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코스피 2,100선이 1년 7개월 만에 무너지면서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증시가 공포의 극대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한국 주식시장 급락에 대한 견해' 보고서에서 "이날 주가 하락은 글로벌 군사적 긴장감과 트럼프의 대중국 관세 관련 강경 발언에 따른 무역전쟁 공포의 극대화에 따른 것"이라며 "주식시장이 다시 안정을 되찾으려면 공포감이 일정부분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1월30일 주요2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빅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트럼프는 화해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했다"며 "미국 군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는 뉴스가 나가며 미중 긴장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흥국 중 한국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유는 수급 요인과 내년 1분기 반도체 기업 이익 감소 우려 때문이라고 NH투자증권은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크지 않음에도 낙폭이 큰 것은 국내 수급이 타이트하기 때문"이라며 "국민연금 대차잔고 회수 등 수급적 개선 요인도 존재하므로 수급이 조금만 개선된다면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돼 현시점은 언제라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시점"이라고 언급했다.

KB증권은 미중 무역갈등과 군사적 충돌 우려를 단기 급락 요인으로 꼽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INF(중거리핵전력조약)와 관련해 "러시아가 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어 이 협정을 끝내고 싶다"며 "중국도 여기 포함된다"고 언급하면서 파기 가능성을 내비쳐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전일 미국 군함 두 척이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작전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중 군사적 갈등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이번주 예정된 4중 전회, 미국과 한국 주요기업 실적 발표에 주목한다"며 "4중전회에서는 중국 경제에 관한 논의가 핵심사안이 될 것이라고 알려져 있고, 한국 상장기업 실적 추정치는 하향조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코스피 주요 지지선이 붕괴되면서 장중 투매가 나오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국증시가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췄지만 글로벌 증시 추가조정세가 나온다면 동반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향후 약 5%의 추가 조정이 있을 전망"이라며 "한국 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11월에는 금융주에서 낙폭과대 성장주로의 순환매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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