량을 하루 평균 50만 배럴 줄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우디가 유가를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패트로 매트릭스의 올리비어 자콥 컨설팅 대표는 "사우디가 원유를 무기로 사용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는 마지막 카드이며, 책임 있는 원유 공급자로의 지위를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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