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수장이 떠난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가 발 빠르게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하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운용역 등 '패키지 이직설' 가능성이 작다며, 업계 최고로 평가받던 한투 파생상품 사업이 큰 타격을 받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성락 한국투자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이 사직 의사를 밝혔고 지난 13일 사표가 수리됐다.

후임으로는 투자금융본부 내 지현준 DS부장이 직무대행을 맡게 됐다.

김 전 본부장은 그간 한투에서 주가연계증권(ELS)과 상장지수증권(ETN)의 판매와 투자를 책임져 왔다.

지난 5월 출시한 TRUE(트루) 코스피 양매도 ETN이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올해 한투 실적에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상품은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서 등락하면 수익을 거두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기초자산이 횡보하거나 완만한 등락이 지속되면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지난달 중순 1조원 가까이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말 상장 당시 발행액수는 200억원에 불과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김 전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급여(1억340만원)와 상여금(21억5천593만원)을 합쳐 총 22억5천933만원을 받았다.

같은 투자금융부 소속 김연추 투자공학부 차장도 급여와 상여금을 합쳐 22억2천998만원의 보수를 받아 증권가에서 '오너보다 많이 번 직원'으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김 전 본부장이 돌연 사직하고, 김 차장의 경쟁사 이직설이 퍼지면서 일각에서는 한투의 파생상품 사업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무를 맡는 운용역이 그대로 있는 한 크게 흔들리진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투 파생 부서 전체가 움직일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 경우 ELS 운용 성과는 ELS를 운용하는 실무진의 실력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부서 헤드가 그만둔다고 해서 그간 쌓아온 한투의 경쟁력이 흔들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파생상품 운용성과에 따라 대형 증권사의 실적이 좌우됐던 만큼 업계 내 실력 있는 파생상품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커지고 있다. 경쟁사에서 김 전 본부장 영입에 수십억원을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려면 IB 실적뿐만 아니라 파생상품 운용실적이 한 축을 받쳐줘야 한다"며 "특히 ELS는 이그조틱 옵션(exotic option)으로 운용 중 난이도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현재 대형 증권사들 사이에서 실력 있는 파생상품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큰 편"이라고 귀띔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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